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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퍼 Feb 22. 2021

내가 만난 주식 고수의 투자원칙

직장인 현실 재테크, 또 다른 월급봉투(4)

손 크고 간 작은 사람, 주식 손대지 마라

주식은 순간순간 판단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때로 어떤 선택이 덜 위험 한가를 신속하게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의사 결정하는 훈련이 덜 된 사람은 성공하기 어렵다. 행위의 결과가 돈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신속하고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니 매사 결정장애가 있다면 주식을 멀리하는 것이 이롭다.


주식은 어떤 경로로든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다양한 정보를 취득하는 데 있어서 선험자의 조언은 매우 유용했다. 특히 투자에 임하는 자세와 원칙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나는 포털 증권정보 카테고리에서 대부분의 정보를 수집해왔다. 나의 주식 생활 5년 중에 주식투자로 큰 성공을 이룬 두 명의 선험자를 알게 된 것도 큰 행운이었다. 주식 초보 시절부터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세우는 일이 중요함을 알았으니까.


주식고수도 피할 수 없는 투자의 함정

내가 알게 된 선배 투자자는 10년 이상 투자경험을 통해 부를 이룬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중 한 분은 인연을 맺게 된 곳이 아이러니하게도 전경영진의 횡령 배임으로 거래 정지된 종목의 소액주주연대 모임에서였다.


2018년 3월 주식투자 만 2년 차였던 나는 자만의 덫에 덜컥 걸려들었다. 투자한 종목에서 거래정지를 경험하게 된 것이다. 당시 내 투자 버짓은 7천만 원 정도였고, 해당 종목은 단타를 목적으로 240만 원 정도 매수한 상태였다. 그때 나는 주 3일 출근하는 일을 하면서 주식투자 전업을 고민하던 때라 리스크 관리를 학습하는 차원에서 주주연대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세화아이엠씨의 소액주주 50여 명이 26일 낮 광주 북구 세화아이엠씨 본사 정문에서 집회를 갖고 '회계법인 부실감사 조사', '경영진 퇴진' 등을 요구했다. (출처:뉴스 1)

10년 이상 전업투자자도 걸려드는 주식의 함정, 주식 고수들도 투자의 위험을 피할 수 없는 것이 주식투자의 현실이다. 당시 1년 가까운 시간 함께해온 세화아이엠씨 주주연대 밴드에는 380여 명의 주식 보유 관련 인증을 마친 주주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단체 채팅방에서 주주총회 직전 상장 폐지에 대한 불안과 공포로 이견이 분분할 때 주주들에게 희망을 버리지 말라며 본인의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내가 만난 주식 고수의 투자원칙

주식 고수들의 조언은 내게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그분 이야기를 최대한 그대로 전달해 보도록 하겠다. 2009년에 2억 3천으로 주식을 시작해 2017년에 55억짜리 빌딩을 하나 샀고, 39억의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며 소유 부동산의 위치 공개 및 증권 계좌 인증 자료를 공유한 후 말문을 열었다.


2009년 2억 3천만 원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해서 2012년 1억 3천만 원으로 1억 원이 줄었고, 이는 원칙 없이 함부로 투자를 하였기에 그 결과물이었습니다.

"운이 따르면 주식투자는 성공할 수도 있고 운이 없으면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겁니다. 저도 주식투자를 하면서 수많은 갈등과 공포를 느끼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2009년 2억 3천만 원으로 주식 투자해서 2012년 1억 3천만 원으로 1억 원이 줄었고, 이는 원칙 없이 함부로 투자를 하였기에 그 결과물이었습니다. 2013년부터 주말에 산을 다니며 공부도 하였습니다. 어차피 주식투자로 난 손실은 주식으로 복구하겠다는 마음으로 굳은 결심을 했습니다."


"주식투자는 기다림입니다.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매도 후를 준비하면서 얼마에 다시 매수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종목을 연구합니다. 가장 힘든 것은 언제나 사고 나서 바로 적자가 되는 때입니다. 그러나 해와 같이 날이 지면 어두워지고 날이 새면 다시 밝아지는 진리를 믿는 것으로 기다립니다."


"제갈공명은 천기를 알지만 저는 추측을 엘리엇 파동이론에 근거하여 기계적으로 매수와 매도를 하였습니다. 물론 장기도 있고 단기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5G 종목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라며 스스로 정한 주식 투자의 원칙 일곱 가지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 주셨다.



첫째, 아무리 급해도 평온한 마음을 갖는다. 불안감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한다.

둘째, 엘리엇 파동이론을 여러 번 읽는다. 주식투자에서 좋은 종목은 없다. 다만 매수와 매도의 타이밍이 있을 뿐이다.

셋째, 미래에 유망한 업종의 종목을 선택한다. 이런 종목은 손실이 나도 기다리면 반드시 수익구간이 온다.

넷째, 미래에 매수할 관심종목을 30 종목 정도 선정해 놓고 목표 매수가와 목표 매도가를 설정해 둔다.

다섯째, 투자할 종목의 수는 5 종목 이상 10 종목 미만으로 한다.

여섯째, 탐욕을 버려야 한다. 신용이나 담보대출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

일곱째, 일 년에 100% 수익만을 추구한다. 너무 목표를 높게 잡으면 무리하게 된다.



이 조언을 들은 당일 저녁 나는 알라딘 중고서적에서 <엘리엇 파동이론>라는 책을 주문했다. 그리고 평소 관심을 두지 않았던 5G 관련 종목에 대한 학습을 시작했다. 물론 5G는 내 포트폴리오에 없다. 종목에 대해 학습해보니 업종이나 기술에 대해 쉽게 이해되지 않고 관심이 가지 않아서였다. 사실 일곱째 원칙을 보고 나는 전업투자를 할 그릇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겨우 30% 연수익 달성에 자만을 했으니 말이다.


주식하는 사람이 흔히 빠지는 함정

열에 아홉은 망한다는 주식시장 실패담을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아는 후배의 아버지는 친구를 믿고 주식에 투자해 퇴직금과 연금까지 탈탈 털리는 사기를 당했다고 했다. 어떤 투자를 하든 공식적인 투자회사나 은행이 아닌 곳에 돈을 맡기는 일은 삼가야 한다.


요즘은 금융권 투자상품도 믿기 어렵다. 내 돈 내가 지켜야 한다. 단돈 10만 원이라도 본인의 판단으로 투자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누구도 남의 돈을 공짜로 불려주는 사람은 없다.


평정심을 잃고 잠깐 큰손 될 수도

예전 직장 상사 중에는 실제로 아파트 한 채를 날린 사람도 있다. 운 좋게 하루아침에 8천만 원의 이익이 발생하자 리스크가 큰 종목에 빚을 내서 투자했고 결국 큰 손실을 보게 된 사례이다. 스스로 돈이 돈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는 표현을 했다. 순간의 이익에 평정심을 잃고 잠시 잠깐 큰손 행세를 했던 것인데, 주식을 하는 사람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100세 시대, 좋은 재테크 수단은 분명

나는 주식 잘하는 방법을 설명할 생각은 없다. 나보다 훨씬 더 전문적인 사람들이 쓴 좋은 책은 많다. 다만 내가 주식을 40대 중반이 아닌 조금 더 이른 나이에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20대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부터 재테크에 관심을 가졌다면 어땠을까? 주식투자가 100세 시대에 꽤 매력적인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물론 성향적으로 주식투자가 가능한 사람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다.


주식에서 승자가 되려면 정보와 지식 시세 원리나 디테일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향이 더 중요하다. 대범하고 깡도 있어야 하고 판단력도 빨라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내심이 핵심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반론을 제기할 사람도 있겠지만, 주식은 해도 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기다림의 미학, 돌아오게 돼 있다

주식 초보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반나절만 아니 10분만 더 기다리면 되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병아리 눈물만큼 이익이 날 때 마구마구 던져버리는 것이다. 그조차도 기다리지 못해서 손해를 감수하는 손절매 하는 경우도 많다. 주식을 못하는 사람은 그저 기다리기만 잘하도 손해 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주식투자는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을 잘 견뎌내는 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물론 그 기다림에는 투자한 종목에 대한 엄격한 분석 결과 승산이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해당하는 말이다.


엉덩이를 붙이고 눌러앉으라고?

워런 버핏의 투자 동반자인 찰리 멍거의 투자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다. “몇 곳의 훌륭한 기업을 찾아낸 다음, 그저 엉덩이를 붙이고 눌러앉아 있는 것이다. 이익이 확실할 때만 움직여라.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승산을 이해해야 하고, 유리할 때만 베팅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뛰어난 투자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받는 나쁜 성적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대중을 따라 하는 것은 후퇴하는 일

그저 엉덩이를 붙이고 눌러앉아 있는 것이란 말은 말 그대로 잘 골랐다는 확신이 있다면 끝장을 보라는 이야기다. 기업에 대해 스스로 엄격하게 분석해서 가능성을 발견했다면 그다음은 인내하는 것만 남은 것이라는 뜻이다. 그는 대중을 따라 하는 것은 평균 수준으로 후퇴하겠다는 말이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은 더 똑똑하게 행동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그는 단지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할 뿐이라고 했다. 일생일대의 호기가 왔을 때, 균형을 잘 잡아 신속하게 포착할 준비가 되어 있으면 평생을 통해 거둘 수 있는 재정적 결실에 극적인 변화가 생긴다.


송두리째 판에 내놓는 대담함과 의지

다가오는 절호의 기회는 다양한 변수를 즐겨 따져보고 호기심의 촉수를 뻗친 채 꾸준히 모색하며 기다리는 자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특히 승산이 확실할 때 필요한 것은 지금까지 신중한 인내심을 발휘한 결과로 쌓인 자원을 송두리째 판에 내놓는 대담함과 의지라고 했다.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그러나 이 말을 잘못 해석할 경우 몰빵 투자에 의한 패가망신을 경험할 수 있다.


찰리 멍거의 이야기를 다시 자세히 곱씹어 보기를 권한다. 당신이 정말 신중하고 인내심을 발휘한 결과로 쌓인 자원을 송두리째 내놓을 만한 좋은 종목을 찾았다는 확신이 드는가? 주식 5년 차인 나도 결의에 찬 몰빵투자 종목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1~2년 정도 성장의 가능성을 보고 유리할 때 제대로 베팅하는 훈련을 통해 기다림의 미학을 즐기고 있다.


연애도 주식도 끝이 제일 중요해

20대에 주식을 몰랐던 이유는 돌이켜보니 연애하고 일하느라 주식 따윈 관심 밖이었던가?

아무튼 연애와 주식에 대해 공통점을 얘기해보면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언제 끝낼 것인가’ 이점이 가장 중요하고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잘 끝내는 시점을 잡는 것도 학습과 훈련이 필요하고 그 훈련의 성과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때 평균 수익률이 향상될 수 있다. 매수 시점도 중요하지만 돈이 묶이는 시간을 최소화하려면 매도시점을 잘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국내 주식 환경에서 단기 투자를 배제하고 장기투자만을 고집하기는 쉽지 않다.


주식도 연애도 타이밍이니까

연애의 목적이 결혼이거나 혹은 오로지 연애이거나 입장이 다를 수 있지만, 주식도 만나고 헤어지고 만나기를 반복하는 종목이 있는가 하면 한 번 만나고 즉시 헤어지거나 한 달을 만나거나 끝내야 할 시점을 놓치고 손실을 보거나 지루하게 다음 끝낼 시점을 기다릴 수도 있다. 연애의 끝이 깔끔하고 좋아야 새로운 시작도 할 수 있고, 그 사람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점도 매우 닮아 있다.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주식과는 결혼하지 말라는 얘기가 있다. 그저 연애하듯 잘 관리해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일 것이다. 오늘 이야기는 이쯤 해서 끝내는 게 좋겠다$ 다음 이야기는 500만 원으로 월 50만 원 용돈 화수분 만드는 방법 배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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