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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소개와 감사일기

1회기 실습 후에 분노하게 된 나

by 조앤 Jan 28. 2025

<<긍정심리학과 정심리치료는 현재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많이 사용되어지며 심리학과 정신건강에 기여하고 있는 21세기의 새로운 심리학분야 입니다. 여기에 나온 실습경험은 순전히 작가 개인의 실습여정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읽어주시길 바래봅니다.>>




부정편향이 많은 나는 '긍정'이라는 단어가 아예 '내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없었다. 실습 전 부터 난 마음이 반항기로 똘똘 뭉쳐 이미 실습의 결과는 '뻔 하다' 로 일관할 것이라 예감했다.


첫번째 긍정소개에 관한 실습은

"역경을 극복한 후 최상의 나를, 인생에서 힘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헤쳐 나갔던 때를 한번 (1) 생각해 보고 (2)그 상황을 글로 써보고 (3) 이 이야기가 나의 자아개념에 어떤영향을 끼쳤는지 (4) 그 상황을 다루는데 도움이 되었던 내적.외적자원은 무엇이었는가를 소그룹 모임에서 글 쓴것을 그대로 읽으며 발표하는 것이었다.


어이없게도 난 한 글자도 적을 수 가 없었다. 그 이유는 인생에서 정서적인 죽음을 넘나드는 힘든 상황과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수없이  겪었고, 지금까지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왔지만 그것들을 내가 스스로 긍정적인 생각으로 다부진 마음으로 살아온 경험은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20대 후반에 절망속에서 예수님을 만났고, 이후 힘든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며 하나님 앞에 나가 울며 불며 한탄하고 어쩌면 좋은가 도와달라고 기도한 적은 있지만, 기도한 후에 내가 기도했으니 잘 될거야 라든지 하나님께서 도와주실거야 라든지 하는 믿음 조차 내가 긍정적이어서 얻은 성과가 아니었다. 내가 하나님께 기도하였었다는 기억마저도 자랑스러운, 긍정적인 기억이라기 보다는 믿음없던 내 모습에 하나님께 죄송한 마음만 가득할 뿐이었다. 나를 게 한 단 하나의 이유는 하나님의 은혜였고.. 그러니 난 그 은혜를  내가 긍정적이어서 얻은 경험으로 대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정말 아닌 것 같았다. 


소그룹에서 내가 그렇다고 나누는 순간엔 소그룹원들에게 정말 미안했다. 이렇게 긍정적인 부분을 내 기억속에서 하나도 발견할 수 없는 내 상태에 대해 나도 놀랐다. 다른 사람이 보면서 이런 것도 있지 않겠냐 끌어내 줄 수는 있겠지만, 지금 상태로는 자동으로 부정정서로 향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편이다.


그가 말하는 긍정심리학의 효과는 단순한 긍정적사고가 아니고 많은 연구와 그에 따른 통계에 근거하는 아주 과학적인 접근이라는 데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플로리시 책을 읽으며 연구 초반에 그가 이 새로운 이론의 연구자금을 어떻게 얻게 되었는가 하는 것을 살짝 알 수 있었는데 어쨌거나 지금의 과학적결과의 성과는 당시 그 분의 명성과 풍부한 연구자금의 효과였다고 말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앞선 어떤 글에서도 말한적이 있다. 최근에 나는 복합트라우마, 스몰트라우마에 관한 책을 여러 권 구입해서 읽고 있는 중이었고 그가 표현한대로 하면 '손쓸 도리 없이 망가진 삶'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나름의 치료법을 연구하기 위해 삶을 바쳐 분투하는 여러 학자들과 치료자들 그리고 그들의 내담자들의 사례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나 자신도 '손쓸 도리 없이 망가진 삶'을 사는 그 중 하나였을 수도 있었기에 내가 읽던 책의 저자들이 말하는, 즉 하나의 완전한 치료법은 없기에 뇌신경과학, 신체적, 심리적, 영적인 부분들의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긍정심리학의 역자 서문에서 긍정심리학 창시 배경의 첫 일성이라 하는 "손쓸 도리 없이 망가진 삶은 이제 그만 연구하고 모든 일이 잘 될 것 같은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라는 것을 읽었을 때 ‘그래 바로 이거야; 라는 생각보다는 이전의 많은 사람의 노력들이 즉시 폄하되는 것 같았고 난 그만 빈정이 상해 버렸던 것이다.


만약에 셀리그만이 긍정심리학도 ‘손쓸 도리 없이 망가진 삶을 사는’ 아픈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또 하나의 치료가 될 것이다 라고 했다면 마음이 더 활짝 열렸을 것 같다. 이렇게  다른 세상에 게신 것 같은 분이 또 있을까? '긍정'이라는 단어가 아예 '내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 나 같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굳이 설명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마음 넓은 생각도 잠시 했다. 왜냐하면 셀리그만은 긍정심리학 이전에 우울증을 전문으로 연구한 분이셨고 '학습된 무기력'이란 이론을 만드신 분이시며 오랜 시간 우울증 내담자들의 치료를 위해 애쓴 분이셨기에..


오늘 수업에서 감사일기에 대한 부분은 다음 주 까지 과제로 내셨다.

하루에 세가지씩 자기가 잘한 일, 감사한 일 작성하기.

어떻게 보면 너무나 유치할 정도로 쉬워 보여서 여기에 무슨 선한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일기 실습은 다음시간에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아쉽게도 오늘 실습은 나의 분노로 가득찬 시간이 되어버렸다.


셀리그만.. 그분이 이런 이론을 창시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긍정심리학이 건강한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도록 심리학의 연구방향을 새로이 시작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또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난 알아내야만 한다. 나의 삐딱한 불만과 분노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를 글로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긍정심리학이 박사과정의 과목이 된 이유 중 하나라고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이 치료과정을 통해 내가 배워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반드시 있을 것인데.. 분노가 나를 가리웠다.

다음 시간을 기대한다.

오늘 보다 나아질 것을 기대하며...


그나 저나 너무 흥분해서 연재를 하루 빨리 발행한 것 같다.

설 연휴에 누가 이 부정적인 내 글을 읽어주시려나..

또 부정적인 생각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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