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배움의 상관관계

삶이 무기력해질 때마다 그곳에 간다

by 이니슨
도서관 : 어른들의 모습에서 나이의 한계를 잊게 하는 곳


아이들의 지난 방학 때 일주일에 두 번 함께 근처 도서관에 갔었다. 아침밥을 먹자마자 도서관 오픈런을 하는 게 우리의 목표였다.


도서관에는 어린이 열람실과 청소년+성인 열람실이 따로 있는데 늘 아이들과 어린이 열람실에만 있다가 그날엔 왠지 성인 열람실에서 조용히 책을 보고 싶었다.


Image by Mohamed Hassan from Pixabay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성인 열람실은 이미 많은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그중에서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건 연세가 지긋해 보이는 어르신들이었다. 어떤 분은 신문을 열심히 보고 계시고, 다른 분은 책을 펼쳐놓고 뭔가를 적고 계셨다. 또 어떤 분은 조용히 인강을 들으며 필기를 하고 계셨다.


저 연세에, 이렇게 이른 시간부터 부지런히 도서관에 나와 신문이나 책을 보고 공부도 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꽤 큰 감동이었다. '내 나이 마흔인데 이제 와서 뭘 할 수 있겠어!'라는 생각에 괴롭던 날들이었다. 더욱이 내 삶이 몹시도 무기력했다. 아이들의 방학이라 온종일 같이 있었으니 더욱 그랬을 것이다.


도서관의 흐름을 이끄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그래서 내게 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극이었다. '아직 늦지 않았어', '나도 아직 뭐든 할 수 있어', '나도 아직 어린 나이다' 온갖 희망으로 가슴이 부풀었다.


어르신들은 스스로 배움으로써 나를 가르쳤다. 배움에 나이는 핑계일 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오히려 나이가 있기 때문에 더 열정적인 마음으로 뭐든 할 수 있다고. 무엇이든 정말 하고 싶어서, 너무도 간절해서 하는 사람은 누구도 이길 수 없으니까.


Image by Amy from Pixabay


그날부터 삶이 무기력하게 느껴질 땐 도서관에 간다. 책을 펼쳐놓고 공부하는, 인강을 보며 필기하는 여러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며 나도 그들처럼 끊임없이 공부하고 배우며 열심히 살아가는 어른이 되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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