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해결해보자
아이들은 할머니집 가는 것을 좋아한다.
뻔히 보이는 작전이다.
막내는
"너 할머니집 가서 텔레비전만 보면 안갈거야!"라는 으름장에
"응. 나도 노는 게 더 재밌어."라고 해놓고서는
가서는 할아버지 꽁무니만 쫓으며
"또봇 v 틀어줘."라며 애교를 부린다.
둘째는
"할머니집 가면 심심해"라고 하고서는
할머니 무릎에 강아지처럼 편안하게 턱을 괴고서는
이말 저말 종알종알 수다가 한나절이다.
첫째는
"나 딱 삼십분만 게임할게"라고 사람을 홀린 뒤
제 사촌형만 만나면 어딘가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근다.
뭘 하는지는 하나하나 알 수가 없다.
명절 마지막날엔 심부름을 가는 이모를 신나게 쫓아간
셋이 막대사탕을 물고 나타났다.
저 큰 설탕덩어리는 십분의 일도 먹지 못하고 버릴 것이 뻔한데,
절대 사줄 수 없는 금지 품목이다.
- 샀으면 다 먹어라! -
아이들은 기회를 놓치는 법이 없지.
키대로 나란히 사탕행진이 기막히게 귀엽긴 하다.
아무리 그렇대도 엄마는 이 초대형 막대사탕을 앞으로도 절대 사주지 않을 작정이다.
지금을 즐기거라. 어린영혼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