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오목도 2개부터 막는 내 성격은
리스크를 미리 예방하는 법무팀의 직업병이기도 했지만, 사실 타고난 내 성격이었다.
싱글일 때는 사실 이런 성격이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오히려 일할 때 철저하니 능력 인정도 빨리 받았다.
워킹맘인 지금 이 성격은 나에게 독이 되었다.
회사일도 완벽히 잘해야 하고,
무조건 칼퇴 후 집에 오자마자 가족들 저녁도 직접 만들어 먹이고 싶고,
아이랑 대화도 하고 책도 읽어주고 싶고,
주말에는 친정, 시댁, 지인, 교회에서까지 완벽히 나의 역할을 해내고 싶어 했다.
나의 역할
그 역할들 속에 진짜 나는 없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생각해 보니 결국 다 내 성격 탓이다.
이놈의 성격을 뜯어고치고 싶지만 20년간 바뀐 적 없는 MBTI라 바뀔 리가 없겠지.
오늘도 난 그 역할들 속에서 하나라도 버리고
진짜 나를 찾으려 노력해 볼 것이다.
적어도 오목은 3개일 때까지는 지켜 봐 줘야 하는 거다.
게임은 즐기려고 하는 거니까.
내 인생도 그래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