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ickneim Dec 01. 2019

그들은 너무 쉽게 말한다.

세대의 차이가 소통의 문제일까?

어느 날 단체 카톡방에서 재미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팀장이 본인에게 책 한 권을 선물했는데 제목이 [ 그러니까...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 였다.


그러니까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청년 43인 지음 / 산과글, 2019)


이 책 한 권으로 인해 나를 포함해 약 20명 정도 있던 카톡방이 순간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 이 카톡방은 인사/교육 담당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직장 내 소통이나 세대에 대한 고민을 어느 정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누군가는 공감했고 누군가는 그렇지 않았다.

공감하는 사람들은 일명 기성세대라고 불리는 그들이 던지는 말에 상처를 받아봤던 사람들이거나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들 인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밀레니얼 세대라고 불리는 그들에게 무언가의 말하지 못한 불만이 있는 사람들 인지도 모르겠다.


필자의 경우 어느 정도는 공감했고 어느 정도는 기성세대들의 고충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나에게도 아무 말도 걸지 않았으면 하는 때가 있었고 반대로 이런 얘기마저 못하면 무슨 얘기를 하면 친해지고 일을 같이 하나 라는 생각을 가졌던 때도 있었다.

아마도 이런 입장의 차이는 회사에서의 나의 역할과 지위 같은 것들에 의해 좌우되는 측면이 있다.


회사 안에서 기성세대라고 불리는 팀장들 입장에서는

팀장님 속마음 : 그러니까 아~무말도 하지 않을게요. 알아서 좀 하세요! (카톡 방에서의 반응 중)

라고 말한다. 밀레니얼 세대와 친해지고 업무도 시켜야 하는 입장인데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말리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지 않을까?


밀레니얼 세대, Z세대, Y세대, 낀세대.. 세대가 이렇게 많아?

최근에 000세대를 붙인 용어들이 많이 생기고 관련 책들이나 강의 등 세대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브런치 내에서도 세대에 대한 수많은 글들과 고민을 접할 수 있다.

* 필자의 경우에도 세대 관련해서 글을 쓴 적이 있다. 시간 되면 한번 읽어보세요.

읽어보기 링크 : 86년생 젊은 꼰대들이 온다. https://brunch.co.kr/@wonderhr/3

사람들이 세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이유는 어느 때보다 서로 이해하기 어렵고 납득하기 쉬운 이유를 찾고 소통을 해보려는 노력의 반증이 아닐까 한다.


정말 요즘 것(?)들인 밀레니얼 세대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기를 원할까?

최근의 트렌드를 보면 오히려 밀레니얼 세대들은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드러내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가 있다.

유튜브에 들어가 보면 여행, 공부, 일하는 모습, 운동, 먹는 것 등 본인의 일상생활 자체를 가감 없이 그대로 영상인 Vlog의 형태로 공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공부 Vlog만 검색하더라도 많은 영상을 볼 수가 있는데 하루 10시간 동안 그냥 공부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올리고 사람들은 그냥 그 모습을 지켜보는 기록이다. (이걸 왜 보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든다면 인싸(?)가 아닌 거다)


study vlog 검색 이미지 자료


주변의 사례들을 보면 밀레니얼 세대가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사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나에게 말을 거는 것 자체를 꺼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동의하거나 허락하지 않으면 안 된다 라는 의미다.



 

(내가 먼저 말하거나 허락하지 않는다면) 싫어요! 하지만 내가 동의하면 괜찮아요!

이 문장이 대표적으로 밀레니얼 세대가 소통하는 방식을 표현한다. 필자를 포함한 기성세대들에게는 아이러니하게 보일 수 있겠으며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는 수긍이 안 될 수 도 있다.

* 필자의 경우 기성세대도 아닌 것 같고 밀레니얼 세대도 아닌 것 같은 낀세대 같은 느낌이랄까?

어느 날 후배가 찾아와 나에게 하소연했다.

"그들은 너무 쉽게 말해요!"


그 후배는 팀장이 무심코 던진 "애낳고 육아휴직 끝나면 회사 계속 다닐 계획이야?" 라는 말에

기분이 너무 나빴다고 말했다. 나에게 회사를 그만두라는 말 아니냐고 말했다.


본인의 경험담을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소속 팀장이나 부서장 혹은 임원과도 식사 자리를 할 때가 종종 있는데

이직은 왜 한 거야? 학교는 어디 나왔어? 와이프는 무슨 일 해? 어디다녀? 부모님은 뭐하셔?

고향이 어디야? 결혼은 언제 했어? 결혼할 때 비용은 어떻게 부담했어? 등

수많은 질문이 쏟아졌고 밥 먹는 한 시간 동안 답변만 하다가 밥을 절반 이상 남겨 버리고 식사가 끝날 때도 있었다.

어떤 질문은 답변하기 불편하거나 곤란한 것들도 있었고 어떤 질문을 에둘러 대답하기도 했다.

그들이 던진 질문에는 단순한 호기심일 뿐이고 나쁜 의도는 없었겠으나 받는 사람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소통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먼저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세대의 차이가 소통의 문제를 만드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세대만의 사회적 경험과 문화적 공감대는 다를 수 있겠으나 세대차이가 소통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소통의 문제는 항상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결여와 일방적인 전달에서 발생해왔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이해와 존중의 노력이 먼저여야 한다.


기성세대는 청년(밀레니얼) 세대에게  

청년(밀레니얼) 세대는 기성세대에게

우리도 나도 먼저 손을 내밀고 그리고 그들과 소통하자.


- 말한마디에 상처받는 직장 방랑객 올림.

이전 09화 86년생 젊은 꼰대들이 온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