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가 예쁜 사람

38화

by 무유

38화 미소가 예쁜 사람


————



너를 따뜻한 날에 많이 보았는데,

왜 추운 날만 더 선명하게 남아 있을까,

겨울에 태어나 봄을 기다리는 아이였던 너는,

나에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해 주던 사람이었다.




————





첫사랑으로 인해 마음이

조금 잠잠해졌던 시기에

그날은 따뜻한 날이었다.


스승의 날이었고

빨간 날이라 사람들로 붐볐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였고


지금은 긴바지에 운동화만

신고 다니고 절대로

입을 수 없는 치마와

반바지가 되었지만,


20대에는 긴바지와

운동화를 모르고 살았다.


짧은 치마 아니면 짧은 바지,

다리에 왜 그렇게

자신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20대엔 당연했던

짧은 검정 치마에

워커를 신고


사람이 많은 곳이었다.


길거리는 아니었고

행사 비슷한 곳이었다.


2층에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는데

시선이 느껴져서

아래를 보았는데

키가 크고

하얀 얼굴에


웃는 모습이

유독 예쁜 사람이


주위를 도는 나를 향해

몸이 돌아가면서

계속 보고 있었다.



첫사랑의 이상형이 이해가 되었다.



얼굴이 예쁘지 않아도

웃는 게 예쁜 사람이 있구나를…



처음 본 사람이지만,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아, x 됐다’




의아할 수도 있겠지만,


이 말은


저 사람에게 빠질 걸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이었고,

동시에 끝이 아플 거라는 예감이기도 했다.



‘절대 보지 말아야지,’

‘절대로 빠지지 말아야지!‘



시선을 외면하고

화장실에 갔다 온 친구와 만났다.


”무유야, 저 사람 왜 자꾸 쳐다봐? “


’아직까지 보고 있다고? 오 마이갓!’


누구를 말하는지 단번에 알았다.


“괜찮은데? 밑에 봐봐 저 사람!”


누가 봐도 괜찮은 사람이었지만

직감이 외쳤다.


‘저 사람과는 안돼!’


그러나

세상은 이미

파스텔 색감으로 물들고 있었다.


행사는 시작되었고

친구와 나는 좌석에 앉아

즐기고 있었는데


바로 앞에 그 사람이 있었다.


묘했다.

모든 사람들은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앞을 보며 떠드는데

그 사람은 뒤돌아

친구와 떠들고 웃고 있는

나를 보며 배시시 웃고 있었다.


당혹스럽지가 않았고

마치 둘이 즐거운 대화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오랜만이었다.

저 웃음, 저 눈빛


아빠와 닮아있었다.







그 사람이 웃으면 가면 쓴 나도 괜찮은 사람이려나?


공중에 떠있는 듯한 그런 기분,


모든 세상이 한낮의 그림같이

파스텔 색감으로 덧칠되고 있었다.

설렜다.



그러나

설렘은 곧 불안이다.

이 불안이 괜찮을까?




-다음 편에 계속


다음 편부터는 유료화로 바뀌어요!

아무래도 개인적인 일화이기도 하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얘기해야 하는지

쓰기 전에 부담감이 들곤 했어요.

부담감을 내려놓으려고

멤버십을 결정했어요.

다음 편부터는 멤버십으로 뵐게요.


keyword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