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있는 퇴사를 위하여 | 자유로 향하는 길목 위에서
7월 어느날, 비가 온 뒤 마치 거짓말처럼 아름다운 하늘이 펼쳐졌다. 해 질 무렵 노을과 어우러진 몽환적인 하늘이었다. 맑고 아름다운 하늘을 볼 기회는 흔치않다. 내가 가는 길에 아름다운 하늘이 함께 하길. 그 과정 중에 비 또한 내릴 것이나, 그 또한 지나가리라 믿으며.
마침내 만날 멋진 하늘을 기약하며
최근 재미있는 글을 보았다.
월 천만원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것보다 그냥 대기업에 다니는 것이 맞다는 주장이었다. 요지는 이렇다.
"프리랜서의 월 천만원 소득은 고정적이지 않고, 그것이 지속 가능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대기업에서는 대충 일해도 월 급여가 나오고, 삶이 예측 가능하다. 복지 혜택도 상당하다. 때문에 대기업을 들어가는 것이 더 낫다.
아주 흥미로운 주제다.
왜냐하면 나는 반대로 지난 대기업 생활을 뒤로하고, 새로운 삶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내가 주체가 되는 삶이다. 따라서 위 글에 완전히 동의할 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요즈음 20대를 중심으로 부는 바람, '월 천' 이 취업보다 우선하는 방향성에도 동의할 수 없다. 즉 나는 '대기업 그냥 다니기'와 '월 천 프리랜서의 삶' 모두 선택하지 않겠다.
다만 대기업에 다니면 좋은 이유를 이번 기회에 조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 이유들을 열거해보자면,
최근에 깨닫게 된 사실이다. 지난 7년, 마케팅 업계에서 일했다. 당연히 밑바닥에서부터 깨지면서 배웠다. 무수히 많은 제안서를 썼다. 수십억대 프로젝트도 여러번 경험했다. 그것이 결국 큰 강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요즈음이다. 네임드 회사에서, 이 일을 6년 넘게 해왔다는 사실로 좋은 기회와 제안을 받고있다.
명함은 무시할 수 없다. 명함이 나의 레퍼런스고, 이것은 회사를 나오더라도 큰 강점이 된다. 투자자들에게 내 사업을 피칭할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쉽게 내 역량을 증명할 수 있다. 대출을 받으러 은행에 가더라도, 번듯한 명함은 신용 사회에서 중요한 역하을 한다. 멋진 건물 또한 마찬가지다. 회사를 나오면 멋진 건물에서 일하는 삶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기업의 건물 안에는 다양한 인프라가 있고,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많다.
대기업에 들어가면 시스템에 종속된다는 문제가 있다. 우리는 하나의 부품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업가의 눈으로 바라보면, 이 또한 내가 배울점이다. 기업의 시스템을 익힌다는 생각으로 회사 생활을 하면 생각보다 얻어낼 것이 많다.
업무적인 관점 혹은 중장기적 삶의 관점에서 배울만한 사람들이 많다. 나 또한 새로운 것들을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을 회사에서 만난 동료들과 만들어가고 있다. 회사에서 만난 사람들과도 충분히 풍요로운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완전한 자립(自立)을 준비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자립'은 다른 무언가에 의탁하지 않고, 스스로 생존하는 것. 신념을 스스로 증명해내는 삶이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과업이기도. 정확하게 언제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시도하다가 잠시 또 어딘가에 의탁하는 삶을 살게 될 수 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 이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다.
회사를 나올 생각을 하면, 좋은 점이 있다.
역설적이게도 기반이 없기 때문에 좋다.
상방의 제한이 없는 삶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제한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틀에 갇힌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것은 정말 큰 자산이다. 최근 회사를 나올 결심을 하고, 또 그것을 실행해가는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러닝을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파편화된 부업 파이프라인 형태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것이다. 파편화된 사업 아이디어를 하나의 BM으로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 꿈을 꾸는 것. 돈 보다 더 큰 가치를 비즈니스 형태로 그려내는 것. 회사를 나오면, 그러한 것들이 가능해진다.
감사하게도 내 곁에는 좋은 사람들이 함께한다.
인생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함께 성장하고 또 도울 수 있다고 믿는다.
7월 어느날, 비가 온 뒤 마치 거짓말처럼 아름다운 하늘이 펼쳐졌다. 해 질 무렵 노을과 어우러진 몽환적인 하늘이었다. 맑고 아름다운 하늘을 볼 기회는 흔치않다. 내가 가는 길에 아름다운 하늘이 함께 하길. 그 과정 중에 비 또한 내릴 것이나, 그 또한 지나가리라 믿으며.
마침내 만날 멋진 하늘을 기약하며 쓰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