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그림을 닮아가는 나

by 여지나


"이게 좋겠어!"


아이가 에바 알머슨 도록을 감상하는 나를 보곤 그대로 가져가더니,기 스타일대로 따라 그렸다.


"이건 국수를 먹는 엄마야. 어때?"


아이가 그린 내 모습이 너무 따뜻해 보여서 곧장 사진을 찍었다.


아이가 그린 나


자랑하듯 내게 보이는 모습이 사랑스러워, 아이에게 노래를 지어 불러 주었다.


"귀염둥~이~ 00이~ 정말 귀여워~요~"


그러자 아이는 내가 불렀던 멜로디 그대로, 가사를 바꿔 따라 불렀다.


"예쁜머~리~ 어엄마~ 눈이 반짝여~요~"


비록 나는 곱슬머리에 눈이 반짝이지도 않지만, 그 순간만큼은 빛나는 내가 된 같았다.


생각해 보면 아이가 그린 내 모습은 언제나 미소 짓고 있다. 세 살 때 그린 것도 요즘 그린 것도, 모두 따뜻한 웃음을 짓고 있다. 사회생활하기 전까지는 인상 좋다는 소리 한 번을 못 듣고 살았는데...


아이의 마음속 나는 늘 밝은 모습인 걸까? 그러면 정말 좋겠다. 불가능하겠지만, 나의 어두운 일면은 조금도 알려주기 싫니까.


사실 훈육을 한답시고, 냉정하게 대한 적도 있고 혼을 낸 적도 많다. 피곤할 때도 티가 나는 편이라 항상 웃는 얼굴은 아니었을 텐데... 해준 것에 비해 더 좋게 봐주고, 넘치게 사랑해 주는 아이에게 미안하고 고마울 뿐이다.


릴 땐 해외여행이나 고급 음식, 좋은 옷 같은 것들이 내 행복에 꼭 필요해 보였다. 하지만 아이가 그린 나를 보며 평온한 기쁨을 느끼는 금이, 내겐 최고의 순간 중 하나다.


이제는 그림 속 나보다 더 환하게 웃는 내가 되고 싶다. 자꾸 보다 보니 그림 속 미소 띤 얼굴이, 거울에 비친 나와 조금은 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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