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저녁의 단상
안개비 개이고 몽롱한 하늘에,
아스라이 떠오르는 여명을 바라봅니다.
태양이 저기 저 끝에서,
푸르게 떠올라 대지를 붉게 태우고 지듯이,
대지에서 태어나 구름이 안개비를 내리고,
메마른 땅을 적시고 적시듯이.
한날의 광명이 빛나도 영원한 것이 아니요.
오늘의 슬픔이 깊어도 영원한 것이 아니요.
모든 순간이
순환하는 계절 속에 피고 지는 낭만이고,
적셔지고 적셔지는 은혜인 것을.
한 날, 한 시절에,
한 낱,
무엇이 그토록 귀하여,
무엇이 그토록 깊고 아득하여,
긴긴밤, 밤잠을 설쳤나요?
2021. 1. 14. 조용한게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