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나누는 관계
낯선 카톡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매번 할 수 있다고 용기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고비고비 잘 넘기고 있어요. 오늘 드디어 곡의 손가락 자리(각 음을 어떤 손가락으로 어떻게 짚어야 하는지)를 다 익혔어요. 다시 또 배워야 하지만 자리를 찾은 것도 넘 행복해요. 응원 덕분이에요~'
올해 DEEP의 앙상블팀에 바이올린 연주자로 합류한 선생님(우리는 서로를 그렇게 부른다)의 메시지였다. 내 응원 덕분에 어려운 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됐다는, 나로서도 무척이나 기쁜 소식이었다. 꽃시장에 들어선 듯 마음에 향긋하고 따뜻한 기운이 가득 찼다.
그런데, 그분은 모르실 거다. 나 역시 수차례 그분께 그런 에너지를 받아 왔다는 것을. 매번 음이탈에 얼굴이 붉어지고, 경련이 일도록 민망하게 웃는 내게 '잘한다, 잘한다' 칭찬과 격려, 응원을 넘치게 해 주셨다. 그 한마디 덕분에 다시 어깨 펴고 활을 잡을 수 있었고.
상투적이지만 진심을 눌러 담아 답장을 보냈다.
'저도 늘 잘한다 해주셔서 자신감도 생기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도 먹게 돼요. 늘 감사합니다. 저도 더 열심히 연습할게요.'
좋은 기운은 어쩌면 향기처럼 퍼져 나가는 게 아닐까. 피곤한 하루의 끝, 합주 연습을 다녀오면 오히려 에너지가 채워지는 것도 그 향기 속에 머물렀기 때문일지 모른다.
향기를 가득 품은 사람들이 서로를 향해 그 향을 나누는 이 모임이 참 좋다. 나도 그런 향기가 될 수 있도록, 더 진한 향기를 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