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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니슨 Jun 01. 2024

내 양말은 누가 가져 가는가

아줌마로 사는 건 참 미스터리해

우리 집에도 산다, 양말 귀신. 양말 한 짝만 가져간다는 그 귀신. 얼마나 고약한 귀신인지 짝 없는 양말이 한가득이다. 누구도 본 적은 없지만 어디에든 있는 양말 귀신. 참 미스터리한 일이다.


Image by Mohamed Hassan from Pixabay


아줌마로 살다 보면 이렇게 미스터리한 일들이 참 많다.


화장실 변기 청소 다 해놨는데 하루도 되지 않아 오물이 묻어있다. 참 미스터리한 일이다.


빨래 개서 옷장에 넣어 뒀는데 바닥이나 침대에 널브러져 있는 채로 발견된다. 참 미스터리한 일이다.


아이들이 놀던 것을 다 치웠다며 방에 들어갔는데 바닥에 여전히 이것저것 늘어져 있다. 참 미스터리한 일이다.


밥을 안 먹어도 살이 찐다. 참 미스터리한 일이다.


자기 자식만 귀한 줄 아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참 미스터리한 일이다.


남편은 주말만 되면 몸이 아픈데 스크린 골프를 치러 나간다. 참 미스터리한 일이다.


자고 일어나 이불 툭툭 털어 펼쳐 놓았는데 밤에 자려고 보면 이불이 잔뜩 구겨진 채로 구석에 있다. 참 미스터리한 일이다.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데도 집에만 오면 배 고프다고 성화다. 참 미스터리한 일이다.


설거지 다 끝낸 후 조금 있다 보면 설거지 그릇에 컵들이 던져져 있다. 참 미스터리한 일이다.


남편과 자식 생일에는 꼭 있는 미역국이 내 생일에는 없다. 참 미스터리한 일이다.


집안일이라는 게 신비한 우물처럼 쉬지 않고 샘솟는다. 참 미스터리한 일이다.


하루종일 집안일에 애들 돌보고 내조까지 바쁘게 움직여도 결국 집에서 노는 여자 취급받는다. 참 미스터리한 일이다.


아줌마로 산다는 건, 참 미스터리한 일이다.



Image by Piyapong Saydaung from Pixabay


이제 또 변기 청소를 하러 간다. 오늘만 두 번째다. 우리 집엔 ㄸ귀신까지 사는 모양이다. 참 미스터리한 일이다.


여러분의 가정에도
미스터리한 일들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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