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 어벤저스
#1 캡틴 아메리카는 미국을 사랑하지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나의 무지함에 울면서 볼 수밖에 없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어벤저스가 생각나서였다. 외계 생명체로부터 위협이 가해질 때 언제나 앞장 서던 든든한 히어로들의 캡틴.
아아 캡틴 아메리카 그는 미국의 영웅이자, 지구의 수호자였습니다.
아직 어벤저스 엔드게임을 못 본 나는 스포의 위험에 도망쳐야 하는 운명에 놓여 있다.
어벤저스를 좋아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각각의 영웅들에 대한 스토리를 알게 되서부터였다.
스파이더맨의 명대사였던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진 영웅이라 하더라도,
주변의 인물까지 계속 지킬 수 없다는 의미였다.
이토록 나를 열광하게 만든 어벤저스지만 예전에 나는 이런 영화를 좋아하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주인공의 각성이나 명분이 될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인데, 그건 단지 영화를 안 봤기 때문이다. 마블은 내가 어벤저스를 알기 전에도 영웅 영화를 만들어냈고, 아이언맨으로 화려한 성공을 했었다. - 나는 사실 엑스맨을 더 좋아했고 특히 울버린을 더 좋아했다. -
바이스를 말하기 전에 어벤저스에 대해서 써야 했던 이유는 바이스와 어벤저스의 공통점을 끼워 맞추기 위함이다.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는 어벤저스의 세계관이나 지금 세계의 역사나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어벤저스가 지금의 세계와 다르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어벤저스가 있어서 악당을 물리쳤고 그 이후 지구는 평화롭게 지냈습니다"로 끝나지 않고
오히려 지구인들이 어벤저스를 배척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갈등인데, 이런 부분이 있어서 그들조차도 서로의 이념으로 인해 찢어지는 팀을 보는 게 단지 재미뿐 아니라,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해 줘서 더 재밌다는 느낌을 주었다.
어차피 이 세계가 만든 어벤저스는 조금 더 확장했을 뿐이고, 단지 공통의 적을 외계 생명체로 두었을 뿐이고, 그들의 명분은 지구인들을 한 감정에 묶기에 충분했다.
"두려움과 공포"
집단을 움직이게 하는 명분은 이 두 가지의 감정이면 충분하다. 누군가 위협을 가했을 때 그 위협으로부터 두려움과 공포를 느낄 것이다. 위기 시 애국심으로 발휘되는 그 어떤 불타는 감정으로 가족과, 집단 그리고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기던 상황이 있었다. 내 목숨이 가장 중요한 나에겐 이게 어떤 감정인지는 모르겠으나, 전쟁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명령이 전부인 세계의 계급사회에서 개인에게 얼마나 가치를 둘진 모르겠다.
눈에서 내 가족, 내 조국의 재산과 생명들이 평소 나를 싫어했을 거라 여기던 추측의 집단에게 손해를 입는다.
당장 어떤 식으로 보복할 것일까. 힘과 돈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명분"
미국이 일으킨 전쟁은 한 개인의 무능력함과 욕심이 만든 합작품이라는 점을 알게 하였다. 우리나라도 간접적으로 겪었던 이라크 전쟁의 비극은 미국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실상은 젊은 목숨과 바꾼 승리라고도 볼 수 있다. 세상은 그토록 건강하고 가족에게 사랑받아야 할 늙은 뚱보의 생명이 더 소중 했다.
딕 체니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만든 전쟁으로 이득을 본 미국 전부를 말하고 싶다. -개인, 아니면 미국 전체- 그리고 많은 민간인이 죽었다.
마치 외계 생명체가 자국의 재산과 무고한 시민의 목숨을 잃게 해서, 슈퍼히어로가 나타나 지구를 지키듯, 미국의 첨단 장비와 미사일, 폭탄으로 거침없이 쏟아부었다. 지구 평화를 위한 듯이 미국을 지키기 위해서.
앞으로도 변함없이 미국에 손해를 입히는 국가는 어떻게 해서라도 미국이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본다. 미국이 만드는 질서에서 어긋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은 확실하니까.
중요한 건 미국 정치와 전쟁에 관계되어 있었던 일들을 보여준 이 영화에서 어떤 것을 봤는지가 알아야 할 것 같다. 전 세계로부터 까발려지는 부시의 무능력함? 아니면 미국을 건들지 마라? 아님 몸무게 조절이 가능한 크리스찬베일의 연기력?
#2 그들이 만드는 역사
내가 역사를 짧게 정의한다면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과정의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부시와 고어의 대결에서 역사는 부시를 승리자로 만들었다. 아름다운 포장을 한다면 미국 역사상 위대한 패배자는 고어가 되었다.
이 영화에서 부시의 비중은 정말 부시를 똑 닮은 배우가 펼치는 무능력함인데, 권력을 흥정하는 모습에서 대통령이 무능력하고, 비선 실세를 둘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잘 보여주었다. -우리 역시 잘 알고 있지 않은가 -
모를 때는 그건 나의 일이 아니야 라고 무시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이상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딕 체니 역시 부통령에 있기까지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었고 아내의 정신교육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인간승리라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
또한 진정으로 가족을 사랑한 것도 알고 있었지만, 가족과 실리를 선택했어야 했던 운명도 만나게 되었다.
그의 인생은 미국이라는 나라에 성공을 한 대표적 인물이라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 -말로만 쉽게 비판할 수 있을까-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별로 다를 게 없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점이 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권력이 아닐까 란 생각이 든다.
정치는 권력을 나누고, 승리를 외치는 쪽은 아군이며, 적군이 패배할 거라고 저주하는 쪽도 아군이다. 아군이 아군 스스로 패배할 거란 집단은 없다.
처칠은 수많은 반대세력에서도 꿋꿋이 전쟁을 고수했고, 결국 연합국의 승리로 영국의 영웅이 되었다.
“빅토리”
강대국의 승리는 정의가 되었다.
오늘날, 많은 국가를 지탱하고 있는 민주주의도 전쟁에서 이겨왔던 국가가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2016년 우리나라에도 있었던 일이지만, 개인의 욕심이 마음만 먹는다면 어느 부분까지 흔들 수 있을지 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충격을 받아야만 했다.
뉴스는 매일 큰 이슈가 큰 이슈를 덮었고, 정말 놀라웠던 대한민국의 역사를 겪은 세대가 되었다.
우리도 이런 똑똑한 영화가 나오는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다.
한 30년 뒤에 영화가 나온다면 1970년의 한국과 2016년의 한국사회에서 두 부녀의 이야기는 어떤 식으로 전개될까
난 아직도 모르는 게 많은데.
그들이 꿈꾸던 역사를 저지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던 역사에 대한 영화가 지금이라도 나오면 안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