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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i et Moi Oct 27. 2024

부재의 시대

"태초부터 생과 존재에 대해 고찰하고 물어오던 인간은 다 어디 갔을까?"라는 질문과 아침을 맞이한다.


  눈 주변과 각막에 잔뜩 붙은 모래알 같은 눈곱을 떼고, 혈중 당도가 높은 몸을 일으키며 일어난다. 당도로 인해 온몸이 피로에 욱신 거리지만, 더 움직이는 법은 없다. 무겁고 힘들어 더 움직이기 싫어지는 탓이다. 어쨌든 세상은 계속 돌아간다.


  늘어진 몸과 고상한 질문의 갭만큼이나 게을러터졌다. 능히 마음을 수호하지 못한 죄 그리고 게으르다 못해 나태한 시대와 세대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그저 머리로만 직조한 쏟아져 내려오는 매뉴얼들은 오히려 문제해결을 어렵게 만들어버린 걸 넘어 굉장히 꼬이게 만들었고, 그냥저냥 문제를 단순히 더 많은 노력과 경쟁으로 해결하려 했다. 혹은 너무나도 1차원적으로 간단히 처리하려 했다. 


그러다 보니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 그냥 더 열심히 하면 돼.” 이러한 말만이 판을 쳤다. 


  이러한 하나마나한 해결책과 비법들과 위안과 위로는 진정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사람 간의 갈등을 심화시켰다. 그래서 불신과 위기감은 팽배해졌고, 너도 나도 호구당하지 않겠다는 리스크에 대한 위협이... 더욱더 삶과 사람을 코너로 몰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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