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신입사원 모두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약속시간보다 일찍 나오자 다른 직원들과 이야기하던 추추가 대화를 마무리 짓고 직원들을 데리고 엘리베이터로 향한다.
다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나가 배정받은 2층에 도착하자, 추추가 간단하게 이곳에 대해 설명했다.
“이층은 우리 서점에 오시는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며, 그만큼 제일 높은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취미, 실용, 미술, 음악, 운동, 여행, 요리, 동, 식물 등등의 모든 관련 서적들을 취급하고 있고 어느 층 보다 신간 도서들이 빠르게 회전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나나는 위대한 서점 방문이 2번째다.
첫 번째는 서류합격 후 면접을 보러 왔을 때였는데, 면접을 마치고 돌아갈 때 구석구석 살피면서 많은 책들을 구경하고 싶었지만 하루 네 번있는 흰 바위 마을행 기차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충 눈으로 둘러본 것이 다였기에, 지금이 처음과 다름없었다.
2층은 서점이 오프 한 지 30분 정도가 조금 지났을 뿐인데도 벌써 꾀나 많은 손님들이 있었고 신입 사원들과 같은 하얀색 셔츠에 카키색 멜빵바지로 이루어져 있는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반대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게 넓은 공간에 천장 높이까지 줄지어 서있는 키 큰 나무 책장옆에는 작은 도르래가 있고 그 도르래를 움직여 높이 있는 책들을 찾아주는 빨간색과 파란색의 고깔모자를 쓴 키가 작은 요정 직원들이 벌써부터 손님들을 상대하느라 바빴고, 곳곳의 책장 앞과 옆으로 정성스럽게 꾸며진 각 매대의 신간 알림, 특별행사, 이벤트 등을 손님들에게 설명해주고 홍보하는 직원들의 모습은 정말 대단해 보이기까지 했다.
‘정말 세상의 모든 책들이 있다는 게 과장이 아니었구나....’
나나는 이런 곳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기쁨에 좀 전의 3층 문학코너에 배정되지 못해 실망했던 감정이 스르륵 사라져 버린다.
나나는 연신 두리번거리며 눈에 보이는 모습들에 놀라고 또 놀랄 때쯤 추추가 나나의 이름을 부른다.
“송나나 씨~”
“네~? 네!”
깜짝 놀라며 나나가 대답하자 부드러운 미소를 보이며 추추가 가까이 다가오라는 듯 손짓했다.
곁으로 다가온 나나를 누군가에게 소개하는 추추.
“까가미누 코너장님, 이번 신입 사원으로 들어온 송나나 씨입니다 앞으로 많은 것들을 알려주시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추추가 검은 넥타이와 검은색 조끼를 입고 역시나 검은 정장바지와 반짝거리는 검은 구두를 신은 까마귀 얼굴을 한 남자에게 나나를 소개한다.
“나나씨 인사하세요, 앞으로 일하게 되실 B2-1의 책임자이신 까가미누 코너장이 십니다.”
나나는 추추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허리를 깊이 숙이며 인사했다.
“처... 처음 뵙겠습니다, 송나나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씩씩하게 인사하는 나나를 잠시 무표정하게 바라보던 까가미누 코너장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아주 짧고 간단하게,
“그래요, 송나나 씨 저도 잘 부탁합니다” 하고 말하자,
“그럼 나나씨 수고하시고 앞으로 종종 봐요~”
다른 세명을 이끌고 추추가 다시 엘리베이터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며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
“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모두 떠나고 나나가 까가미누 코너장 앞에 멀뚱히 서있었다.
까가미누는 잠시 뭔가를 수첩에 적는 듯하더니,
“나나씨는 우선 B-111 매대와 B0-23 책장 하나를 맡아 일하시면 됩니다, 따라오세요”
뒤돌아 성큼성큼 걸어가자 나나는 대답도 잊은 채 종종걸음으로 까가미누의 뒤를 따라간다.
‘내가 마음에 안 드시는 걸까? 아니면 나도 모르게 무슨 실수를 했나?’
무표정과 건조하고 사무적인 까가미누 말투에 나나는 이런저런 걱정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걸음을 멈춘 까가미누는 커다란 글씨로 B-111이라고 쓰여있는 곳에 서서 일하고 있던 두 명의 직원을 불렀다.
“웽, 베리, 잠시 이쪽으로 오세요”
까가미누의 부름에 각자 하던 일을 멈추고 다가오는 두 사람.
“오늘부터 우리와 함께 일할 송 나나씨예요”
“나나씨 인사해요 여기 이 친구는 웽이고 이곳에서 일한 지 3년 정도 된 베테랑이니까 여러 가지 많은 것을 배우도록 하시고, 여기는 베리, 일한 지는 1년 정도 되었지만 손님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은 직원 중 하나죠,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안녕하세요, 송나나라고 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나나가 웃으며 인사하자, 웽이라는 이름을 가진 직원이 작게 손뼉 치며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한다.
“우와~정말 환영해요 나나씨, 앞으로 친하게 지내요”
커다란 귀와 새하얀 얼굴, 멜빵바지 유니폼이 유독 잘 어울려 보이는 웽의 엉덩이의 아래로 복슬거리는 꼬리가 반가움에 살랑거린다.
그러나 웽 옆에 서있는 빨간 머리와 눈동자를 가진 예쁘게 생긴 베리는 건성으로,
“네, 저도 잘 지내봐요, 물어볼 게 있으면 물어보고요” 하며 표정 없이 인사를 전한다.
그리고 그때 B0-23이라고 적힌 도르래 바구니를 타고 내려온 고깔모자의 요정들이 보이자,
“미씨, 리씨 인사하세요, 오늘부터 이 매대와 책장에서 일하게 된 송나나 씨예요”
“나나씨 여기 두 분은 이 책장을 관리하고 계신 분들입니다”
까가미누씨가 나나를 소개하자 두 요정들 미 크게 미소 지으며 먼저 반갑게 맞이해 준다.
“너무 반가워요, 앞으로 잘 지내봐요~” 초록색 고깔모자를 쓴 요정이 말하자 바로 옆에 있던 빨간색 고깔모자 요정도 웃으며 “이렇게 예쁜 신입사원이라니~ 너무 좋은데요?” 하며 웃는다.
“안녕하세요, 송 나나입니다 열심히 할 테니 많이 가르쳐 주세요”
나나가 고개 숙이며 밝게 인사를 하자 웽과 미, 리는 모두 손뼉 치며 즐거워했지만, 웬일인지 베리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돌린다.
모두에게 나나를 소개한 까가미누는 “자, 일단 인사는 여기까지 하고 모두 각자 자리로 돌아가 일합시다~ 이제 곧 손님들이 몰려올 시간이니까요”
까가미누 말에 모두가 “네~” 하고 대답하고 발걸음을 옮기자 까가미누가 웽을 불러 세우며 나나를 부탁한다.
“일단 웽씨가 나나씨와 함께 있으면서 간단한 업무부터 알려주고, 이따 시간 날 때 서점 안내도 해주세요”
“네, 코너장님, 걱정 마세요” 하고 웽이 대답하자,
까가미누는 나나에게 “나나씨는 당분간 웽씨를 따라다니며 일을 배우도록 하세요, 친절하고 밝은 친구니까 많은 걸 묻고 배우기에 좋을 거예요”
“네, 알겠습니다 코너장님”
나나가 슬쩍 웽을 한번 쳐다보고는 경쾌하게 대답하자 까가미누는 급한 일이 있는 듯 손목시계를 바라보며 빠르게 사라졌다.
“나나씨 오늘은 첫날이니까, 일단 제 옆에서 어떤 일들을 하는지 정도만 보시면 될 거예요”
웽이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말해주자, 나나는 속으로 안도감을 느끼며 “네, 알겠습니다” 하며 웽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나는 사실 서점에서 직원이 할 일들은 손님들을 상대하고 책을 파는 게 전부일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전 내내 웽의 옆에서 지켜보자, 생각보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놀랐다.
웽은 맨 처음 새벽에 배달되어온 신간도서 목록과 수량을 체크하고 적당한 위치를 찾아 진열하면서, 그 자리에 있던 판매가 부진하거나 반응이 별로였던 책들을 따로 묶어 역시나 목록과 수량을 체크 후 지하 창고로 내려가는 커다란 박스에 담아 두었고, 기존 베스트셀러 책과 신간들 중 출간이 되기도 전에 문의가 많았거나, 화제가 될만한 책들을 따로 추려 신간코너와, 이벤트, 특별 할인 코너 등으로 분류해 보기 좋게 정리하면서, 밤사이 주문받은 먼 곳으로 배송될 책과 가까운 곳의 직접 배송 책들을 체크하고 분류해 카트를 끌고 복도를 다니는 배송팀 사원에게 전달까지 해야 했는데, 그 사이사이 끝없이 밀려오는 손님 상대와 전화 문의까지 모두 다 같이 해야 했기에 나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오전 업무가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자 웽이 베리에게 말했다.
“베리 점심 어떻게 할 거야? 나는 나나씨와 함께 먹고 서점을 안내해 줄까 하는데?”
웽의 말에 웽과 나나를 흘깃 쳐다보던 베리는,
“난 좀 더 있다가 먹을게~” 하며 하던 일을 계속 이어나간다.
“그럼 내가 좀 늦을지도 모르니까 도움팀한테 말해 놓는다~”
웽의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베리는 대꾸 없이 계속 일하자, 웽도 크게 신경 쓰지 않은 채 나나를 이끌고 점심을 먹으러 간다.
“저기 도움팀이 뭐예요?”
나나가 웽과 나란히 걸어가며 묻자,
“지금처럼 식사를 하거나 다른 일로 자리를 비우게 될 때 도와주는 분들이 곳곳에 계시거든요, 그분들한테 매대 번호와 이유, 대략적인 시간을 알려주면 볼일을 모두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일해주고 계시답니다”
“와~ 그렇군요”
나나가 조금 신기해하며 대답할 때 마침, 웽이 동그란 노란색의 모자를 쓴 토끼들에게 다가가 잠시 대화를 주고받고는 금방 나나에게 다가와 “저렇게 노란색 모자를 쓰고 계시는 분들이에요, 자 이제 부탁해 놓았으니 안심하고 점심을 먹은 후 자세하게 서점 안내해 드릴게요”
웽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말하자 나나가 큰 기대감을 드러내며 “네 너무 좋아요” 하며 웃었다.
지하 1층 직원 휴게실 반대편에 자리한 직원 식당도 매우 넓었으며, 음식들도 하나같이 너무 맛있었다.
‘직원 휴게실도 엄청나게 넓었는데...’ 나나는 연신 고개를 들어 이곳의 끝은 어딜까?
하며 주위를 살핀다.
“맛은 어때요? 괜찮아요?”
웽이 이런 나나를 보며 묻자, 주위를 둘러보던 나나가,
“아, 네네~ 진짜 맛있어요, 이런 맛있는 음식을 공짜로 주다니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직원 식당도 맛있지만 후문밖에 유명한 음식점들도 많아요, 다음에는 제가 자주 가는 곳으로 같이 가요”
웽이 말하자, “네, 좋아요” 하며 소스가 맛있는 샐러드를 한입 가득 먹은 나나가 웃는다.
‘정말 다행이다, 웽씨처럼 좋은 분과 같이 일하게 되어서’ 나나는 진심으로 기뻤다.
배불리 점심을 먹은 나나와 웽은 1층부터 4층까지 안내를 해주고 지켜야 할 몇 가지들도 설명해 주었다.
“업무는 9시부터 시작이지만, 서점문이 열리기 10분 전 모든 직원들은 각자 자리에서 대기해야 하니까 여유 있게 도착해서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매대 앞으로 오면 되고, 간혹 다른 층을 다녀와야 할 일이 생길 텐데 아직 길이 익숙하지 않으니, 좀 전에 봤던 노란 모자를 쓴 도움팀 분들을 찾아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받으세요”
“네”
미리 챙겨 온 작은 수첩에 받아 적는 나나
“그리고 창고 층인 지하 2층도 매우 넓고 복잡 하지만, 우리 코너에서 쓰는 구역이 따로 정해져 있으니까 한두 번만 저와 같이 내려가 보면 혼자 찾아가 가에 큰 문제없을 거고요... 5층은 면접 보실 때 올라가 보셨죠?, 그곳은 일반 사무를 보고 회의를 하는 곳이며, 6층은 총 지배인님이 생활하는 곳이에요”
“아, 네~그런데 면접 볼 때도 총 지배인님은 못 봤던 것 같아요?” 하고 나나가 묻자,
“총지배인님은 무척 바쁘셔서 자리에 계실 때보나 안 계실 때가 더 많아요”
“그렇구나...”조금 실망한 듯 나나가 말하자, 웽이 슬쩍 미소를 띠며
“아~ 나나씨도 소문 들으셨군요? 위대한 서점의 총지배인님이 엄청난 미남이라는 소문을요~”
순식간에 얼굴이 토마토처럼 달아오른 나나가 손사래를 치며 당황했다.
“아니에요~ 절대로 그런 게 아니라” 하며 당황해 하자, 큰 소리로 웃으며 웽이 나나를 진정시킨다.
“푸하하하~ 뭘 그렇게 놀라요? 다들 궁금해하는 건데요 뭐~”
나나는 빨개진 얼굴을 손부채질을 하며 웽에게 아직 듣지 못한 층에 대한 질문을 했다.
“그런데, 지하 3층은요? 지하 3층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는데 어떤 곳인가요?”
나나가 묻자, 웽이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
“음~ 아마 나나씨는 지하 3층을 갈 일이 없을 거예요, 나나씨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직원들은 3층에 가지 않아요, 아니 못 간다고 말해야 더 정확하겠네요”
웽의 설명에 두 눈이 둥그레진 나나가
“어째서요?” 하고 다시 되묻자,
웽이 진지한 표정으로 “지하 3층은 각종 마법서와 주문, 저주, 연금술 같은 특수한 부류의 전문서적을 취급하고 있어요,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찾아오는 손님들도 보통 사람들이 아니고, 특별한 출입증이 없는 한 그 안으로 들어갈 수도 없답니다”
웽의 설명을 들은 나나는 불쑥 호기심이 들어 좀 더 지하 3층에 대해 묻고 싶었지만, 어느새 매대에 도착했고 많은 손님들에 둘러싸여 정신없이 오후 시간을 보내야 했기에 질문은 다음으로 미뤄 두었다.
그렇게 혼돈의 첫날 근무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나나는 피곤함에 잠시 깜빡 졸다 내려야 할 정류장을 지나칠뻔했다.
겨우 내려 오덕이의 집으로 돌아온 나나는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목욕을 마친 후 침대 위에 기절하듯 쓰러진다.
“으아아~~ 이제야 살 것 같다~~”
엄청난 긴장감과 처음으로 겪는 많은 사람들의 응대와 자잘한 심부름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니 두 다리는 물론이고 온몸이 피로감과 쑤셔오는 통증에 휩싸였다.
이때 똑똑하는 노크 소리와 함께 오덕이가 따뜻한 레몬티를 가지고 들어온다.
“뭐야~ 하루하고 뻗은 거야? 그럼 당장 때려치우고 내일부터 나랑 놀러나 다니자”
오덕이는 지쳐 쓰러진 나나에게 찻잔을 주며 말하자, 나나가 배시시 웃으며,
“그거 정말 혹하는 유혹인데~ 하지만 하루하고 손을 드는 건 말도 안 되지, 못해도 한 달은 채우고 봐야지~”
“쳇, 그깐 일이 뭐 그리 좋다고~”
뾰로통한 얼굴의 오덕이를 바라보며 나나는 묻지도 않은 웽과 코너장님, 베리와 책장 요정들에 대해 말해 주었다.
나나의 말을 모두 들은 오덕이가 대뜸
“그 베리라는 애 널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
하고 묻자, 나나도 입을 삐죽이며,
“응, 그런 것 같아, 실은 아까 퇴근 준비할 때 내가 흰 바위 마을에서 왔다고 하니까 어쩐지 날 보자마자 촌사람 같았다고 했다니까”
나나가 향기로운 레몬차를 홀짝이며 말하자,
“진짜? 뭐 그런 게 다 있어? 그래서 넌? 그런 소리를 듣고 멍청하게 가만있었어?”
오덕이가 발끈한다.
“내가 뭐라 하기도 전에 웽씨가 먼저 베리 씨도 작은 시골 마을에서 오지 않았냐며, 자기도 베리 씨를 처음보고 촌에서 온걸 바로 알아봤다고 맞받아 쳐주니 막 화내면서 먼저 가버린 거 있지?”
“오~ 그 웽이라는 친구 너한테 관심 있나?”
오덕이가 실눈을 뜨며 물었지만,
“아니야~ 웽씨는 친절한 것뿐이야, 4층에서 일하는 여자친구와 손잡고 퇴근하더라...”
나나가 부러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쳇~ 난 또, 뭐 재밌는 일이 생길까 기대했네...”
오덕이가 실망한 듯한 표정으로 방을 나가며,
“어째든 값싼 노동을 하루종일 하느라 수고 많았네 일찍 자라 노동자여~”
“응, 오덕이 너도 하루종일 빈둥거리느라 피곤할 텐데 일 짝 자라 내일도 백수인 자여~”
서로 웃으며 말한다.
그날밤 불 꺼진 방안에 푹신한 이불을 둘둘 말고 나나는 잠을 청하며 생각했다.
‘나도 남자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럼 퇴근도 같이 하고 휴일에는 데이트도 하는...’
나나는 하루라도 빨리 멋진 남자와 사랑에 빠지길 온 마음으로 기도하며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