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오전의 단상
잠시 발에 익숙한 신발을 버리고,
다른 신발을 신었다
예뻐서
꼭 신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억지로 그 신발을 꾸역꾸역 신다가
뒤꿈치가 다 까지고
발이 상처투성이가 되어서야 깨달았다.
그 신발은 처음부터
나에게 맞지 않았던 신발이라는 것을
그 신발도 참 예뻤다.
그래서 꼭, 신어보고 싶었는데
그 신발을 신고는 너무너무 아파서
단 한 보도
앞으로
걸음을 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신발을 과감하게 벗었다.
발가락 사이사이로 바람이 숭숭
가슴이 뻥! 뚫린다.
그런데
왜 이렇게 가슴이 아려오는 것일까
왜 이렇게 눈물이 쏟아지는 것일까
잠시 다른 삶을 꿈꿨다.
그런데, 그 삶은 나에게 맞지 않았다.
너무너무 답답해서 가슴이 터질 것 같고
숨이 턱턱 막혀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삶을 내려놓았다.
그 삶도 예뻐보였다.
다만, 나에게 맞지 않았다.
이제야 편안해졌다.
이제는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맞지 않는 삶의 길을 선택하지 않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