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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E스포츠 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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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마태 Sep 27. 2023

E스포츠 주최Ⅲ

Chapter2-3 정책과 시행자

정책의 종류


라이선스 : 주최자가 퍼블리셔로부터 게임 사용에 관한 허락을 받는 과정

획득정책 : 비용 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전달하고 대회를 주최

개방정책:  해당 종목에 대한 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별도의 승인 과정이 없음 

제한정책:  주최자는 특별한 사유 없이 해당 종목의 특정 대회를 개최할 수 없음


주최자가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퍼블리셔에게 게임 사용에 대한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 과정을 라이선스 획득이라고 한다. 라이선스를 획득할 때 비용을 지급한다면 라이선스 구입이다. 한국이스포츠협회는 과거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개최를 위해 블리자드로부터 스타크래프트 라이선스를 구입했다. 물론 대회 개최를 위해 블리자드가 지출하는 금액이 더 컸다. 다만 그렇더라도 기본 구조는 이러하다. 


특정 퍼블리셔는 자신이 정한 기준에 충족한다면 별도의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과정이 없어도 대회를 개최할 수 있게 허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밸브가 있다. 밸브에는 CS:GO, 도타2 이 두 개의 게임이 이스포츠로는 대표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종목 TOP5를 선정한다면 둘 다 매년 포함된다. 퍼블리셔가 직접 개최하는 대회는 대게 한 시기에 하나다. 따라서 팀의 입장에서 대회 참가가 결정되지 못했거나 토너먼트 구조로 인해 중간에 탈락할 시에는 어쩔 수 없이 다음 대회까지 기다려야 한다.


여러 주최로부터 여러 대회가 여기저기서 열린다면 팀은 바로바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오늘날의 절대다수의 팀은 운영을 위한 목적으로 상금을 확보한다. 중소 규모의 팀은 기본적으로 참가할 수 있는 대회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더 많은 대회가 존재하는 것은 선수에게도 유리하다.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밸브와 같은 일종의 '누구나 수준이 된다면 개최 가능' 정책은 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허들이 낮은 편이다. 물리적인 대회수가 많이 발생할 여건이 된다. 


팀과 선수의 입장에서는 좋은 점만 있지만 전체 생태계는 이상적이지만은 않다. 주최 입장에서는 선수 유치 경쟁이 치열해진다. 후원 유치를 위해서는 더 인기 있는 선수들이 자기 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유혈 경쟁을 한다. 더 많은 상금을 내 걸거나 특혜를 줘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된다. 몇몇 인기 선수들은 실력과 무관하게 계속 상위 라운드에 포진된다. 리그에 건전한 선순환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또한 팀 또는 선수가 잘못을 했을 때에 페널티를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 부담감을 가진다. 그 선수가 출전을 안 하게 되면 시청률이 급감하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공정 경쟁에 위협이 되는 것이다. 


라이선스와 같은 제도를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게임은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정책적으로 아마추어 대회에 한해서는 개최를 허가한다. 그러나 프로 대회의 개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리그오브레전드의 프로 대회는 각 종목사가 개최하는 시스템 안에서만 소화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종목사가 정한 정책에 대한 이슈이다. 다만 이와 같은 통제된 시스템에는 안정적인 리그 운영, 일관된 로컬-글로벌 대회 정책 추진, 스케줄이 예상 가능한 선수 활동이라는 결과도 있다.

 

① 제작비(Publisher Fee) 과거에는 종목사 또는 주최사가 대회 제작비를 지급해도 콘텐츠 서비스 권리가 방송사에 귀속되는 경우가 있었다. 방송(채널) 환경과 방송 기술(서비스)의 한계로 인해 발주 측이 권리에 대해 관심이 가지기가 어려웠던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권리를 소유해도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역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스트리밍 기술과 서비스가 발전한 현재는 이 경우는 거의 없다. 제작비를 내는 주체가 대부분 권리를 행사한다.


② 중계권(Media Rights) 중계권은 콘텐츠 중계를 할 수 있는 권리이다. 소유자가 채널 사업자에게 판매해 수익을 발생시킨다. 일반적으로 네이버TV, 유튜브, 트위치TV, 아프리카TV 등 인터넷 라이브 스트리밍 회사들이 구입한다. 간혹 공중파와 IPTV 채널에서 구입하기도 한다. 2020년에는 영국과 북유럽에서 개최되는 지역 LoL 리그를 BBC가 구입해 화제가 된 일이 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은 스포TV에서 중계를 확정했다. OCA(아시아 올림픽 평의회)로부터 중계권을 구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③ 파트너십(Partnership) 파트너십에는 크게 후원과 제휴가 있다. 후원은 사업적인 성격이 없거나 제한적인 것에만 표현한다. 보통은 명명권이다. 유니폼 등의 로고 삽입은 명명권에 대한 부차적인 활동이다. 대상자가 명명권 구입 등에 국한하지 않은 전방위적 활동을 한다면 이는 제휴로 구분해서 이해할 수 있다. 콜라보 상품 기획, 가상 광고와 인게임 배너 삽입, 광고 영상 촬영, 프로모션 부스 운영, 그 외 각종 협업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후원과 제휴의 경계는 불분명하다. 상황에 따라 후원으로 설명하는 것이 유리할 때가 있고 제휴로 설명하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다. 파트너십은 후원과 제휴를 아우른다. 따라서 아무 때나 사용해도 이질적인 경우가 거의 없다. 따라서 오늘날에서는 파트너십이라는 표현이 주로 활용된다.

     

 ④ 소매 판매(Retail) 전통 스포츠에서 확인할 수 있는 관람 티켓, 시즌권, 공인장비, 아우터, 모자 등의 판매가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NFT(Non-fungible token)이다. 사람들이 기념하고자 하는 순간을 디지털화하여 제작한 일종의 소장품이다. 비 실물 오리지널을 기술적으로 또 공식적으로 보장하는 한정판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판매 혹은 투자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위 4가지를 설명한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Newzoo는 5가지로 구분한다. 광고를 파트너십에서 분리해 별도로 언급한다. 시장 규모를 파악할 때는 비교적 상세한 것이 좋다. 어떤 소재이든 주제의 성격과 상관없이 전략적으로 별도로 떼어내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파트너십과 광고는 수익 실현 방식에 차이점이 없다. 구조를 볼 때는 따로 구분해 이해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추가로 Newzoo는 프로 이벤트와 아마추어 이벤트를 구분한다. 구분 기준은  유의미한 수준의 수익이 발생하는가이다. 수익에는 퍼블리셔가 지불하는 제작비는 포함되지 않는다. 시장성 없이 소비만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가장 비슷한 표현으로는 사회 공헌 활동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프로 이벤트를 중심으로 시장 규모를 파악한다. 


Newzoo(주장은 그렇게 하더라도) 프로와 아마추어에 관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그래도 대략적으로 어느 대회가 포함이 될지 유추할 수 있다. 어떤 대회가 돈을 벌고 있는지 어떤 대회가 돈을 벌지 못하는지 어떤 대회가 프로 대회인지 어떤 대회는 아직 그 단계는 아니라고 말해야 되는지 시장은 알고 있다. 그래서 이 기관이 이 주제를 이와 같이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는 일리가 있다. 다른 전문가는 시장 규모에 아마추어 리그도 최대한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Newzoo가 아마추어 대회를 포함하지 않는 이유는 단지 너무 많아서 조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언급한다. 


그와 동시에 특정 아마추어 대회가 명백히 프로 대회로 가는 과정에 있다면 프로 대회로 인해서 발생하는 시장 규모에 아마추어 대회가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언급한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특정하는가는 별개로 둘 지언정 일단 포함은 시켜야 한다는 주장인 것이다. 아마추어 대회가 있기 때문에 프로 대회에서 수익이 크게 발생하는 예는 최근에 와서 조금씩 늘고 있다. LCK는 공식적으로 3부 리그까지 있다. 1부 리그가 2~3부 리그에 투자를 하는 구조라면 이는 수익으로 시장 규모에 포함해야 하는 것이 맞다.  


대통령 배 아마추어 이스포츠 대회 역시 프로 리그로 가는 진출로로 인정할 수 있다면 사업비 전체가 시장 규모에 포함될 수 있다. 이스포츠는 많은 시행착오와 여러 선행 학습을 통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었다. 시장은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성에 관심을 가져왔고 주요 순간마다 그쪽으로 방향을 설정해 왔다. 그 결과 몇몇 대회는 큰 구조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기민하게 영향을 준다. 따라서 Newzoo를 보수적으로 산업 규모를 산정하는 기관 중에 하나라고 보는 것은 일리가 있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PD


이스포츠를 본다는 것은 콘텐츠화된 이스포츠 활동을 소비자가 눈으로 보면서 소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이스포츠 활동이란 이스포츠 경기를 말한다. 그래서 경기를 콘텐츠화하는 활동을 방송 제작이라 표현할 수 있게 된다. PD는 그 안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이다.


좁은 의미의 콘텐츠 제작이란 촬영 및 편집 활동이다. 넓은 의미로 볼 때는 누가 어떤 콘텐츠를 제작할 것인지, 콘텐츠 제작 결정을 위해서 필요한 배경은 뭔지, 이해 관계자 간 어떤 조율이 필요할지 등을 예측하고 관련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도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는 것으로 이 역시 제작에 포함된다. 따라서 방송국에서 PD란 콘텐츠를 촬영하고 편집하고 송출하는 역할 수행을 훨씬 상회하는 의미로 쓰인다. 특히 이스포츠에서는 방송 콘텐츠의 제작 기획에서부터 결과보고까지에 관여하는 담당자 전체를 일컬을 때도 있다. 기획에서 결과보고까지를 생산 활동으로 보는 것이다.

 

방송국에서는 연출뿐만 아니라 기획 단계의 일을 하는 사람도 거의 PD다. PD가 그 일에 대한 이해도가 제일 높고 잘한다. 그런데 기획 앞단인 비즈니스 영역으로 넘어가더라도 담당자가 PD 출신인 경우 PD다. 충분히 넓게 본다면 사업 활동이 있었기에 콘텐츠 제작이 가능해진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방송국에는 PD만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PD 외로 제작에 참여하는 직군으로는 기술직이 있다. 촬영 감독, 조명 감독, 기술 감독, 송출, 옵저버 등은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지만 PD라고는 하지 않는다.


비기술직인 작가나 심판도 있다. 물론 그들이 PD일 수 없거나 PD가 그 일들을 못한다는 뜻은 아니다. 만약 PD가 직접 촬영을 한다면 그는 PD다. 콘텐츠 제작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 않는 대표적인 직군으로는 아나운서와 캐스터가 있다. 마찬가지로 이들이 콘텐츠 제작에 참여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다. PD가 아닐 뿐이다. 반대로 PD가 방송에 출연해서 아나운서의 역할을 하거나 캐스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이 때는 PD다. 카메라를 들고 고향 시장을 찾아가 시민들과 직접 인터뷰를 하는 PD가 있다. 


지금 우리는 이 PD라는 말의 광범위적 활용성에 대해 이야기 중이다. 실제 제작 시에 누구라도 제작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역할 수행을 요구할 수 있다. 그때는 누구라도 그에 맞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따라서 누구라도 PD가 될 수 있다. 역할 간의 경계는 허물어지는 추세다. 다만 기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방송국에서 생산과 관련해 그 일을 하는 주체여야 PD다. 그러면 이해가 된다. PD가 카메라를 들고 고향 시장을 찾아가서 인터뷰를 직접 한다면 PD이지만 PD가 아나운서나 출연자를 활용해 콘텐츠를 촬영한다면 그 대생자는 PD가 아니다. 대본을 직접 쓴다면 PD지만 대본을 받는다면 대본을 주는 사람은 PD가 아니다. 리그 제안을 작성해서 영업을 하는 사람은 PD가 되지만 그 제안을 보고 승낙을 하는 사람은 PD가 아니다.

 

연출


이스포츠는 영상으로 제작되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시청자는 한 콘텐츠 안에서는 주로 한 장면을 봐야 한다. 따라서 한 순간에 대해 라이브 경기 장면을 전달할 것인지 리플레이 장면을 확인할 것인지 현장의 모습을 비출 것인지 중계진의 모습을 전송할 것인지를 누군가는 결정해야 한다. 이것이 연출(Directing)이다. PD라는 단어의 활용 범위와 별개로 통상적으로는 주로 연출만을 뜻하고 그 계열의 일을 하는 사람들은 업무의 중요도나 신입 등 여부와 관련 없이 전부 연출이다. 연장선에서 방송에 나갈 화면을 결정(제안)하는 사람들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결정이 곧 상품이 되고 상품이 곧 시청자의 소비 대상이 된다.


이스포츠 콘텐츠는 크게 인트로, 라이브, 클로징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인트로란 방송이 시작되기 전단계를 말한다. 예전과 달리 오늘날의 방송은 카운트 다운부터 시작한다. 이때 그래픽이 삽입된다. 그리고 거의 방송 종료 시까지 다양한 그래픽이 계속 활용된다. 그래픽 작업은 디자이너와 PD가 한다. 포토샵이나 애프터이펙트 같은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또 스킨이라고도 쉽게 표현할 수 있는 방송에 그래픽을 올리는 작업이 있다. 오버레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확인점은 후원사의 로고 등이 그래픽으로 노출되는 화면이다.

 

경기 화면에서 인게임과 다른 모양의 정보창이 있다면 이 작업이 적용된 것이다. 고정된 그래픽을 주로 활용하되 간혹 움직이는 것도 삽입된다. 움직이는 것에는 여러 이미지가 순차적으로 보이는 것도 있고 그래프가 이동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들도 있다. 그중에 일부는 광고 목적으로도 쓰인다.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데이터를 그래픽으로 구성해 보여줄 수도 있다. 이때는 단순한 오버레이라고 하지 않고 솔루션이라고 부른다. 배틀그라운드의 경우에는 정규 방송과 별도로 팀들이 움직이는 동선과 스탯을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방송을 송출하기도 한다. 하스스톤은 남은 카드와 함께 플레이어의 경우수를 보여줄 수 있다.



08-09 BATOO Starleague On-Air Promotion By OGN


인트로에서 핵심 되는 것은 OAP다. OAP란 온에어프로모션의 약자로 생방송을 위한 (혹은 삽입을 위한) 기획 영상이다. 대게는 그래픽으로만 구성되지만 힘을 줄 경우에는 고품질의 광고와 비견할 수준도 꽤 있다. 시청자는 경기를 시청하기 전에 OAP를 본다. 콘텐츠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대회가 어떤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는지, 잘 짜인 한 편의 영상으로 인지할 수 있다. 이런 인지는 시리즈의 감정 이입에 큰 역할을 수행한다. 챕터 도입부에 설면한 ‘비거 댄 자이언트’, ‘피닉스 플라이 피닉스’ 공연과 역할이 같다.

 

마치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이 전회차의 일부를 보여주고 본회차를 방영하는 것과 같다. 어제 회차에서 김치 싸대기를 맞는 장면이 마지막이었다면 24시간이 지난 오늘의 시작은 어제 맞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당시에는 오프닝 영상이라 불린 이 이스포츠의 OAP 영상은 역사적으로 크게 회자된 경우가 많았다. 특별히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OAP는 당대 최고 수준이었다. 발표될 때마다 시장에서 매 번 찬사를 받았다. 커뮤니티에서는 실시간으로 뜨거운 반응이 올라왔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스타리그 오프닝을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사건도 있었다.

 

온에어프로모션의 방영이 끝나면 라이브 단계다. 중계석은 금일 경기를 브리핑한다. 필요한 데이터를 보여주고 핫이슈를 체크한 후 경기 시작을 알린다. 선수와 코치는 경기를 하는 것 외로는 콘텐츠 제작에 관여하는 부분은 없다. 작가와 연출이 미리 전달한 콘티는 있지만 중계석에 있는 대부분의 출연자들은 거기에 너무 메이지는 않는다. 경기가 어떻게 흐를지 모르니 그때그때마다 비교적 자유롭게 생각을 펼친다. 경기와 경기 사이에는 대게는 광고가 출력된다. 광고는 보통 후원사 브랜드의 홍보 영상이다. 다만 최근 추세는 인서트 프로그램이다. 대표적인 인서트 프로그램으로는 분석 데스크가 있다. 직전 경기를 분석해 이후 기대감을 높인다. 경기 간 시청자 이탈 방지가 목적이다. 또 리그의 페어링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도 있다.  


리그의 페어링 프로그램이란 일종의 스핀오프라고 할 수 있다. LCK 뉴클리어 해설은 핵가족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뉴클리어 해설이 경기장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예능이다. 또 롤더넥스트가 있다. LCK 유망주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이다. LCK와 타깃 시청자가 겹칠 것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케이블TV 채널 의존도가 높았던 시기에는 위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삽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가장 큰 원인은 채널의 주인과 콘텐츠의 주인이 달랐기 때문이다.

 

케이블TV 시절의 가장 큰 이슈는 편성이다. 제작 사업이 아닌 채널 사업자 입장에서 황금 시간대의 광고 유치는 방송국의 가장 큰 수익 사업 중 하나였다. 결과적으로 방송국은 제작비를 받는 위치였지만 제작비 안에 채널 독점권이 포함된 것은 아니었다고 할 수 있다. 케이블TV 의존도가 낮아지고 퍼블리셔가 자기 채널을 소유할 수 있게 된 시점부터 광고 시간까지 온전히 관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페어링 프로그램뿐 아니라 리그 후원사 광고, 자사의 타 게임 광고, 자사의 다른 리그 등 모두 자유롭게 송출할 수 있다.

 

라이브 경기 장면에 대해서는 옵저버가 어떤 장면을 볼지를 결정한다. 그런데 옵저버는 연출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옵저버라는 구체적인 직무 설명 단어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이 직무는 옵저버라는 그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게임을 보는 일을 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게임에서 중요한 장면을 발견하는 일을 한다. 다른 말로는 관전을 해야 하는 포인트를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관전 포인트를 보는 것을 시청자가 보게 된다. 이렇듯 특수하지만 옵저버 역시 연출의 범위 내에 있다. 상황에 따라 게임 연출이라는 표현을 쓸 수도 있긴 하다. 그러나 필자는 옵저버가 가장 명확하다고 본다.

    

라이브가 진행되는 동안은 현장 상황을 두루 체크하면서 특정 상황이 발생하면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인게임 연출 때는 가상 광고를 경기 종료 후에는 광고와 프로모션 영상을 삽입한다. 승리 후 선수들의 기쁜 표정과 활동적인 음악이 내보내진다. 기대감에 가득한 관객들의 표정도 슈퍼 플레이 때의 격정적인 출연진들의 퍼포먼스도 연출에 의해 선택된 내용이 송출된다. 경기가 종료되고 클로징 페이즈로 넘어가게 되면 당일 경기로 인해 산출된 최종 데이터를 여러 방법으로 종합해 보여준다. 여기에는 팀 순위와 MVP 순위 등이 포함된다. 이후 출연진 중 한 명은 MVP 받은 선수와 인터뷰를 한다.

  

준비된 모든 과정이 종료되면 캐스터는 음악과 함께 최종 클로징 멘트를 하고 경기장 전경을 비춰 주면서 방송을 종료한다. 물론 이는 예시일 뿐이다. 어떤 지켜야 할 법칙은 아니다. 구성은 연출자마다 거의 전부 다르다. 최근에는 클로징 이후 방송 종료가 아닌 서브 프로그램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선수 인터뷰를 서브 프로그램으로 편성해 클로징 뒤에 배치할 수도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필연적으로 더 많은 기획을 필요로 한다. 더 많은 기획은 더 많은 볼거리이다. 소비자에게 더 나은 만족감을, 방송국 종사자들에게는 더 많은 표현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스포츠는 타 문화보다 신기술이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신기술이란 디지털 기술이다. 전통 스포츠나 엔터테인먼트와 달리 이스포츠는 본래가 디지털 기반이다. 디지털 콘텐츠를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한 것을 소비자가 디지털 디바이스로 소비한다. 이 과정에서 어느 것 하나 이 신기술이 적용되지 않는 곳이 없다. 친화적이다. 가장 활발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신기술은 XR(확장현실)이다. 이 기술은 시청자가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배경을 그 뒤 가상현실까지로 확장한다.


이 기술이 없었던 과거에는 특수 효과 또는 특수 촬영이라고 불렀는데 크로마키를 활용한 기법이라 할 수 있다. XR은 고도화된 LED와 추적형 카메라가 혼합된 기술로 연기자는 실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LED 영상 앞에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연기가 가능하고 후반부 작업이 간소화된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적용 범위가 넓음과 동시에 다방면에 활용될 여지가 크다. 인상적인 이 기술의 활용을 예로 들면 지난 2017년 베이징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때이다. 


결승전 오프닝 공연 중에 드래건이 출현했다. 영상 속의 경기장 지붕에 나타난 드래건은 이후 경기장을 한번 날아오르고 메인 무대에 내려와 큰 울음소리를 내고 사라졌다. 라이엇 게임즈는 매년 이 기술을 도입하는데 월드 챔피언십의 예선 단계에는 항상 XR 스튜디오로 꾸민다. 2020년 월드 챔피언십의 플레이인 스테이지는 XR 스튜디오가 활용된 대표적인 케이스다. 화면 비친 스튜디오 한 벽면 유리창 바깥에 동방명주는 바로 거기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팬데믹이 이 기술의 도입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었다. 



2020 League of Legend World Championship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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