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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링씨티 Jul 16. 2023

자고 싶어도 잠이 오질 않을 때

약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

"오늘 나 그렇게 피곤해 보여?”

“왜, 누가 뭐래?”

“아니 오늘은 회사에 나름 화장도 하고 갔는데 사람들이 피곤해 보인대…. 잠을 못 자서 그런가?”

“속상했겠네... 에구 피부가 좀 푸석푸석한 거 같긴 하다. 너 요새 몇 시간 자는데?”

“네다섯 시간 자나… 나 요즘 잠이 잘 안와…. 스마트폰 때문인 거 같아서 치우고 자려하는데도 잘 안돼.”

“에구, 너무 피곤하겠다. 요즘 무슨 걱정거리 있어?



잠은 빠져들어야지, 애쓰면 오히려 더 안 와.



쉽게 잠들지 못하는가?


웰니스 코치로 일하면서 회원들 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가장 많이 물어보는 영역이 바로 ‘잠’이다. 사람들이 잠들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당신이 밤마다 잠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면 본인이 다음 네 가지 유형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함께 체크해 보자. 90% 이상 잠 문제들은 여기서 해결될 수 있다.


첫 번째,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기 전까지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케이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손에 쥔다. 밤새 온 메시지를 확인하고 sns 한 바퀴 돌리는 것을 시작으로 스마트폰과 한 몸이 된다. 출근길에서도, 업무를 보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운동을 하는 동안에도 무언가를 보거나 쓰고 있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소파에 눕히긴 하지만 결국 스마트 폰을 보다가 잠깐 잠이 들기도 한다.

혼자 있는 시간, 잠깐의 정막도 싫어서 항상 무언가를 틀어놓는다는 사람도 꽤 있다. 언젠가부터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 하고 있지 않으면 불안해한다. 그래서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라도 한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된 것 같아요.


특히 밤시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수면엔 쥐약 같은 영향을 미친다. 낮에는 빛을 보고 밤에는 어둠 속에 있어야 뇌가 ‘잠잘 시간이구나’ 시그널을 받아서 잠자기 위한 호르몬들을 한바탕 작동시킨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들어오는 블루라이트는 이 시그널을 완전히 차단시키기 때문에 우리 뇌는 밤이 되어도 낮처럼 각성된다. 업무 때문에 낮 동안 스마트폰을 놓을 수 없는 건 백번 이해한다. 정말 중요한 건 밤시간이다.


진정 숙면을 원한다면 최소 잠들기 몇 시간 전부터는 스마트폰과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심심할 때 스마트 폰 말고 할 수 있는 자신만의 릴렉싱 리추얼을 하나 만들면 좋다. 마사지, 요리, 독서, 음악 감상/연주, 저널 쓰기 등 본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리추얼을 만들어해 볼 수 있다. 이미 경험해서 알다시피 공허함과 불안감을 달래 보려 스마트 폰을 끼고 있는다 해도 그때뿐, 우리가 회피한 감정들은 이런 식으론 해소되지 않는다.



두 번째, 커피, 술, 담배 같이 뇌를 각성시키는 물질을 많이 하는 케이스이다.


커피랑 담배가 숙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건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중독에 대해서는 해줄 말이 많기 때문에 다음에 제대로 이야기해 보기로 하고 오늘은 술 이야기만 해볼까? ‘매일 한잔의 술은 약’이라던가 ‘한 잔의 술은 잠을 돕는다.’는 잘못된 정설을 믿고 적당한 음주를 합리화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건 사실이 아니다. 적당한 음주가 몸에 좋다는 증거로 쓰였던 유명한 'J커브' 그래프에는 'Sick quitter effect'라는 통계의 오류가 숨겨져 있다.


이 연구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상하게도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간경화 발병률이 더 높았고 비흡연자들의 사망률이 더 높았다.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알고 보면 엉터리 그래프


이 연구에서는 ‘술 때문에 건강이 나빠져서 술을 끊은 사람들’과 ‘평생 술 한 모금 입에 대지 않은 사람들’을 구분을 하지 않은 채 '지금 금주하는 그룹' 하나로 묶어버림으로써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평생 금주한 그룹'을 제대로 구분하여 재분류해서 통계를 다시 내보면 J커브가 사라지고 정비례에 가까운 그래프가 나온다. 술은 먹으면 먹는 만큼 건강에 해롭다. 또한 술을 먹으면 처음에 잠에 쉽게 드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 술을 마시고 자는 사람들과 마시지 않고 자는 사람들의 뇌파를 비교해 봤을 때, 술을 먹은 그룹의 수면의 질이 확연히 떨어진다.


결론적으로 잘 자려고 밤마다 술 한잔 한다는 건 마음을 위안하는 핑계가 될 순 있다. 숙면을 위해서 술을 절대 마시지 말자는 말이 아니다. 이 사실을 알고 마시는 것과 모르고 마시는 건 큰 차이가 있다. 마실 거면 제대로 알고 마시자.


좀 마셔본 사람들이 알지 않나? 술에 힘을 빌린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없다. 그 순간 잠시 잊히는 것뿐.



세 번째,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 때문에 부신의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 수면의 질도 낮아진다.

양쪽 신장의 위쪽에 부신은 다양한 호르몬 분비하는데 특히 코티졸을 분비하여 하루종일 혈당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루아침에 재수가 없어서 갑자기 부신기능이 떨어지진 않는다. 부신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해로운 라이프스타일적 요소는 바로 과로와 같은 스트레스와 고당질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습관이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고당질 음식 모두 코티졸 호르몬을 급격하게 올리는 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몸은 인슐린을 분비시켜 혈당을 낮춘다.


혈중 코티졸 레벨이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세로토닌이 낮아지게 되는데 자동적으로 멜라토닌으로 변환되는 세로토닌의 양이 감소하기에 잠이 잘 오질 않게 된다. 잠을 자는 동안에도 코티졸이 소량씩 분비되어 저혈당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주는데 낮동안에 과도한 스트레스와 고당질 식품 섭취로 부신에 무리를 주게 되면 코티졸이 밤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자다가 자꾸 깰 수 있다. 그래서 깊은 잠을 자고 싶다면 특히 야밤에 고당질 음식을 먹는 걸 자제해야 한다.


가령 내가 과로를 밥먹듯이 하고 사는데 스트레스를 풀지 못해서, 그 스트레스를 과식으로 풀고 있다면 수면 문제가 없는 게 이상할 정도라는 말이다. 그만큼 잠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과 다각도로 밀접한 연관이 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잠 못 드는 가장 흔한 이유는 마음속 해결하지 못한 고민들 때문이다.


하루 종일 바쁘게 무언가를 하다가 잠을 자려고 누웠을 때야 비로소 그날 처음으로 마음이 고요해지는 시간을 갖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있으면 미래에 대한 걱정과 과거에 대한 후회에 사로잡힌다. 부정적인 생각을 따라 감정이 요동치다 보면 잠이 안 오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불과 몇백 년 전까지만 해도 인류가 신경 쓰고 살아야 하는 건 대부분 생존에 대한 것으로 다섯 손가락에 뽑힐 정도로 간단했다. 해가 뜨면 눈을 뜨고, 어두워지면 잠을 자고. 생존을 위해 식량을 구하고, 낮에는 노동을 하고 밤에는 쉬고.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떠한가? 산업화와 도시화가 이뤄지면서 모든 것이 더 편리해진 듯 보이지만 우리가 신경 써야 할 것들 훨씬 더 많아졌고 마음은 더 복잡해졌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생존을 하고 살아가기 위한 수많은 선택들이 한가득이다. 무슨 공부를 하고,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심지어 요즘엔 n잡러 시대다. 외모를 가꾸고, 자아실현을 하고, 돈을 모아서, 집을 사고, 만족스러운 노후를 준비하고. 선택적인 영역이 되어버렸지만 누군가를 선택해 만나 결혼을 하며, 아이를 낳아 육아를 하면서도 일을 손에 놓을 수 없다. 이 많은 것들을 하고 살면서 고민이 없고 스트레스를 하나도 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무언가를 포기하면 포기한 대로 잘하고 싶으면 잘하고 싶은 대로 고민과 걱정이 있다.


이 일을 하면서 수백 명의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수많은 고민을 들어왔다. 세상에 고민이 없는 사람은 없다.



돈이 많으면 많은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고민이 생긴다. 일을 하면 하는 대로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고민이 생긴다. 사람들과 부대껴 살면 사는 대로,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고민이 생긴다. 성공하면 성공한 대로, 실패하면 실패한 대로 고민이 생긴다. 육아를 하면 하는 대로,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고민이 생긴다. 도전하면 도전하는 대로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고민이 생긴다.


그러니까 당신이 무엇을 하든 안 하든, 가지던 가지지 않던 선택은 하게 되게 있고 고민은 생길 수밖에 없으며 두 가지를 동시에 선택해 경험해 볼 수 없는 게 인생이기에 선택했다면 받아들이는 쪽이 편하다. 어차피 뭘 해도 고민은 생길 수밖에 없으니까, 일생이 받아들임과 성찰의 연속이라고 여기면 조금은 마음 편해진다.


모두가 다른 상황에 처해 다른 고민을 하며 살기 때문에 이 세상 사람들의 모든 고민을 다 알게 되지 않는 이상은 자기가 가진 문제가 세상에서 제일 어렵고 커 보인다. 여기서 모두가 할 수 있는 게 하나 있다.


세상을 바꿀 순 없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꿀 수 있다.


지금 당신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마음 편히 자는 거, 스스로를 괴롭히는 생각 하나 바꾸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오늘 밤은 그 고약한 생각 하나 싹 버려 버리고 마음 편히 자길 바란다. 굿 나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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