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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용한게릴라 Dec 22. 2019

맞지 않는 신발을 신었다

찬란한 오전의 단상


잠시 발에 익숙한 신발을 버리고,

다른 신발을 신었다

예뻐서

꼭 신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억지로 그 신발을 꾸역꾸역 신다가
뒤꿈치가 다 까지고

발이 상처투성이가 되어서야 깨달았다.

그 신발은 처음부터

나에게 맞지 않았던 신발이라는 것을

그 신발도 참 예뻤다.

그래서 꼭, 신어보고 싶었는데
그 신발을 신고는 너무너무 아파서


단 한 보도
앞으로
걸음을 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신발을 과감하게 벗었다.

발가락 사이사이로 바람이 숭숭
가슴이 뻥! 뚫린다.

그런데

왜 이렇게 가슴이 아려오는 것일까

왜 이렇게 눈물이 쏟아지는 것일까


잠시 다른 삶을 꿈꿨다.
그런데, 그 삶은 나에게 맞지 않았다.

너무너무 답답해서 가슴이 터질 것 같고
숨이 턱턱 막혀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삶을 내려놓았다.

그 삶도 예뻐보였다.
다만, 나에게 맞지 않았다.

이제야 편안해졌다.

이제는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맞지 않는 삶의 길을 선택하지 않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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