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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Oct 14. 2018

유튜버 도전하기

세상에 이런 날도 오는구나!

10년 전쯤 UCC(User Created Contents)라는 익숙하지 않은 용어가 유행했다. 회사 내 이벤트를 하면서 UCC 공모를 하자는 의견이 나와 UCC가 무슨 뜻인지 검색해 본 기억이 난다. 


'동영상 편집을 뭐하러 귀찮게 해. 그냥 카메라로 찍어서 올리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으로 UCC를 얕잡아 보았고 지금까지 별 관심 없이 살았다. 친구들이 요즘 사람들은 유튜브로 검색한다는 말을 해도 무시하고 인터넷 검색만 사용했다. 하지만 이제는 TV 예능 프로그램에 1인 방송 크리에이터가 나오고 초등학생 장래희망 1위가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세상이 왔다 (2018.9. 25. 일간투데이 기사). 


글쓰기 모임에서 낭독을 시작으로 나에게 변화가 생겼다. 그룹콜을 통해 처음에는 자신의 글을 낭독하다가, 시간이 부족하여 녹음하여 올리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그 과정에서 글을 눈으로 읽는 것도 좋지만, 목소리를 들으면서 읽는 것도 좋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작가의 목소리에서 글과 다른 무언가가 다가왔다. 글쓰기 모임의 선생님인 공심님이 유튜버에 관심이 많다고 자주 말했지만 그때만 해도 딴 세상 이야기처럼 들렸다.


피터님이 주최한 유튜브 영상 만들기 스터디 모임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과연 내가 유튜브 영상을 만들 수 있을까? 뭐 스터디라니 좀 들어보고 그때 결정하자.'


이런 심정으로 가입했다. 처음 채널을 만들라는 지시에 어리바리 채널명을 만드는 법도 잘 몰라서 헤맸다. 유튜브에서 채널명은 구글 프로필 명으로 되는데, 영어로 입력하면 "이름 성" 순으로 나오고 한글로 등록하면 "성 이름"순으로 나온다는 사실을 몰랐다. 또한 구글 프로필 수정이 유튜브 채널명에 반영되기까지 일정 시간이 걸리는지도 몰랐다. "일과 삶"으로 보이길 원했던 나의 채널명은 급한 내 성격으로 결국 "삶 일과"로 바뀌었고, 다시 변경하기 위해서는 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다른 회원들이 올리는 글과 동영상을 열심히 보면서 하나하나 배워나갔다.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화면 캡처 툴을 사용하여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쇼를 제작해보기도 하고, 유튜브 크리에이터 스튜디오에만 의존해서 제작해보기도 했다. 일일이 찾아가며 익히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한두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역시 난 아닌가 보다. 그냥 글만 써야 할까 보다.'


이런 생각도 들었다가 오기도 생겼다. 글이 목소리, 음악, 영상과 조화를 이루며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동영상을 보면서 나도 그런 작품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시작했는데 결과물 하나는 만들어보자는 욕심도 나고 무엇보다 만들면서 재미가 있었다. 결론은 동영상 편집 툴이 있어야 함을 알게 되어 곰믹스 프로를 사용했다.


이어폰으로 녹음하니 음성 품질이 떨어져서 아들에게 게임용 마이크를 빌렸다.

"헐, 엄마 유튜브 도전해? 뭐 하긴 할머니들도 하더라."

"자막 색이 왜 이래?"

"목소리 구리다."


온갖 구박을 버티며 데뷔작을 만들었다. 많이 부족하지만 2주 동안의 시간 투자로 나온 동영상에 애정이 간다.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서 부끄럽지만 뿌듯하다. 지난 2주간 쏟아 부은 땀과 노력이 10년간 동영상 제작을 거부한 벌 같았다. 


UCC 제작 열풍이 시작되었을 때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변화를 거부한다고 해서 영원히 없이 살지는 못할 텐데. 그때 좀 더 적극적으로 배웠다면 지금은 엄청난 파워유저가 되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에라도 시작하여 감사하다. 다른 것은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글쓰기로 단련된 콘텐츠가 있어 다행이다. 이제 유튜버의 여정을 즐길 타임이다.


일과삶 첫 유튜브 제작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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