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는 너를 사랑해
"긍정의 훈육은 친절하면서 단호한 것이지, 아이를 극단적으로 제한하거나 아이가 마음대로 행동하도록 방임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략) 많은 이가 ‘벌주지 않는 것’이 ‘관대한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제한이나 가이드 자체는 단호해야 하지만, 제한하는 방식은 어디까지나 친절해야 합니다."
《바쁜 부모를 위한 긍정의 훈육》1부 2장 격려 모델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친절하면서 단호하게 대하는 방법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친절할 때는 모든 것을 허용하는 관대한 엄마였고, 단호할 때는 (통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원칙을 지키도록 강요하는 그 누구보다 무서운 엄마였다. 두 역할을 오가려니 쉽지 않아서 나는 친절한 엄마 역할을, 남편은 단호한 역할을 맡았다. 《바쁜 부모를 위한 긍정의 훈육》을 읽고서야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이의 행동을 교정하기 전에 친절하게 유대를 맺거나 아이의 감정을 확인하면 아이는 유대감과 소속감을 느낀다. 그런 안정감을 제공한 후에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단호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 이 책에서 소개한 뇌과학의 원리에 맞게 아이가 안전하게 받아들이며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항상 제한이나 가이드를 제공할 때 긍정적이라기보다는 엄격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아이를 존중하지 않고 '우리 어른이 먼저 살아봤고, 이게 인생의 정답이니까, 너는 우리가 시키는 대로 따라야 해'라는 태도로 존중을 강요했다. 친절하면서 단호한 행동이 결국 아이를 존중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몰랐다.
책에서 나온 예시처럼 장난감 때문에 아들과 크게 싸운 적이 있다. 쇼핑하러 갔는데 아들이 장난감을 사달라고 억지를 부렸다. 이미 많은 장난감이 있어서 사주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했으나 친절함은 결여되었다. 아들은 큰 소리로 울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바닥에 누워 발버둥 쳤다. 때로는 당황스러워 무작정 불필요한 장난감을 사주기도 했고, 때로는 진저리가 나서 그런 아들을 내버려 두고 마트에서 나온 적도 있다.
아들은 어쩌면 그 장난감이 꼭 갖고 싶기보다는 엄마와의 유대감과 소속감을 확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 자리에서 내가 아들의 감정을 확인하는 말을 했더라면, 한 번 안아주면서 "엄마는 너를 사랑해."라고 말했더라면 어땠을까? 어린아이가 있는 부모는 이런 상황에 마주친다면 꼭 친절하게 유대를 먼저 맺은 후 단호하게 말하길 권한다.
비단 아이와 부모만의 관계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리더십을 발휘하여 직원에게 행동의 변화를 요구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원칙을 지킬 것을 강조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기분 나쁘게 '원칙은 원칙이니까 지켜야 한다'는 식의 원론적인 발언을 피해야겠다. 먼저 인간적인 유대를 맺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한 후에 단호하게 원칙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게 상대를 존중하고 자신도 존종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