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일의 본질 10화

창업가와 가치

직업으로 생각하는 일의 본질

by 피라

저 가게 사장님 정말 착한데, 아주 그냥 돈쭐을 내 줍시다.’라는 말이 SNS, 커뮤니티 등에서 유행한다. 결식아동에게 무료로 밥을 내주는 식당 주인, 형편 어려운 한부모 가장의 어린 딸 생일선물로 피자를 제공한 피자집 주인, 힘들게 살아가는 형제에게 치킨을 배불리 제공한 치킨집 사장 등 남을 도운 따뜻한 사연이 알려지면 너도나도 몰려가 돈쭐을 낸다. ‘돈쭐내다’라는 말은 ‘돈’과 몹시 혼내다는 뜻의 ‘혼쭐’을 합친 말로 돈으로 혼내준다는 뜻이다. 돈으로 혼낸다는 것은 돈을 벌게 해준다는 말이다. 돈쭐의 대상인 착한 사장, 착한 가게, 착한 기업의 물건을 구입해 그 상공인의 사업이 번창하도록 도와주는 일은 새삼스럽지 않다. 돈쭐내다라는 말은 최근에 생겼지만, 남을 돕고 세상에 이로운 일을 하는 착한 사람, 착한 기업을 응원하고 도와주는 행동은 인간의 오랜 본성이기 때문이다. 여행하며 들었던 인간 본성에 대한 가장 아름다웠던 이야기는 파키스탄의 훈자마을 에피소드다. 훈자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의 배경지로도 유명하다. 여행자의 발걸음 소리조차 들을 수 없었던 훈자가 세상이 알려지기 훨씬 전, 한 여행자가 깡마른 오지인 훈자 마을로 조심스럽게 걸어가고 있었다. 여행자는 마을 초입에서 한 아이와 마주쳤다. 여행자는 자신이 나쁜 사람이 아니란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방인을 처음 본 아이는 나무 뒤에 숨어 여행자를 관찰하다가 뒤돌아 달려 갔다. 잠시 후 아이가 다시 나타나 주춤주춤 여행자에게 다가왔다. 엉덩이 뒤에 뭔가를 감춘 듯 뒷짐지고 수줍게 다가온 아이는 여행자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이의 손에는 작은 사과가 하나 있었다. 처음 만난 이방인에게 어린 아이는 소중한 선물을 준 것이다. 타인을 위하는 마음,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마음은 휴머니즘의 결정체다. 자신의 생계도 걱정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돈이 없어 굶주리는 사람을 위해 음식을 선뜻 내어놓는 식당 주인은 휴머니스트다. 휴머니즘은 인간이 살아야 할 이유와 연결된다. 내 통장의 잔고와 휴머니즘과는 별 상관관계가 없고 오히려 돈을 버는데 방해가 된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휴머니즘이야말로 경제시스템을 돌리는 엔진이다. 인간이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삶의 의미이기도 하지만, 인류를 존속시키고 번영하게 만드는 경제활동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남을 돕는 마음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게 만들고, 경제를 돌린다. 돈을 벌고 싶으면 휴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


공부하고 돈을 벌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정신없이 살아가다 문득 당연한 사실을 깨달을때가 있다. 건강이 나빠져 병원에 입원했을 때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부모님이 돌아신 후에 그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 돈을 번다는 사실도 그 중 하나다. 창업가는 사업을 계획해서 일을 시작하는 사람이다. 창업가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사업이 얼마나 잘 될 것인가를 생각하며 정보를 모으고 사업계획을 세운다. 사업이 잘 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나의 일에 관심을 기울이며 돈을 지불하기를 꺼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람은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때 돈을 쓴다. 음식을 사먹고, 옷을 구입하고, 영화를 보고, 여행을 하고, 교육을 받고, 자동차와 집, 쇼핑에 돈을 쓴다. 쇼핑의 목적은 더 나은 삶이다. 창업의 성공여부는 그가 세상에 내놓는 결과물에 사람들이 얼마나 기꺼이 지갑을 여는가에 달려 있다. 사람들은 소비행위가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된다고 믿을 때 지갑을 꺼낸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지속적으로 줄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서 더 많은 돈이 지속적으로 들어온다. 사람들의 삶에 제공하는 도움의 양과 질은 사업적 성공의 필연적 결과다. 사람은 자신 삶이 더 좋아지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돈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창업을 할 수 있지만, 더 많은 타인의 삶에 도움을 주는 창업가만이 사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 성공하는 창업가의 질문은 명확하다. 어떻게 해야 돈을 벌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까?>라는 질문이 성공한 창업가를 만든다. 타인의 삶에 도움을 주려는 마음이 클수록, 무엇이 타인의 삶에 진정으로 도움되는지 많이 알수록 창업가는 성공한 사업가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휴머니스트가 성공하는 창업가의 기본조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싫든 좋든 성공하는 창업을 위해서는 타인의 삶에 도움을 주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창업가가 되어야 한다.

타인의 삶에 도움을 주려는 선한 마음과 대중들의 현실적 필요 충족이라는 두 가지 요건이 만나면 창업은 성공한다.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을 창업가, 사업을 일정 규모로 유지하며 운영하는 사람을 기업가라고 한다. 출생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인간이 없듯, 창업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사업은 없다. 사업이 잘 된다는 것은 상품과 서비스의 형태로 보여주는 사업의 결과물을 많은 사람들이 관심가지고 지속적으로 구입한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도움된다고 생각할 때 돈을 쓴다.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선택을 한다. 나의 이익이란 내가 필요로 하는 것, 내가 원하는 것, 내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 결과로 내 삶이 좀 더 나아지는 것이 나의 이익이라고 여긴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고민한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는 걸 생각한다는 뜻이다. 사업이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 원하는 것을 만드는 일이다. 사업의 성패는 생산물이 타인에게 얼마나 도움을 주는가에 달렸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이 도움될수록 사업은 번창한다. 사업을 통해 타인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사업은 이내 사라진다. 대중은 자신의 이익과 상관없는 것에 시간과 돈을 쏟지 않기 때문이다. 창업가는 본질적으로 타인을 돕는 사람이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댓가를 통해 돈을 벌기 때문이다. 창업가는 타인을 돕는 사람이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성공한 창업으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이 나아진다. 창업가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이다.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것은 사람들의 삶이 좀 더 나아지고 사람들의 좀 더 행복해지는 것이다. 창업가의 시선은 사람을 향한다. 창업가는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 타인을 사랑하려면 자신을 사랑할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인생을 사랑해야 성공적 창업으로 이어진다. 자신을 스스로 도울 줄 알아야 타인을 도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창업을 시작할 수 있으나, 창업에 성공하는 사람은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구성원을 사랑하고 소비자를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해야 한다. 그런 창업가는 성공이 지속된다. 창업가는 이타성의 가치를 세상에 펼쳐 더 나은 세상을 만드려는 사람이다.


창업가는 정직해야 한다. 스스로를 기만하고 자기모순인 사람은 결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자신이 제공한 상품과 서비스로 대중들의 마음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을 오랫동안 속일수는 없다는 링컨의 말처럼, 소수의 사람을 오랫동안 속이거나, 다수의 사람을 잠시 동안 속이기는 가능할지 모른다. 창업의 성공여부는 다수의 사람에게 오랫동안 도움을 주는지에 달렸다.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어 사람들에게 도움되는 결과물을 만드는데 투자할 시간과 노력을 그들 삶에 도움된다고 믿도록 부추기는 광고나 마케팅에 쏟으면 사업이 지속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해가 되는데 도움이 되는 것처럼 포장하면 창업가의 정신을 포기하는 것이다. 나쁜 재료를 넣고, 허위, 과장 광고를 하는 건 이타성이라는 창업가의 정신을 모르는 무지의 결과다. 성공한 창업가는 이타주의자다. 창업가는 자신이 만드는 물건과 서비스가 사람들의 삶에 도움된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타인에게 증명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게 먼저 증명해야 한다. 증명의 과정은 곧 돈버는 비결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삶과 마음을 이해하고, 사람들의 일상과 이상을 이해하고, 사람들의 불편함과 추구, 일상과 희망, 고통과 기쁨을 이해해야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기업이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다. 다양한 사람에 대한 깊고 넓은 이해는 기업의 존망에 직결된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통해 스스로 인간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은 사업의 전망을 밝히는 실용적 선택이다. 거의 모든 정보들이 대중들에게 공개되는 시대에서 부정적 욕구를 부추기며 대중을 기만하는 가식적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 확률은 점점 줄어든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더불어 ESG가 기업 생존의 필수요건이 되고 있는 변화 속에서 창업가의 진심이 담긴 이타주의는 기업행위의 필수요건일 수밖에 없다. 지구와 인간을 위해서 기업정신에 어떤 철학이 담겼고, 기업활동을 통해 세상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대다. 더 나은 타인의 삶과 더 나은 세상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기업, 기업활동을 인해 선한 영향력을 펼치지 않는 기업이란 것이 알려지면 대중들은 지갑 열기를 점점 꺼릴 것이다. 소비자가 돈을 쓰는 것은 점점 투표행위가 되어가고 있다. 소비는 나를 위한 것인 동시에 세상을 위한 행동이 되어가고 있다. 나를 위한다는 것은 나를 둘러싼 조건을 더 좋게 만드는 일도 포함된다는 것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좁게는 내 방의 인테리어부터 넓게는 지구환경이라는 조건이 나의 행복과 밀접하다는 것은 상식인 시대다. 그럼 점에서 나를 위한 소비, 나를 위한 투자는 나 자신과 나의 환경에 투자하는 행위이다. 내 방의 인테리어를 고치고 방에만 머물러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집밖으로 나왔을 때 눈앞에 펼쳐지는 좋은 풍경과 좋은 경험들이 넓게 확장될수록 좋은 세상이다. 지구 저편 환경문제가 내 삶에 영향을 미치고, 타인의 삶이 내 삶에 영향을 미친다. 의무감이나 책임감 때문에 내가 바라는 조건을 억지로 포기하거나, 나를 희생해서 타인을 도우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타인을 도우는 일이 나를 위한 일이라는 걸 아는 사람, 나를 위한 일이 타인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성공조건을 갖춘 창업가다. 나를 위한 일과 타인을 위한 일은 서로 모순되고 상충되지 않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깨달음을 바탕으로 사업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사람이 창업가다. 이타심과 이기심은 같을 수 있다는 믿음을 행동으로 증명하려는 사람이 창업가다.

keyword
이전 09화소방관과 책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