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Zagreb)에서 차를 타고 2시간 30분 정도 드라이브하면 도착하는 이스트라 반도에 있는 작은 도시, 로빈(Rovinj, 또는 로비니). 크로아티아를 여행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도시이지만, 최근 모회사 광고에서 골목길이 아름다운 도시로 잠시 나오기도 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곳이기도 하다.
Tip : 렌터카로 여행 시 구글 지도에서 공영 주차장으로 경로 설정하면 편하다.
(GPS 주소 : 45.085224,13.637130, 시간당 금액이 비싸지 않으며, 자리도 많다.)
로빈(Rovinj)뿐만 아니라, 크로아티아는 주차를 하고 걸어 다니는 것이 가장 편하다.
렌터카 여행 시 숙소는 주차지원되는 곳이 편하다.
난 자그레브에 오후 1시쯤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로빈(Rovinj)으로 출발해 오후 4시경에 도착했다. (크로아티아가 2번째인 나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 매력이 부족한 자그레브를 고민 없이 패스 했다.)공영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예약한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카메라를 챙겨서 본격적인 사진 여행을 시작했다. 로빈(Rovinj)뿐만 아니라 크로아티아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발길이 가는 데로 걷는 것이다. 걷는 만큼 보고 느끼는 곳이 바로 크로아티아인데, 로빈(Rovinj)에서 내가 가장 추천하는 코스는 공영주차장에서부터 해안 길을 따라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걷는 것이다. 그러다가 내부의 미로 같은 골목길을 걸으면서 로빈(Rovinj)의 모습을 하나 둘 발견해나가는 것이다.
특히, 시간대는 일몰이 다가올수록 환상적인 모습을 맞이할 수 있다. 로빈(Rovinj)에서 일몰을 맞이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나처럼 걷는 것과, 두 번째는 오후 6시에 출발하는 돌고래 선셋 투어(금액은 €10)이다. 로빈(Rovinj)에 내가 2박을 머물렀다면 하루는 돌고래 선셋 투어를 했겠지만, 단 1박이라는 시간 동안에 최대한 많은 로빈(Rovinj)의 모습을 보고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기 때문에 난 걷는 것을 택했다. 투어를 다녀온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바다에서 바라보는 로빈(Rovinj)의 모습 또한 정말 아름답다고 하니, 본인의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될 것 같다.
해안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레 올드타운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그때 그때 만나는 곳들이 하나같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사진 포인트들이다. 단순히 집과 집 사이에 있는 공간부터, 길을 잘못 들어 만나게 되는 바다를 향하는 길도 왠지 사진으로 남겨야 할 것 같은 멋진 사진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Tip : 자신의 셀카뿐만 아니라 야경을 담기 위해서 삼각대를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리모컨은 당연히 필수!
로빈뿐 아니라 크로아티아는 대부분 주황색 빛이 강하게 들기 때문에, 이에 맞는
진한 칼라의 옷을 준비한다면, 사진 찍기에 정말 좋다. 사전에 포즈 연습은 필수.
사진을 찍고 걷다 보면 슬슬 다리도 아파오고 시원한 맥주가 생각나게 된다. 그럴 땐 고민 없이 해안가에 자리 잡은 수많은 카페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곳을 택한 다음 취향껏 맥주나 칵테일을 주문하면 된다. 그리고 들려오는 파도소리와 바닷바람을 맞이하면서, 점점 붉게 타오르는 일몰을 바라보면 진정한 로빈(Rovinj)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여행에서 최고의 에너지 회복제는 비타민이 아닌 목을 따라 시원하게 넘어가는 청량감이 폭발하는 맥주다. 시원한 바닷바람에 맥주 한잔으로 기분이 좋아졌다면, 아쉽지만 자리에서 일어나 밤이 전해주는 로빈의 매력을 만나기 위해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리고 미리 봐둔 곳이 있거나 없다면 바다가 잘 보이는 곳을 찾아가자. 그런 다음 이제는 맥주가 아닌 아름다운 일몰의 모습에 취해보자.
해가 수평선 뒤로 넘어간 다음 시작되는 매직 아워(Magic hour : 일몰 후 1시간 정도 만나는 시간대. 하늘이 다양한 색상을 내면서 빛나는 상태가 되는데, 사진 찍기 가장 좋은 시간대다.)를 즐기다가 이제 해안가가 아닌 올드타운 내부 깊숙히 들어갈 차례다. 로빈(Rovinj)의 또 다른 매력, 골목길을 만나기 위해서다. 미로 같은 골목길이라고 표현을 하기도 하는데, 골목길을 걷다 보면 내가 어디쯤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을 잃게 된다. 그리고 구글 지도를 통해서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하며 내가 놓친 곳이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할 정도로 길들이 서로 이어져있다.
그리고 적당히 체력에 따라 숙소에 들어가서 쉬어도 좋고, 시원한 맥주 한잔에 로빈(Rovinj)의 야경을 안주삼아 조금 더 미련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도 좋다. 난 시원한 맥주에 음식과 로빈(Rovinj)의 야경을 안주삼아 조금 더 즐기다가 숙소로 들어갔다.
난 여행을 가면 아침 일찍 일어나는 편이다. 낮과 밤에 북적이는 관광객들을 피해 여유 있게 경치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용한 로빈(Rovinj)의 거리를 걷고 싶다면, 아니 크로아티아 여행을 하면서 머무르는 도시의 조용한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이른 아침에 산책하는 것을 추천한다.
Tip : 아침 산책은 이른 시간인 6시부터 하는 것을 추천한다. 오전 9시가 넘어가면 뜨거운 햇살 때문에 점점 더 더워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용히 예쁜 배경을 사람 없이 담고 싶다면 무조건 부지런하게 일찍 출발하자. 그리고 들어와서 씻고 여유를 가지는 것이 가장 좋다.
숙소 근처에는 이른 아침부터 문을 여는 빵집이 있었다. 거리에 나오자마자 코를 자극하는 고소한 빵 굽는 냄새에 발이 이끌려 들어갔다. 그리고 아침 식사를 위한 빵과 샐러드를 주문했다.
든든한 아침식사도 준비했으니, 기분을 낼만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 사실 어제 산책하면서 미리 봐 둔 곳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로 발걸음을 향했다.
기분 좋은 아침 햇살이 비추는 로빈(Rovinj)의 해안길을 따라 경치를 감상하며, 아침 식사를 위한 장소에 도착했다. 그리고 자리를 잡고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아드리아해를 바라보며 준비한 아침 식사를 했다. 화려하지 않아도 좋았다. 그냥 이 분위기와 기분이 모든 것을 용서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배를 채우니 기분마저 좋아졌다. 거기에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했지만, 점점 하늘 높이 올라가는 태양은 뜨거운 열기가 나를 서두르게 만들었다. 더 더워지기 전에 오전 산책을 마무리 지어야 했기 때문에, 여유로운 아침 식사는 이쯤에서 마치고 다시 서둘렀다.
걷다가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을 1명 만날 수 있었다. 어느 나라인지 알 수 없었지만, 외국 할아버지가 나처럼 카메라를 들고 로빈(Rovinj)의 구석구석을 사진으로 남기고 있었다. 내가 찍고 나면 할아버지가 와서 찍고, 반대로 할아버지가 찍고 가면 내가 다시 그 포인트에서 찍었다. 어쩌다가 눈이 마주치면 서로 눈인사를 하며, 각자의 카메라에 예쁜 모습을 담을 수 있게 서로가 말은 안 해도 행동으로서 이 곳에 와서 사진을 찍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아침 산책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와 시원한 물로 샤워했다. 잠시 휴식을 가지고, 짐을 정리했다. 이제 점심을 먹기 위해 1시간 떨어져 있는 도시, 천공의 성 라퓨타의 모티브가 된 도시, 모토분(Motovun)으로 이동할 시간이다. 모토분은 세계 3대 진미인 트러플 버섯(Truffle)의 생산지로도 유명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