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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E스포츠 0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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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마태 Sep 27. 2023

E스포츠 주최Ⅰ

Chapter2-1 개최와 운영

생산과 개최


생산이란 기본적으로 물건을 만드는 활동이다. 그러나 물건을 만드는 것을 다 생산이라 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공작을 한다. 물건을 만드는 것이지만 이런 활동에는 생산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학교에서 종이비행기를 생산했어요”라는 말은 없다. 이 같은 활동은 그저 ‘만든다’다. 연장선상에서 김치찌개를 끓일 때도 단순히 끓인다고 말한다. 찌개를 생산 중이라고 하지 않는다. 집에서 대파를 키운다면 대파 키운다라고 하고 대파를 생산한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렇게 말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유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생산이라는 단어는 분명 쓰인다. 그렇다면 생산이라는 말은 어떻게 쓰일까?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 때 생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확실히 어울린다. 공장은 생산을 효과적으로 해 내기 위해 존재하는 장소다. 그래서 공장에서 사용하는 생산에는 ‘전문으로’라는 표현이 내포된다. 이와 같이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한다’라는 의미를 찾으면 생산의 뜻의 실마리가 풀릴 듯하다. 


생산의 목적은 해소를 위함이다. 많이 필요하면 많이 만든다. 이를 대량 생산이라 한다. 반대로 적게 만들면 소량 생산이다. 많이 만들어 많이 팔면 많은 수익이 발생한다. 반대로 적게 만들어서 적게 팔면 적은 수익이 된다. 물론 적게 만들고 비싸게 팔 수도 있다. 다만 어떻더라도 생산이 해소가 목적이지 않은 경우는 없다. 이 해소는 자기 해소로 끝날 수 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본질적 해소의 목적은 판매다. 결국 팔기 위한 목적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생산이라 말해도 무방하다. 


생산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것을 상품이라 말한다. 결론적으로 생산자는 수익을 위해 상품을 생산한다. 그 대상에는 핸드폰, 컴퓨터, 립스틱, 과자, 자동차 등 뭐든 가릴 것 없다. 연장 선상에서 이 일에 관여하는 사람은 어떤 모습이든 전부 생산자다. 생산 활동은 사업에 종속된다. 사업은 회사가 계획을 실현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물론 회사마다 추구 방법은 다 다르다. 그러나 방법은 달라도 사업이 회사의 존재 이유인 것은 같다. 오늘날 이스포츠는 사업이다. 따라서 회사로 존재하고 사업을 위한 생산 활동을 한다. 


(이스포츠는 사업인데) 이스포츠를 생산한다는 말은 어딘가 어색하다. 누구도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이스포츠는 디지털 콘텐츠다. 디지털 콘텐츠에는 생산이 아닌 제작이라는 표현을 쓴다. 또한 판매 대신 서비스라 한다. 그렇게 표현하는 이유를 굳이 따진다면 오리지널을 하나 밖에 안 만들기 때문이다. 관계적 이유도 있다. 이스포츠는 여러 생산 주체의 복합적인 활동에 의해 탄생한다. 주최자가 원하고 노력한다 해도 혼자로는 상품성이 높은 상품을 만들 수 없다.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팀), 대회를 후원하는 후원자, 그 외 다양한 여러 과업들을 수행하는 파트너십들이 함께 노력해야 이루어진다. 


한 사회에서 적합한 단어가 결정되면 그 외 단어는 잘 쓰지 않는다. 이 분야에 생산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개최가 있어서다. 따라서 생산이 아닌 개최, 생산자가 아닌 개최자(또는 주최자)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 이 개최는 운영뿐만 아니라 촬영, 편집, 송출 등의 제작 전 과정이 포함된다. 결국 이스포츠에서 개최는 타 산업에서의 생산과 역할이 같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생산의 의미를 내포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스포츠를 개최하는 이유는 해소를 위한 생산이며 사업이라는 것이 전부 설명되었다.  


이 책은 이 챕터를 시작함에 있어 이스포츠가 사업이라는 것을 굳이 강조하고 있다. 이스포츠 산업에 종사한다는 것이 사업이 목적인 것을 간과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다. 여전히 사회에서는 어린 친구들이 한 곳에 모여서 비디오 게임을 가지고 노는 취미 활동 또는 문화 생활 수준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혹은 정신 건강, 신체 단련, 지역민과 장애인 또는 소외 계층 복지, 청소년 사회 활동 활성화, 게임 리터러시 등 공공 목적을 지닌 활동 정도로 생각한다. 그런 종류의 일에 누군가 돈을 대주는 것이라 여긴다.

 

물론 이스포츠가 취미일 수는 없는 거라 할 수 없다. 또한 공공 목적의 성격도 분명 있다. 보람찬 일이며 재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 말의 의미가 이스포츠가 사업인 것이 아니라거나 사업일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지금은 오히려 규모상으로 또 전문성으로도 볼 때 사업이라고 하는 편이 옳다. 이미 산업 내 절대적인 숫자가 이윤을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으로 존재한다. 기업이기에 당연히 사업성을 추구한다.

    

따라서 수익 추구를 목표로하는 기업을 대할 때 이스포츠가 취미 활동이나 문화 생활로 치부하는 경향 또는 사회 기여 활동으로 생각하고 접근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면 이해 간에 상충이 일어난다. 이를 테면 아주 적은 금액을 제시하면서 많은 일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중 대게는 악의가 없다. 따라서 많은 일을 요구했는지 조차도 인지하지 못한다. 어떤 경우에는 좋아하는 일 도와주는 거라고도 생각한다. 물론 세월이 지나면서 인식이 많이 개선되어 왔다. 물론 개선에 과정에 여러 희생들도 있었다. 


개최자의 구성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을 구글에서 검색하면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전경이 있다. 현란한 조명과 대형 스크린이 있는 초대형 경기장에 사람들이 꽉꽉 들어찬 광경이다. 만약 이것을 유명 가수의 공연이라 생각해 본다면 무대의 화려함만으로도 꼭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처럼 콘서트와의 비교는 이스포츠를 잘 아는 사람에게는 익숙하다. 대형 종목 이스포츠 결승전 무대는 유명 가수의 공연장과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 실제 공연도 한다. 처음 이스포츠를 접한다면 당황할 수 있다. 비디오 게임을 무대가 있는 곳으로 보러 간다는 개념도 어색할 수도 있다. 당연히 콘서트와 비슷한 분위기일 것을 상상하기 힘들다. 



LoL Esports, MSI 2022 FINALS


2019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오프닝 영상은 좋은 교보재다. 지금 책을 덮고 유튜브를 열어 영상을 검색한 후 잠시 감상을 해보자. 영상을 본 사람들 일부는 이 오프닝 세리머니가 진짜 뮤직 콘서트가 아니냐고 되묻는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이 십여분 남짓한 영상에는 게임 장면이 전혀 없다. 오직 이것이 이스포츠 대회 장소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근거는 영상 마지막에 출현하는 프로 선수들의 모습뿐이다. 그런데 게임을 이해하고 이 종목의 이스포츠의 히스토리를 알고 있는 소비자는 이 영상에서 보여주는 음악과 퍼포먼스가 단순한 뮤직 콘서트 이상으로 다가온다. 일반적으로 그 수준에 오른 소비자를 팬이라고 부른다.


영어로는 팬(Fan)외로도 ‘Enthusiast’라 표현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가 팬(Enthusiast)이 아니라면 일반 소비자(영어식으로 Occasional Viewers)에 속하게 된다. 대부분의 글로벌 리포트에서는 이스포츠는 전체 소비자 규모를 약 5.5억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는데 그중에 팬이 약 2억 명이 팬이고 나머지가 일반 소비자다. 팬들은 이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을 보기 위해서 그간 많은 과정을 함께 지켜봐 왔다. 그래서 공연이 보여주는 감성과 전달되는 가사는 단순한 의미 이상이 된다. ‘피닉스 플라이 피닉스’, ‘비거 댄 자이언트’ 등의 메시지는 이 콘텐츠와 연계된 게임과 관계된 기억들을 새롭게 구성하여 떠오르게 만든다. 선수들을 날아오르는 불사조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각오가 비장한 전사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공연은 이내 하이라이트로 접어든다. 팬들은 이미 잔뜩 감정이 이입되어 있다. 이후 경기에 출전할 선수들이 화면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그때가 되면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벅차오르는 감정과 가슴이 터질듯한 감격을 느낀다. 선수들이 아직 경기를 하지도 소개도 하지도 않았다. 경기 시작 전에 이미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한 것이다. 현대 이스포츠는 이처럼 소비자의 마음을 절실히 사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콘서트 공연과 같은 소비자 기호에 맞는 다양한 소재들이 차용되고 또 알맞게 적용되고 있다. 


가장 전통적인 소재는 OAP(On Air Promotion)다. 이후 책에서 보다 자세하게 소개할 시간이 있다. OAP는 오랜 시간 오프닝 영상이라고도 불려 왔다. OGN의 스타리그 OAP 시리즈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그 외로 가상 그룹도 있다. 리그오브레전드 게임 캐릭터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KDA가 좋은 예다. 또한 출전 선수의 인터뷰 등을 담은 사전 프로모션 비디오, 경기 후 분석 데스크 운영도 있다. 전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끝으로 최근에는 선수의 아이덴티티를 활용한 캐릭터와 대회의 브랜드를 활용한 굳즈 등도 출시한다. 리그오브레전드는 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 아케인도 공개했다. 


언급한 모든 것을 주최자가 하고 있으며 또 할 수 있는 이스포츠 생산 영역이다. 또 각각의 소재는 이스포츠에 더 부합하는 것이 있고 덜한 것도 있다. 모든 주최자가 라이엇 게임즈와 같은 화려한 대회를 개최하고 다양한 소재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업계 내에서 일을 하는 기업들의 사업 영역은 늘 유동적이다. 이 사업에서 저 사업으로, 이 역할에서 저 역할로, 이 정도에서 저 정도로, 항상 환경과 상황에 맞게 변화/적응한다. 가용 가능한 리소스에도 영향을 받는다.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들이 많다는 의미다. 그러나 개최라면 산업 내에서 수행하는 코어 역할에는 변함이 없다. 바로 대회 개최 그 자체다.

 

끝으로 이 책의 모든 인포그래픽과 설명은 이스포츠의 모든 시대나 상황이나 환경을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작성되지 않았다. 지금도 이 분야는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본질적인 역할을 설명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함을 기억하면서 이스포츠 개최자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알아보자.


리그매니징


퍼블리셔는 대회를 개최할 때 어디까지 일을 자신이 할 것인지 결정한다. 개요, 구조, 규모, 실행 등의 업무 전반을 각 분야 전문 기업을 파트너사로 선정해 실현하겠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우에 퍼블리셔가 하게 되는 일은 대회 개최 목적, 목표 설정 그리고 대행사 선정이 된다. 대회 개최 목적과 목표가 설정되면 사업을 실현할 대행사를 찾는다. 적합한 대행사가 결정되면 계약을 체결한 후 예산을 집행한다. 이후에는 실제 제안 대로 실행이 되고 있는지 감독한다. 이런 일을 정책이라 부른다. 따라서 퍼블리셔가 ‘우리의 이스포츠 정책은 어떻다’라는 말을 한다면 위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퍼블리셔 내에서 이스포츠 팀은 마케팅 부서에 속해 있다. 전통적으로 이스포츠는 게임 마케팅의 한 소재다. 마케팅 부서 내 이스포츠 팀에 속해 있는 담당자를 이스포츠 매니저라고 부른다. 이스포츠 매니저는 이스포츠의 정책 수립과 실행 감독이 주된 업무다. 대행사가 퍼블리셔의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홍보물을 제작하려 한다면 규정에 맞게 제작했는지를 검토하고 최종 사용을 승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승인 시에 검토된 범위 내에서 실제로 활용이 되었는지 사후 확인도 해야 한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퍼블리셔가 대행사에 지원을 해야 하는 업무도 수행한다. 게임 내 버그 수정이나 프로모션용 아이템 지급과 같은 요청도 있다. 회사 내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처리가 완료되면 그 내용을 다시 대행사에게 전달한다. 대행사에 맡기는 일이 많으면 많을수록 퍼블리셔에는 최소한의 인력만 필요하다. 규모가 작은 퍼블리셔는 마케팅 담당자가 이스포츠 업무를 겸임한다. 반대로 규모가 큰 퍼블리셔는 이스포츠 팀이 별도로 있다. 


사업이 확장되면 팀보다 더 포괄적인 단위를 만들고 담당하는 업무에 따라 하부에 팀을 배치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스포츠 업무만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시기마다 조금씩은 차이가 있지만 블리자드 코리아 유한회사에는 5명 내외의 구성원이 국내 오버워치, 하스스톤, 스타크래프트1/2, 콜오브듀티, 히오스 등의 자사 게임의 관련 사업을 전부를 담당한다. 스마일게이트와 크래프톤은 팀보다 큰 단위인 본부(실) 규모로 운영된다. 라이엇게임즈는 LCK를 분리분사했다. 


주최자는 주로 호스트라고 표현하고 공공기관이나 퍼블리셔가 주로 사용한다. 주최자에는 대회 기획(제안)과 운영 등을 전담하는 인력이 필요하다. 주최자에서 그 업무를 수행하는 구성원을 일반적으로 리그매니저라고 부른다. 리그매니저는 위에서 언급한 기획과 운영 등을 담당하는 전문가이다. 그런데 오늘날은 어디 조직에 있더라도 이 업무를 담당하면 리그매니저다. 따라서 퍼블리셔나 방송국에도 리그매니저는 있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퍼블리셔나 방송국이 직접 리그를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 된다.


    

리그매니저는 대회를 구상·계획·실행한다. 리그매니저 업무의 정점에 서면 대회 형식, 일정, 장소, 참가 조건, 상금, 출현 등 리그 개최와 운영에 필요한 모든 기획을 총괄한다. 그 위치에 서기까지의 매니저는 총괄 매니저가 구성된 대회 기획을 실행하는 여러 일중 하나씩을 맡아서 일한다. 또한 주최자 책임자 위치의 리그매니저는 대회 상황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의 강도 차이가 발생한다.


대회의 정책을 결정하는 곳은 퍼블리셔다. 퍼블리셔가 대회의 정책을 결정하는 이유는 보통 대회 개최의 의미를 규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지식재산권이 있다고 해서 대회의 주인이 되지는 않는다. 퍼블리셔가 대회 개최를 위해 특정 주최자를 선택하는 것 외로 대안이 없다면 퍼블리셔에 지식재산권이 있더라도 주인이 주최자가 될 수도 있다. 비용이란 영문으로는 ‘Publisher fee’다. 국내에서는 제작비라고 부르기도 한다. 비용의 대부분이 퍼블리셔에 의존한다면 기획과 운영에 대해 퍼블리셔의 입김이 자연히 커진다.


다만 퍼블리셔가 대회 개최에 대한 전문성에 없거나 소비자가 특정 단체에서 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원하는 경우라면 비용과 관련 없이 주최자에 의존도가 높아진다. 따라서 돈이 영향을 주는 요소이긴 하나 그 또한 절대적이지는 않다. 퍼블리셔의 영향력이 큰 경우라 함은 대회의 구상·기획·진행 등의 전반적인 사안이 퍼블리셔의 감독하에 진행된다는 뜻이다. 반대로 라이선스 획득이나 퍼블리셔로부터 비용을 받지 않는 대회는 지적재산권 활용이나 상금 집행 등과 같은 영역 외로는 감독 과정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대게 뚜렷한 목적이 있는 대회는 퍼블리셔가 적극 개입한다. 반대로 퍼블리셔 입장에서 그래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거나 사업 영역이 닿지 않아서 원활한 개최가 불가능하거나 이스포츠 사업 자체에 관심이 적은 경우에는 주최자가 대부분의 권한을 가진다. ESL, Dreamhack, WCG, OGN, 아프리카TV 등의 회사는 퍼블리셔의 목적 사업과 자체 개최 사업을 병행한다. 그 외로는 주로 퍼블리셔의 대회를 대행한다. 다만 대행사도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아이디어를 퍼블리셔에 제안할 수 있다. 퍼블리셔도 대행사에 전문성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사업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적절한 제안을 요청한다.

 

리그매니저는 사업 종료 시 결과보고에 차년도 사업의 발전을 위한 개선안을 제시한다. 또 사업 수행 후 퍼블리셔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 자체 리그를 구상한 후 퍼블리셔에게 개최 제안을 역으로 할 수도 있다. 공공기관이 호스트가 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작은 회사라고 해서 하청과 같은 형태로만 일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리그 매니징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은 이스포츠 운영팀이라고 부른다. 운영팀에 속한 리그매니저는 대회의 홍보, 접수, 대진표 작성, 작가, 출연자 등 스텝 섭외, 방송 제작팀 구성, 퍼블리셔 커뮤니케이션 등과 같은 업무에서부터 당일 경기 팀 케어 같은 소소한 업무까지 전부 맡아 소화한다. 이때는 퍼블리셔보다 더 많은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퍼블리셔가 주최자 역할을 하든 그 외 제작사나 기타 조직이 주최자의 역할을 하든 관계없이 주최자의 고유 역할을 한 가지를 언급할 수 있다. 대회의 후원 및 제휴 사업이다. 이 일은 중계권에 관한 업무를 포함한다. 전통 스포츠가 해오던 것과 거의 같다. 최근에는 후원과 제휴 사업에 관련한 것을 두루 묶어 파트너십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이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리그매니저에서 별도로 분리해 파트너십 담당자라 부른다. 이스포츠 업계는 이 파트너십 전문가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스포츠 산업이 발전할수록 대회를 활용한 협업의 종류나 방법, 방식 등이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파트너십의 예는 ‘콜라보’다. 마블과 팀리퀴드는 콜라보로 특별 한정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해 수익금을 나누었다. 페이즈 클랜은 디즈니와의 콜라보로 한정판 후드와 모자 판매를 개시했다. 현재는 큰 수익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디지털 상품에 대해 다양한 실험이 있고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다. 적절한 예로는 올해 선보일 라이엇 게임즈의 월드 챔피언십 팬패키지, 버추얼 패스 등이 있다.

 

주최자에서 리그매니저와 파트너십 담당자만 간단하게 소개를 했다. 그런데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다양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각각의 업무를 수행하는 구성원이 많다. 점점 세분화되는 추세다. 오늘날에 대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작은 조직 구성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멀리서 보면 눈에 잘 띄는 하나의 팀 내에서 모든 것을 다 진행하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안에 사람은 각기 다른 조직에 속해 있고 역할에 따라 세부적으로 업무가 구분이 되어 있다. 또 대게 그 일만 수행한다. 이제는 생태계와 그 속의 구성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할 경우 적절한 담당자를 찾지 못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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