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저녁의 단상
물비늘 위로 쏟아지는 다이아몬드의 눈물.
그 드높고 빛나는 빌딩 숲 사이로,
한 치 앞도 내려다 볼 수 없는 깊은 어둠 위로,
하염없이 흐르는 강물.
그 도시의 화려함과 어둠의 경계를 따라,
피어오르는 물안개 위로,
영롱하게 떠오르는 단 하나의 달.
강물처럼 흐르고, 흘러, 바다가 되어야지.
달빛처럼 맑고, 영롱하게, 세상을 비추어야지.
그럼에도, 흘러가야 한다. 떠올라야 한다.
고이지 않고,
흐르고 흘러야만 진짜 바다를 만나게 되듯이.
검은 여백에 바람 한 점이 없어도,
둥근 희망 한 줌은 띄워야,
과히, 희망을 희망이라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