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by 성운

1. 일본영화

억지스러운 만화적 상상, 그 상상이 연출되니 특유의 일본 영화 분위기를 자아내어 유치하다고 느껴진다. 과장스러운 표정과 강조된 억양, 소소한 개그, 또는 조금의 감동, 그리고 오글거림이 코드라면 분명 이 영화의 마니아층이 있을 거라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유명하지 않은 영화가 더욱 입소문이 났으면 좋겠다. 영화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줄여서 거북이헤엄>은 <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뷰티인사이드>에 나왔던 우에노 주리와 <백만엔걸 스즈코>,<릴리 슈슈의 모든것>에 나왔던 아오이 유우가 주연을 맡았다.

비슷한 문화인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먼 나라의 이야기, 일상에서 발견되는 평범함과 특별함이 재밌는 상상을 만들며 하하호호하며 웃으며 볼 수 있는 일본영화 <거북이 헤엄>이 재밌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2. 어중간한

스즈메(우에노 주리)는 평범하면서 눈에 띄지 않는 존재다. 그녀가 좋아하는 라멘 맛은 맛있지도 않고 맛없지도 않은 어중간한 맛이다. 동네 라멘집은 몇 년 동안 그렇게 장사를 해왔다. 너무 맛있지도 않고 맛없지도 않은 어중간한 위치에 있는 맛은 눈에 띄지 않는다. 자신이 라멘처럼 눈에 너무 안 띄고 평범해서 그런가 보다고 생각해서 충격적인 뽀글뽀글 머리를 해버린다. 그녀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평범한 집안 일과 그리고 거북이에게 밥 주는 일을 하는 가정주부다. 반면 그녀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은 모두 특별하다. 쿠자쿠(아오이유우)는 어렸을 때부터 무엇이든 스즈메보다 잘했고 뛰어났다. 이건 이름풀이부터 시작되는데 스즈메(참새), 그리고 쿠자쿠(공작)으로 해석된다. 참새의 능력으로 공작의 능력을 뛰어넘는 것은 어려운 일이거나 불가능할지 모른다. 살다 보면 운이나 실력도 노력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되는 안타까운 경우도 맞이하곤 하니까 하는 말인데 스즈메가 노력해서 발명으로 1200만 원의 상금을 탔다면 쿠 자쿠는 경마로 운이 좋게 2000만 원을 상금을 받는다. 그 외 모든 면에서 뛰어난 쿠자쿠를 보고 박탈감을 느낄 만도 하지만 스즈메는 겨우 이런 걸로 좌절하지 않는 명량함이 있다. 그래서 초반부터 스즈메라는 캐릭터가 사랑스러워지는 듯하다. 스즈메의 가장 큰 욕구는 눈에 띄는 특별함이었고, 때로는 그녀를 의식하지 않는 몇몇의 사건으로 이러다 존재가 사라져 버리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러다 문득 우연히 봤던 스파이 모집 포스터에 있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고 의문의 남자와 통화하게 된다.


3. 가능한 눈에 띄지 않게

평범했던 스즈메는 스파이 부부가 찾던 완벽한 인물이었다. 스파이 부부는 그녀가 마음에 들어 합격시키고 활동금 5천만 원을 준다. 스즈메는 처음엔 스파이라는 임무에 거절하지만 부부의 계속되는 권유로 스파이를 시작하게 된다. 그건 스즈메가 스파이가 되기 위한 가장 필요한 조건인 '평범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스파이라고 특별히 하는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살던 대로 평범하게 사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연락이 오기까지 가능한 눈에 띄지 않게 사는 것이 첫 번째 임무였다. 스즈메가 스파이가 된 이후부터 평범했던 일상이 조금 달라졌다. 5천만 원이 생겼고, 무언가 특별한 임무를 맡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하루는 평범한 게 무엇인지를 고민한다. 아무리 평범한 일상이라도 물음표를 가지고 의미를 가지면 의식하게 된다. 그때부터 스즈메는 스파이기 때문에 모든 평범한 것들이 특별해 보이기 시작했고 일상에서 특별함을 기념할만한 것들을 찾게 된다. 그러다 사실 들뜨게 돼서 이런저런 행동을 하는데, 그 행동을 본 스파이 부부는 가능한 눈에 띄지 않게 해 달라는 경고를 한다.

그러니까 이 영화의 주제가 일상 속에서 의미를 찾고 특별함을 찾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정도는 너무 간 것 같다. 그냥 스파이 부부의 엉뚱함, 우에노 주리의 깜찍 귀여움, 아오이유우의 4차원 청순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소중한 건 무엇인지를 괜히 따라다니며 보는 게 중요한 듯했다.


4. 스파이

스파이 부부는 그녀에게 첫 임무를 준다. 대단한 임무는 아니고 식당에서 메뉴를 시켰을 때 종업원이 뭘 시켰는지 기억 못 하는 메뉴를 주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스파이 부부는 성공했고 스즈메는 실패하는데 뭐 중요한 건 아닌 듯하고, 장보기를 평범하게 하는 미션도 있었는데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었다. 무엇을 사야 하는지 어떤 것을 사야 평범한 장보기가 되는지 고민하면 장면은 소소해서 좋았다. 이런 평범함 속에 쿠자쿠가 등장하면서 조금 특별해지곤 하는데, 쿠자쿠는 스즈메에게 그런 존재인 듯하다. 친한 친구이면서 그녀의 특별함을 부러워하게 되는 존재, 그렇지만 지금 스즈메는 쿠자쿠보다 더 비밀이 있고 특별한 스파이니까 마음속으로 승리한 것이다. 인생 처음으로 스즈메 승!


5. 거북이

정말 몰랐는데 아주 평범하고 눈에 안 띄어서 몰랐는데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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