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학교에서 너무너무 재밌었어!"

육아에세이

by 이니슨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된 큰 아이가 지난 주부터 등교하기 시작했다. 아이 학교의 경우 1, 2학년을 제외한 학년은 격주로 등교를 하고, 등교를 하지 않는 날에는 원격으로 양방향 수업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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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 3학년으로서의 첫 등교 날. 교문을 들어서는 아이의 뒷모습에서는 오랜만에 학교에 가는 부담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1년을 집에만 있을 버릇 했던 아이가 학교에 가려니 피곤한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어쩌면 그것은 아이의 마음이 아니라 내 마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수업이 끝나고 돌아온 아이의 얼굴엔 즐거움이 가득했다.


"엄마~. 학교 너무너무 재밌었어. 친구들 이름 맞추기도 하고 ㅇㅇㅇ랑 ㅇㅇㅇ랑 ㅇㅇㅇ랑 같은 반이더라~? 나는 6모둠이야"


아이는 쉴 틈 없이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쏟아냈다. 그 얘기를 하는 아이의 눈빛과 표정을 보며 '이 아이가 얼마나 학교에 가고 싶었을까', '얼마나 친구들을 만나고 싶었을까' 싶은 것이 짠해 보여 한참 동안 이야기를 들으며 맞장구를 쳐줬다.




7살이 된 둘째 아이는 5일부터 유치원 등원을 하기 시작했다. 6살 때는 유치원을 거의 나가지 않은 데다 퇴소했다가 재입학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7살이 돼 유치원에 다시 가려니 오랜 시간 보지 못한 친구들이 낯선 것은 물론, 아이가 다니던 유치원의 운영주체가 바뀌면서 운영부터 선생님까지 전반적인 것이 모두 바뀌기에 아이가 느끼는 부담감은 더욱 컸을 것이다.


첫 등원 날 아이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체온을 재고 손소독을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는 아이의 눈빛이 잔뜩 얼어 있었는데 그 눈빛에서 수많은 걱정이 읽히는 것도 같았다.


그랬던 아이가 하원하는 길에 내게 제일 먼저 꺼낸 말은 "엄마. 유치원이 더 재밌어졌어~"였다. 친구도 사귀었다며 좋아했다.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먼저 와서 '친구할래?'하길래 친구하기로 했어~"


라며 잔뜩 신이 나 있는 것이었다. 아이의 눈빛은 등원할 때의 그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얼마나 재밌었는지 읽을 수 있었다.




그 날 점심시간(코로나에 대한 우려도 두 아이 모두 급식을 하지 않는다), 두 아이가 마주 앉아 밥을 먹으며 서로 누가 더 재밌었는지 배틀을 하듯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지난 1년의 시간이 너무도 아깝게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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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는 코로나를 '도둑'이라고 한다.


"코로나는 도둑이야. 우리의 행복을 빼앗았잖아!"


코로나에게 강제로 빼앗긴 우리 아이들의 일상과 행복, 우리 모두의 행복을 올해는 꼭 찾을 수 있길 간절히 기대한다. 또한 그것을 되찾기 위해 무엇보다 우리 어른들이 조금 더 참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등교 개학이 시작된 후로 학교 여기저기서 확진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세다. 우리 동네에서도 한 어학원 원어민 강사에게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주변 초등학교 몇 곳으로 확산돼 개학하자마자 전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는 등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부디 이 아이들이 코로나로부터 안전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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