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병암이 아니라 다행이야"
여성의 돌봄 제공은 끝이 없다. 내 생애 주기에서 돌봄 제공자가 되는 일은 워킹맘 정도일 줄 알았고 그마저도 내 의지에 따라 거부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를 돌보는 일은 상상해보지 못했다. 연말 애매한 선물처럼 주어진 아빠의 암 진단과, 크리스마스 이브에 받아든 '보호자'라는 이름. 보호자는 곧 나의 또다른 직업이 되었다. 일하면서 부모를 돌보는 수많은 딸들이 그제야 보였다. 동시에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그들을 찾다가 결국 내가 쓴다. 워킹도터(working daughter) 이야기.
남의 일이 아니야. 너도 언젠가 겪을 수 있어.
"쫄병암이 아니라 (대장암이라서) 다행이야"
"(팔뚝을 쓸어내리며) 나 암(arm) 환자야!"
"완치가 가능한가요?" "암(癌), 그렇고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