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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Dec 22. 2020

영어 원서 읽기 꿀팁 세 가지

하루 15분 투자로 한 달에 원서 한 권 읽기


원서는 수업에 교재로 선정된 경우에만 읽는 거라고 여겼다. 일반 독서를 위한 원서 읽기는 사실 잘 이해도 안 되고 훈련도 부족했다. 무엇보다 첫 페이지를 읽을 때 모르는 단어와 부닥쳤고, 잠시 멈추고 사전을 찾다 보면 맥락을 잃었다. 중간에 사전을 사용하지 않고 읽는 게 좋다고 해서 모르는 단어를 찾지 않고 읽으니 답답하기만 했다. 처음엔 쉬운 책부터 시작하라고 해서 아이들 동화책을 시도했으나 오히려 아이들 말투의 단어 때문에 더 어려웠다. 원서 읽기 시도는 내 인생에서 없을 거라 믿었다


이런 나에게 번역의 기회가 찾아와서 341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한 번에 읽는 기적을 체험했다. 빨리 책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었을까? 그 계기로 원서 완독의 두려움이 사라졌다. 영어 특강에서 강사님이 "젊은 시절부터 원서로 책을 읽지 않은 게 후회가 된다"라는 인상적인 말을 했다. 그 말에 공감하며 지금부터라도 읽으면 된다는 생각과 함께 즉시 실천에 옮겼다. 자신감 뿜뿜하는 상황에 물을 만났다고나 할까.


매일 15분 독서를 하는 습관에 원서 읽기 15분을 더하기로 했다. 그야말로 습관 쌓기(Habit Stacking)다. 그 결과 원서를 한 달에 한 권꼴로 읽는다. 참고로 우리말 도서는 일주일에 한 권 읽는 편이다. 아래 표에서 올 3월부터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원서 목록과 난이도를 표기했다. 11권의 원서를 읽으며 얻은 경험으로 원서 읽기에 도전하려는 분에게 꿀팁 세 가지를 전한다.


지금까지 완독한 원서 (난이도는 임의 기준임)


┃구매 -  책 크기를 반드시 확인하라


사람들이 야심차게 원서를 읽으려고 구매했다가 포기하고 책을 팔기에 중고 서점에서 득템할 수 있다고 들었다. 내가 읽고 싶은 원서가 있을까 해서 알라딘 중고서점을 가보았는데 생각보다 원서가 많지 않고, 있어도 새 책 느낌이 아니었다. 결국 온라인 서점을 활용했다. 하드커버, 페이퍼백, 출판 연도에 따라 같은 책도 여러 권이 검색되기에 페이퍼백으로 선택하여 처음 몇 번은 성공적으로 구매했다. 《Factfulness》는 원서가 번역서의 반값이라 신나기까지 했다. 


아뿔싸,  Barking Up the Wrong Tree》 구매는 망했다. 가로 10.5cm, 세로 16.7cm의 미니북이었다. 9권의 원서를 구매하며 한 번도 책 크기를 고려하지 않았다. 눈을 내리깔고 깨알 같은 글을 읽으며 큰 책으로 재구매할까 망설였지만, 책 내용에 푹 빠져서 멈출 수가 없었다. 매일 15분, 5~6페이지를 읽을 때마다 통찰이 나를 위로했다. 아니 내 시린 눈을 달래줬다. 그 이후로 온라인 서점에서 꼭 책 크기를 확인하고 구매한다. 일단 가격이 저렴한 페이퍼백 혹은 Mass Market Paperback이라고 표기된 책은 유의해야 한다.


읽거나 읽을 예정인 원서들, 《Barking Up the Wrong Tree》가 제일 작다


┃난이도 - 소설보다는 자기계발서, 모르는 단어는?


첫 완독 원서가 《Positive Discipline for today's busy parent》인데 사실 육아서라기보다는 자기계발서에 가깝고 전공 분야라 더 쉽게 읽었다. 다음으로 읽은 《Factfulness》 역시 어렵지 않았다. 세 번째 시도한 책이 《The moon and sixpence》인데 72페이지까지 읽다가 포기했다. 자기계발서는 의미가 분명하니 단어도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소설의 경우, 묘사를 주로 사용하니 처음 보는 형용사로 가득했다. 평생 사용하지 않을 단어를 찾아가며 책을 읽기엔 시간이 아까웠다. 번역서 《달과 6펜스》를 먼저 읽고 원서를 봐서 스토리에 흥미를 잃은 점도 한몫했다.


원서를 읽으며 단어를 찾아야 할까 아니면 의미를 잘 몰라도 참고 계속 읽어야 할까? 원서 읽기를 도전하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질문이다. 나 역시 그랬다. 참고 계속 읽어야 한다는 말에 예전에 원서 읽기를 시도했다가 답답해서 포기했다. 무슨 뜻인지도 잘 모르는데 무작정 읽기가 힘들었다. 가급적 짐작이 되는 단어는 그냥 넘어가고 반복되는데 잘 모르거나, 뜻을 알아야만 책 내용이 파악될 단어라면 멈추고 의미를 파악한다. 15분 동안 매일 원서 읽기를 한다지만, 책과 씨름하는 시간은 최소 15분에서 30분까지 걸린다. 처음엔 단어를 찾아 책에 뜻을 적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냥 사전만 찾아보고 넘어간다. 잊으면 또 찾으면 되니까. 찾은 단어를 노트에 정리하면서 보면 좋다고도 하지만, 독서를 즐기는 게 목적이기에 권하고 싶지 않다.



┃시작 - 펭귄 리더스 시리즈 고려


최근 《Originals》를 완독했다. 번역서 《오리지널스》는 두꺼운데 왜 원서는 얇은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책 뒤에 다양한 연습문제가 나와서 뭔가 했다. 다시 보니 Penguin Readers 시리즈 책이었고,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책의 내용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Adam Grant가 아닌 Nick Bullard라는 작가가 다시 쓴 책이었다. 의도와 다른 책을 읽었지만 덕분에 소중한 정보를 얻었다. 


S부터 7까지 레벨의 책이 있고, 책 뒤에 그 레벨이 표시된다. (Readers Handbook p3 내용 중 일부)


책마다 Level이 표시되어 Penguin Readers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리더스 핸드북을 참고하면 본인 수준에 맞는 책을 선택할 수 있다. 레벨은  Common European Framework of Reference (CEFR) 기준에 맞추어 제시되는데 자세한 내용은 CEFR 위키를 참고하시라. 원서를 처음 읽기 시작하는 분에게는 펭귄 리더스 시리즈를 추천한다. 온라인 서점에서 Penguin Readers로 검색하면 다양한 레벨의 책이 나온다. 


원서를 완독한 후 번역서를 읽는다. 원서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고, 내용을 머릿속에 정리하는 차원이다. 한 권의 책을 영어와 우리말로 읽으니 작가의 의도가 더 깊게 다가온다. 원서를 읽는다고 영어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건 아니다. 매일 15분 투자로 낯선 영어와 친해지고 싶은 생각이다. 한 달에 한 권 정도 읽으니 적어도 일 년에 12권의 원서를 읽을 것이다. 10년이면 120권이다. 누적의 힘을 믿는다.


PS. 제가 운영하는 매일 독서 습관 쌓기방에서는 저 외에도 원서를 읽는 분이 있습니다. 함께 참여하며 정보를 공유하실 분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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