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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Feb 16. 2021

속살거린다는 말을 좋아한다.





속살거린다는 말은 귀에 대고 속삭인다는 말보다 어쩐지 비밀스러움은 덜한 느낌이 드는데,

ㄹ 받침글자가 주는 형태적 느낌때문인지 모르지만 왠지 조금 간질거릴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고, 

그렇다고 수다스러움과는 결이 또 조금 달라서 속삭인다는 말은 조금은 나즈막한 느낌의 작은 소리의 단어라면 속살거린다는 건 그보다는 톤도 높고 소리의 폭도 크지만 일상적인 수다스럽다는 말보다는 살짝 작은 재잘거림에 가까운 느낌이랄까?



속삭임이 본격적인 봄이 오기 전에 아지랑이 피어나는 입학시즌 정도의 봄의 느낌이라면,

장대같은 소나기를 퍼붓다가 폭염이 내리쬐는 여름의 느낌이 수다라면,

속살거림은 정말 따뜻하고 생명이 막 피어나는 봄의 한창 때인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속살거린다는 말은 막 흥분해서 날뛰거나 큰 소리를 지르거나 하진 않지만 그 말 속에 약간의 신남과 조금 들뜸 그리고 상대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것 같은 말이라서 좋기도 하다.

속살거림이란 건 어쩐지 애정이 없는 상대에게는 할 수 없는, 진짜 친밀한 사이에만 가능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아마 조금은 사적일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그래도 살짝은 털어놓고 싶은 그런 상대에게만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곁에서 속살거릴 수 있도록 나를 묵묵히 받아주는 나의 친구들과 지인들과 가족들에게 문득 고맙다. :)

기다려지는 속살거리는 것 같은 그 계절이 빨리 오기를-








속살거리다
동사  
남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작은 목소리로 자질구레하게 자꾸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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