직장인의 숙명,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바로 "회의"입니다. 혼자서 일하지 않는 이상 일주일에 많은 업무 시간이 "협업" 또는 "의사결정" 등을 목적으로 한 회의에 할애될 수밖에 없죠. 특히 지수와 같이 한 기업의 매출을 관리하는 직무를 맡고 있는 경우는 비즈니스의 주축이기 때문에 더더욱이 참여해야 하는 회의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오늘 캘린더를 보니 줄줄이 빡빡하게 미팅 스케줄이 메꿔져 있을 때, 심지어 겹쳐진 시간이 있어 중간에 슬쩍 나와서 다음 미팅으로 넘어가야 할 때, 예약된 미팅 시간을 표시하는 컬러 블록이 유난히 긴 미팅이 있어 자세히 보니 캘린더의 2시간 반을 차지하는 게 있을 때. 오늘도 회의만 하다가 하루가 다 가겠구나 절로 한숨이 나옵니다.
그럼 아예 회의를 없애버리면요? 안타깝게도 그것 또한 업무에 비효율을 초래합니다. 비대면으로 아무리 잘 공유한다고 하더라도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내용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고,
예: 메일/메시지 보냈었어요? 그런 내용이 있었어요? 난 못 봤는데.
내 일 말고 팀 전체 업무의 흐름에 대한 관심도와 이해도도 줄어들게 됩니다.
예: 저 팀원은 대체 뭔 일을 하는 걸까?
그래도 마치고 나오면 '오늘 좀 유익한 시간이었다' 또는 '건설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느껴지는 회의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 회의는 무엇이 달랐을까, 한 끗 차이로 회의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을 알아봅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참여하는 업무성과 리뷰 회의를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가장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리뷰 회의는 바로 팀 내에서 이루어지는 주간회의입니다. 보통 요일과 시간도 정해서 운영하고, 논의 주제도 "한 주 간의 성과"로 정해져 있기에 직장인들에게는 고정된 기본 업무 중의 하나죠.
너무나 일상적인 업무이기에 항상 하던 대로, 그저 흘러가는 대로, 타성에 젖어있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이런 주간회의도 약간의 변화를 주면 훨씬 효과적으로 운영해 볼 수 있습니다. 마치 할당량을 채워야 하는 것처럼 무조건 1시간이 지나야 끝났던 회의 시간이 훨씬 더 줄어들 수도 있고요.
1. PLAN - DO - CHECK - ACT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아래 사이클을 가지고 운영됩니다.
1) 팀의 이번 달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부적으로 계획과 전략을 세우고 [PLAN]
2) 계획과 전략에 따라 실행하고 [DO]
3) 실행 과정에서 전략이 유효한 결과를 도출하는지, 또는 실행에 어려운 점은 없는지 점검하고 [CHECK]
4) 문제점이 있다면 이를 보완하여 다시 실행에 옮기는 과정입니다. [ACT]
보통 팀 주간회의는 매 주차별 계획에 따라 실행한 내용에 대한 "점검"과 "개선 전략 도출"을 주요 목적으로 합니다. 위 사이클에서 [CHECK] 단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저도 마찬가지이거니와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이 기억을 떠올려 보시면, 지금껏 경험했던 수많은 주간회의들이 "지난주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단순 공유 또는 "내가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에 대한 자기 과시적 브리핑 등 [DO] 단계에서 진행한 액션을 다루는 것으로 가득 찼던 경우가 많았을 거예요.
이와 같이 점검 단계를 실행하지 않고 계속 [DO] 단계의 쳇바퀴만 돌게 되면, 각자 자기 액션만 하게 되면, 우리가 힘을 모아 달성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는 와닿지 않는 어떤 숫자로 둥둥 떠 있을 뿐입니다. 팀원 각각은 그 목표와 본인 업무의 연결성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모두 주어진 일을 근무시간을 초과해 가면서까지 열심히 하고 있지만 그게 목표 달성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주간회의 목적은 앞서 말했듯이 "점검"과 "개선"입니다. "내가 지난주에 뭘 했는지"와 더불어 "그 액션이 실제로 이번 주의 목표 달성에 기여했는지"에 대해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더욱더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도출하는 결과로 이어져야 합니다.
한번 스스로를 돌아볼까요? 혹시 주간회의에서 발언할 때 내가 한 일만 하나하나 나열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정량 실적 - 리뷰(목표달성에 대한 검증과 평가) - 개선방안]의 3단계 흐름으로 이야기하고 있는지 항상 살펴봅시다.
2. 회의 전 주최자의 안건 공유
점검과 개선이라는 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주최자의 꼼꼼한 사전 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주간회의의 주최자는 보통 팀의 리더이거나 리더로부터 회의 진행을 위임받은 사람이죠. 이들이 지난주 팀 성과가 전체적으로 어땠는지 이전 기간 대비 증가했거나 감소했다면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인지 목표 달성율이 낮다면 또 그 요인은 뭔지 팀 실적 데이터를 살펴보고 주간회의 때 우선순위로 점검해야 할 안건들을 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안건에 대해서 각 담당자들도 미리 데이터를 분석하고 개선 전략과 세부사항을 고민할 수 있도록 적어도 회의 전날에는 팀 내에 공유해 줘야겠죠.
이렇게 주최자가 미리 회의를 준비하고 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내용을 공유하면 담당자 또한 회의 진행에 필요한 내용을 사전에 확실하게 준비할 수 있고, 실제 회의 시간에는 단순히 현황을 파악하는 것 이상의 개선 전략을 함께 논의하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내용들에 허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우선순위에 따라 회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합니다.
3. 회의 직후 액션 플랜 공유
회의를 하면서 좋은 아이디어와 전략들이 많이 나왔는데, 정작 회의가 끝나고 실제로 실행에 옮겨지진 않는다면? 그만큼 아까운 시간도 없을뿐더러 맥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누구도 앞으로 그 주최자가 진행하는 회의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주최자는 사전 준비와 더불어서 회의 직후에도 액션할 내용과 각 담당자, 기한 등을 정리해서 회의의 깔끔한 마무리를 지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회의하는 내내 공통의 언어를 쓰고 서로 공감한다는 신체적 표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다르게 이해하거나 잘못된 내용으로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있어요. 알아서 잘하는 사람들도 물론 많지만, 알아서 잘하겠거니 하고 내버려 두었다가 정말 아무것도 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기한이 다 되어 이러한 상황을 알아차리는 참사를 지양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회의가 끝난 직후에 담당자들과 액션의 중요도 및 세부사항을 한번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아요.
주간회의는 각자 지난주에 한 일을 단순히 공유하는 자리가 아니라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점검하고 개선 전략을 도출하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회의 시간뿐 아니라 회의 전후로도 유익하고 건설적인 회의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요. 현재 매주 경험하고 있는 회의가 이 것과 거리가 멀다면 나의 소중한 1분 1초를 위해서라도 더 좋은 회의로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실천해 보면 어떨까요?
다음 주부터 [말빨 말고 데이터로 살아남기] 브런치북 연재 요일이 화요일/금요일 주 2회로 변경됩니다.
시리즈를 꾸준히 읽어주시는 독자님들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