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무슨 도덕관념이 있냐고?
내가 맞았구나.
'개새끼'
'개싸움'
'개소리'
어릴 때부터 이런 말들을 싫어했습니다. 꼭 욕이라서가 아니라 쓸데없이 개를 비하해서 싫었달까요. 그런데 커서 실상을 알게 되니 역시나 허무맹랑한 소리였습니다.
개들은 정작 '개새끼'란 소리를 들을만큼 나쁜 행동을 하지 않아요. 개를 1000마리 이상 만나봤지만 그런 개를 본 적은 단언컨대 없습니다. 개는 무해하니까.
'개싸움'한다고 하지만 개들은 웬만하면 싸움을 하지 않아요. 자연에는 항생제가 없기 때문에 조그마한 싸움을 하고난 뒤에도 치명적인 상처를 얻을 수 있는데다, 먹이가 풍부하지 않아 싸움에 쓸 에너지를 아껴뒀다 사냥할 때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개들은 타고난 평화주의자.
'개소리'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남을 내 맘대로 통제하거나 과시하려고 필요도 없이 과한 잔소리나 수다는 가만히 살펴보면 사람이나 하지 개들은 정작 자기들끼리 별로 말을 하지 않아요.
쓸데없이 울부짖는 개들은 무엇이냐고 물으시겠지요. 간혹 수다스러운 강아지가 당연히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가 짖는 것은 대개는 이유가 있습니다. 짖는 이유가 해결이 된다면 개들은 곧 짖음을 멈춥니다. 이 역시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데요, 이유없이 과흥분을 하여 짖고 우는 개들은 포식자에게 노출되기가 쉽기 때문이예요. 자연의 상태에서 건강한 개들이라면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외에 불필요한 소음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개소리는 주로 인간이 한다는 말씀.
개가 도덕적인가를 논하기 전에 도덕은 과연 무슨 말이더라?
사전을 찾아봤습니다.
도덕 : 집단의 공존을 위해 정해진 질서나 규칙을 지키는 바람직한 행위
뭐야... . 이건 사전적 의미 그대로 개의 행동이잖아.
개를 쉴드치려고 꺼내본 화두였는데 너무 정확해서 말하고 본인이 더 놀랐습니다.
우리가 개들을 무해하다고 느끼는 것은 단지 느낌이 아니었구나.
개들이 순진하고 생각이 모자라 착하게 생각되는 건 아닐까 막연히 짐작하고 있었는데
언제나 사과는 개들이 먼저 합니다.
물론 강아지 입장에서는 인간인 훈련사가 더 힘이 강한 알파독이기 때문에 눈치를 봐서 그러기도 하지만 오랜 경험상 느낀 점은 개들이 더 착해서입니다. 강아지에게 양보를 하는 것은 많이 봅니다. 자는 개는 건드리지 않습니다. 아픈 개도 먹이가 풍부할 때는 굳이 시비를 걸며 싸우지 않습니다. 정말 턱이 빠질 정도로 놀란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