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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nonie Nov 25. 2017

여행경험 플랫폼, 여행업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2018 여행소비 트렌드 - '경험'을 사는 시대 

* 본 글을 포함한 브런치의 모든 칼럼은 현재 출판 계약되어 있으며, 모든 상업적 & 비상업적 인용을 금합니다. 브런치 '제안하기'를 통해 정식으로 원고 기고 청탁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1년 전에 2017년 글로벌 여행 트렌드를 제시하면서, '나 스스로가 여행사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라는 트렌드를 소개했다. 기술의 발전과 SNS의 높아진 의존도로, 이제는 각자의 여행경험을 손쉽게 설계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보았다. 



이어서, 어디서 여행을 구매하십니까? 라는 글에서는 여행자가 구매 시점에서 단순히 기술적인 편의성에 의존하는 시대를 지나, "특정 인플루언서나 전문가의 취향이나 조언이 맞물린 구매(C2C)"로 여행소비 패턴이 변화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인에게 스마트 여행을 강의하는 나의 관점에서 볼 때, 2018년을 앞둔 현 시점에서 그 기회를 일단 먼저 잡은 시장은 '여행 경험 플랫폼'이다. 


여행경험 플랫폼이라는 용어는 Travel Experience Platform의 직역이라 그리 익숙하진 않겠지만, '마이리얼트립'이나 에어비앤비 '트립' 서비스처럼 여행의 실제 '액티비티'를 편리하게 구매하는 플랫폼을 일컫는다. 



출처: pinterest


일정표를 사는 시대에서, 경험을 사는 시대로

자유여행은 패키지 여행에 비해 '구매결정'의 순간이 훨씬 더 많다. 패키지는 여행사 사이트에 접속해서 단 한 번의 결정만 하면 끝나지만, 자유여행은 항공과 숙박 예약부터 수많은 스펙과 가격 비교를 거쳐야만 한다. 이렇게 자유여행의 준비 과정이 귀찮고 복잡한데도, 왜 해가 갈수록 FIT 시장은 커져만 갈까? 우리가 여행경험에서 기대하는 바가 달라지고(혹은 진화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항공과 숙박 뿐 아니라, 즐길 거리도 내 취향과 원하는 바에 맞추어 구매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패키지상품의 테마도 점차 세분화, 전문화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더이상 여행자는 짜여진 일정표를 구매하지 않고, 가치있는 경험을 구매하기를 원한다. 



그런데 이 여행경험 시장에 최근 글로벌 플랫폼이 여럿 한국에 진출했다. 공격적인 마케팅 중인 클룩(Klook)과 케이케이데이(KKday)가 대표적이다. 클룩은 홍콩, 케이케이데이는 대만에서 시작된 스타트업으로, 글로벌 플랫폼으로 런칭하여 최근 한국에도 정식 진출했다. 이러한 상황은 왠지 수년 전 글로벌 호텔 OTA가 진출 후, 국내 호텔예약 시장을 빠르게 잠식한 사례를 연상하게 한다. 

하지만 호텔예약과는 달리 여행경험의 경우, 국내에는 이미 선두주자로 자리잡은 플랫폼인 마이리얼트립이 있다. 일전에 참여한 콘텐츠 콜라보 사례에서 소개한 적이 있다. 




여행경험 플랫폼은 여행업의 미래가 될까?

내가 직접 경험해 본 마이리얼트립의 가장 큰 장점은 차별성이다. 패키지 상품에 들어있는 소위 랜드사 투어상품과는 차별화되는 '전문가의 가이드 투어'가 메이저 여행사와의 큰 차이점이다. 예를 들면, 파리를 패키지로 가면, 루브르 박물관을 여행 가이드의 인솔로 둘러보는 데 그칠 것이다. 반면 마이리얼트립에는 '미술사 전공자의 루브르 3시간 핵심 가이드'와 같은 독특한 상품이 있다. 사실 마이리얼트립의 초기 아이디어는 완벽한 C2C 모델에 가깝다. 현지 거주 전문가라면 누구나 가이드로 등록할 수 있고, 여행자도 일반 여행사에서 구매하기 어려운 색다른 경험을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서비스가 자리를 잡으면서 점차 교통패스나 현지 투어사 제휴 상품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정작 플랫폼 고유의 차별성이 이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에어비앤비의 트립 서비스. 기존의 관광보다 '배움과 경험'에 집중하는 투어가 많다. 


그 사이에 '유니크한' 여행경험 시장에는 에어비앤비의 '트립' 서비스가 새롭게 진입했다. 한국에서는 언어장벽 때문에 영어투어가 대부분인 트립이 빠르게 세를 넓히긴 어렵겠지만, 앞으로 대세가 될 시장임에는 분명하다. 

"프로방스 남부에서 송로버섯 따기", "뉴욕 할렘가의 뮤직 바 투어" 등 다른 데서는 확보하지 못하는 여행상품을 선별하는 에어비앤비의 시각은 단연 탁월하다. 단, 서비스 초기인 만큼 이들의 타겟은 매우 좁고 어떤 측면에서는 배타적이다. "기존의 관광이 아닌, 배움과 경험을 원하는 (소수의) 여행자"가 트립의 주요 고객이다. 이렇게 되면 보편적인 여행을 원하는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진입장벽이 다소 높다고 느낄 수 있다. 특히 한국 시장의 경우, 숙박 예약에 비해 투어상품은 외국어에 대한 부담이 큰 장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그 사이 수천만 달러의 투자를 받으며 한국시장에 진입한 클룩이나 케이케이데이도 주요 여행지의 투어상품과 각종 패스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클룩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편리한 예약서비스를 강조하고, 케이케이데이는 '다양한 현지 경험 제공'을 모토로 한다. 두 서비스 모두 글로벌 플랫폼이기 때문에, 표준화된 투어 상품이 많고 차별화가 크지 않은 점은 아쉽다. 주력 상품의 대부분이 패스/입장권 판매에 쏠려있는 모양새다. 마이리얼트립과는 달리 해외발 서비스라서 한국어 투어 제공이 어렵다는 점도 결정적인 리스크다. 이렇게 되면 여행자가 플랫폼에 충성하기 보다는, 가격만 보고 옮겨다니는 소비자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분명한 것은 전국의 수많은 기업에서 스마트 여행을 강의하다 보니, 구매력이 높은 30~50대 직장인이 여행경험 플랫폼을 대하는 반응이 예전과는 사뭇 달라졌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젊은 애들이나 쓰는 서비스'라는 인식이 없지 않았는데, 요새는 적극적으로 예약 방법을 물어보거나 어느 서비스가 좋은지 추천해 달라는 요청이 많다. 나는 서비스 추천을 할 때 사용성도 중요하지만 기존 여행사에 비해 어떤 차별성이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본다. 이미 메이저 여행사에 익숙해진 한국인에게 신규 서비스의 학습을 요구하려면 그만한 가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들 서비스가 여행업의 미래가 될 수 있을지는,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을 지의 여부로 판가름날 것이다. 



P.S 각 서비스간의 미세한 사용성 비교, 한국에 미진출한 혁신적인 여행경험 스타트업 사례 등은 본 포스팅에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들 서비스 리뷰는 직접 투어상품을 구매/사용해 본 후 블로그에 연재할 예정. 




Who is nonie?

국내) 천상 글쓰기보다 말하기가 좋은, 트래블+엔터테이너를 지향하는 여행강사. 기업 및 공공기관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마트 여행법' 교육 및 최고의 여행지를 선별해 소개합니다. 강사 소개 홈페이지 

해외) 호텔여행 전문가. 매년 60일 이상 전 세계 호텔을 여행하고 한국 시장에 알립니다. 또한 한국인의 해외 자유여행 트렌드를 분석하고 강연합니다. 인스타그램 @nonie21 페이스북 'nonie의 스마트여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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