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정기후원을 하기로 했다

육아에세이

by 이니슨

5월 5일 어린이날. 이날을 위해 전국의 부모들은 '아이에게 무슨 선물을 해줘야 하나', '어린이날에 아이와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한다. 인기 있는 선물들은 한 달 전부터 준비해야 겨우 살 수 있을 정도로 품귀현상까지 생긴다. 어떤 제품들의 경우는 웃돈을 주고 구입하기도 한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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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어린이날은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이미 '선물 주는(받는) 날', '하루 종일 노는 날', '맛있는 것 먹는 날'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얼마 전 읽은 김소영 에세이 <어린이라는 세계>는 이런 내 부족한 생각에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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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작가는 '내가 바라는 어린이날'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오늘날 어린이들에게 어린이날은 선물을 받는 날, 외식하는 날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하며 "이렇게 각자 보내다 보면 어린이들이 정말로 '해방이 되었는지 알기 어렵다. 그늘에 있는 어린이, 축하받지 못하는 어린이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어린이날의 참된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는 의미다.


"모든 어린이가 가족과 함께 어린이날을 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모든 어린이가 가족과 함께 보낸다고 해서 행복한 것도 아니다. 그리고 모든 어린이가 자기가 원한다고 해서 '가족과 함께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는 김 작가는 해당 글에서 모든 어린이들이 자유로운지, 안전한지, 평등한지, 권리를 알고 있으며 보장 받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글을 읽으며 문득 어린이날도 외롭게 보낼 어린이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어린이날에는 내 아이에게 집중하느라 주위의 다른 어린이들을 살피기 어렵다. 어쩌면 그래서 더 외로울 어린이들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스쳤다. 어떤 어린이에게는 어린이날만큼 슬픈 날도 없겠다는 생각에까지 이르고 나니 엄마 된 입장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내 아이들이 크면 주기적으로 가까운 보육원을 찾아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막연히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할 뿐 구체적인 계획 같은 것은 아직 없었다.


그러다 <어린이라는 세계>를 보며 지금부터 내가 나눌 수 있는 것을 조금이라도 나누면 좋겠다 싶었다. 어린이재단에 정기후원을 하기로 했다. '언젠가'라는 막연한 생각을 '지금 바로' 실천에 옮기기로 한 것이다. '후원'이라고 하면 연예인들처럼 큰 돈을 기부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알고 보니 작은 단위로도 가능했다.


'정기후원을 하는 중에 내가 형편이 어려워지면 어떡하지?', '그때 가서 후원을 중단하면 오히려 더 큰 슬픔을 주게 되는 건 아닐까'. 여러 망설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일단은 해보기로 했다. 나의 이 작은 실천이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의 어둠을 밝히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족하다.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면 된다. 어차피 가정 운영에 영향을 끼칠 정도의 큰 금액도 아니니까.


pexels-barbara-ribeiro-5731169.jpg ⓒ픽셀즈

비록 작은 것이지만 나누고 나니 마음이 풍족해지는 것을 느낀다. "어린이는 자란다. 나무처럼 자란다. 숲을 이루게 해 주자"는 김소영 작가의 말처럼 내 아이들도 나눔의 기쁨을 느끼며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자랐으면 좋겠다.


부디, 크지 않은 나의 마음이 어떤 어른들의 배를 불리는 데 쓰이지 않고, 정말 필요한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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