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글쓰기 좋은 질문 642> 중 256번째 글감 '세상에서 가장 슬픈 농담을 해보라'에서 시작한 글입니다. 이번 편은 픽션이 혼재된 하이브리드 에세이입니다.
우리 아빠는 이거 없어. 의사가 잘라낸 울 아빠 장기는 의료 폐기물로 버려졌겠지. 구워먹게 나나 주지.
야, 울려면 제대로 울어. 네가 지금 먹고있는 건 똥주머니가 아니라 위(胃)라고, 위. 소는 위가 네 갠데 그 중 마지막 위가 막창이고, 곱창과 대창이 각각 사람 장기로 치자면 소장과 대장이란다. 대창 하나 시켜줄 테니까 실컷 울어라.
풉, 겹경사가 아니라 줄초상이겠지. 패륜이네 이거.
부모님이 나야 워낙 어릴 때 낳았고, 각자 일찌감치 헤어져서 가정 이루고 사시잖아. 엄마랑 새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여동생 하나 있지. 엄마의 유전 정보를 공유하는. 난 그동안 걔를 이복 동생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웃기잖아. 씨가 다른 거지 배가 다른 건 아닌데. 그래서 '씨다른 동생'으로 부르기로 했어. (대체 내 존재는 뭐길래 이 글에서도 '씨'로 등장하는 거야? 그놈의 씨씨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