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지 말자.
요즘 미루는 일이 잦아진다.
작년 말에 잔디관리 계약도 미리미리 안 해서 할인해주는 기간을 놓치고,
자동차보험 갱신할 때도 그랬다.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수는 없고
생돈을 더 내려고 하니 나 자신에 대해서 너무 어이가 없었다.
공부도, 책 읽기도, 집안 일도 문제가 많다.
곳곳에 손실과 문제가 드러나는 데도 난 왜 미루다 미루다
더 이상 안 하면 안되는 상황까지 와서 늘 후회를 할까?
이번에는 아쿠아 신발이 필요했었다.
남편의 무슨 학회가 칸쿤에서 있다고 해서 따라가려는데
주최측에서 꼭 준비하라고 한 ‘아쿠아 신발’을 못샀다.
비행기 예약은 작년말에 이미 해 두었다.
일정을 미리 알려달라고 재촉이 여러 번 왔으므로.
드디어 출발 이틀 전인 오늘.. 짐을 챙기는 데, ‘아쿠아 신발’이 없다.
오래 전에 하나 쓰던 것이 어딘 가에 있었기에
막연히 집안 어딘 가에 잘 있을 거라 믿었다.
뱅기 예약하면서 나중에 어디 있나 한번 찾아봐야지~ 하다가 잊어버렸다.
짐 챙기다가 찾으니 집안 어디에도 없다.
아마도 버린 것 같다.
내가 그걸 버릴리가 없는데..
암튼 집안을 다 뒤졌는데도 안보인다.
남편은 작년부터 지난 번에 깔창이 없어졌다고
이번에 좀 좋은 걸로 사가지고 가자고
나에게 몇 번 말했는데,
그때마다 나중에 아마존에다 신청 해야지~ 하다가
그만 몇 달이 후딱 지나버렸다.
다급하게 여기 저기 인터넷으로 동네 픽업이 가능한 곳이 있나 찾아 봤는데..
있을 리가 없다.
이 산골짝에서 우리 두 사람의 발에 딱 맞는 아쿠아 신발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 리가 없다...ㅠㅠ. 그것도 힌 겨울에.. 정말 미안했다.
남편 달래가며 눈치보며 그냥 집에 있는 쪼리 슬리퍼 두개 넣어 가기로 했다.
완벽주의성향, 부정적 정서와 스트레스, 낮은 동기수준, 기한의 여유로움 등등이 미루기의 원인이 된다는 데 내게 가장 와닿는 이유로는 ‘기한의 여유로움’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하는 습관 때문에 아직 시간이 있지 하면서 여유를 부리다가 탈이난다.
거기에 덧붙여 ‘즐거운 한눈팔기들’이 많이 존재하는 것도 미루기 습관을 높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최근 내게 추가된 일 중의 하나로 브런치 핸드폰 알림 확인하는 일이 있는데 이것이 나를 즐겁게 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를 산만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되기도 하려나..
고쳐보자. 어떻게?
(1) 재촉 리마인더 사용하기 -일정표 알람
(2) 할 일이 떠오르면 그 즉시 점검하기
(3) 핸드폰 확인은 쉬는 시간에 한꺼번에 하기..
오늘 일을 계기로 삼아 올 해는 ‘미루기’ 좀 고쳐 보자 ! 다짐하는 하루다.
(사진 : 초록색담쟁이님 그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