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많아질수록
낙엽은 떨어져 가고
초연한 얼굴로
때가 왔음을 아네
손에 들릴 관 한 짝도 남기지 않아
순례자들은 계절을 짊어지고 가야만 하지
앙상한 가지 위에 얹어놓은 수의
길었던 고민을 두고 빠져나가는 넋이
칼날이 되어 춤을 추며 돌아가네
그래 너희가 지나간 자리 위에
거뜬히 피어오르리
다시는 기억 못 할
발자국 위로
봄이 될 테니
계절을 두고 돌아오는 날
다시 만나리
글을 좋아하는 사람, 집단무의식 심리 치유 소모임 <꿈지락>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