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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리 Jul 21. 2024

겨울이 알려준 체감온도

온몸을 앗아갈 듯한 시리움이 좋아. 그래서 따뜻함을 찾는 것일지도 몰라.


눈이 내리는 것은 마치 너의 품처럼 포근함을 알리고 싶어서 그랬는지도 몰라.


그러니 오늘 죽어도 좋을 만큼 네가 좋아. 그렇기 때문에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일지도 몰라.


차가운 바람에 외투를 여미는 것은 따스함을 잃어버려서 그랬는지도 몰라.


아무리 두터운 옷을 입어도 추운 것은 어쩌면 사람과 사람이 나누던 온기가 그리워서 그런 것일지도 몰라.


겨울이 지나 옷장을 정리하다 벗어둔 외투에서 긴 머리카락이 나오는 것은 버리지 못한 미련의 한올이었을까.

아니면 덕분에 따스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던 고마움이었을까. 그때로 멈춰버렸으면 하는 바람이었을까.

아직은 이 슬픈 사랑이 남긴 여운을 간직하고 싶어서일까. 당신이 알려준 사랑 때문이었을까.


(@912_guki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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