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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조 Jan 24. 2022

무질서 속의 질서

끝말잇기



차를 타고 오는 길. 심심해하는 딸과 끝말잇기를 했다.

마지막 음절을 첫음절로 옮겨 단어를 이어가는 끝말잇기의 규칙을 잘 모르는 아이는 

게임이 진행되는 내내 "나는 뭘로 시작해야 해?" 하고 되묻는다.

수준과 상관없이 아이의 표정은 한 없이 도도하다.

어휘력이 낮은 아이는 "나는 문장으로 할게!"라며 끝말잇기 보다 훨씬 어려워보이는 시작을 한다.

문장으로 끝나는 끝말잇기는 많은 부분 "네"나 "요"나 "음"으로 끝난다.
또 '네'네.

내일, 내면, 내년, 내시경, 네발 짐승, 네발 자전거, 내시까지. 말을 주렁주렁 엮다가 더 이상 단어가 생각해내지 못하자 아이가 답답해하면서 말한다.

엄마 내가 하나 알려줄까?

응?

네! 네! 선생님! 
아이 덕분에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하룻밤 자고, 아침에 눈뜨자 마자 "어제 우리가 했던 게임이 뭐지?" 라며 끝말잇기를 하지고 덤빈다.

엄마. 내가 절대 지지 않는 게임을 하자! 엄마가 시작해

온후.

나는 뭘로 시작해야 해?

후.

후후후- 나는 절대로 끝말잇기 게임에서 지지않는 슈퍼맨~ 안온후님이시다! 슈퍼맨~!

멘탈

멘탈이 뭐야?

마음

온후의 마음은....

하하하. '탈'로 시작해야지

탈탈탈 맛있는 과자를 탈탈탈 털어먹었다네
또 '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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