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내부검사
내검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여러 가지다.
절반이라고 했지만, 사실 그 이외에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른다고 하는 게 솔직한 말이다. 그래도 필요한 것은 일단 관찰이다. 계속 보다 보면 평균을 알게 되고, 경험이 쌓이면 평균과 다른 점을 잡아낼 눈이 생긴다.
진짜 벌집은 처음 보았다. 벌집은 물렁물렁했다. 벌집을 이루고 있는 벽(밀랍)은 얇은 양초 같았고, 잘못 만지면 우그러졌다. 이런 연약한 집에서 수천 마리가 매달려 산다니. 인류는 오랜 시간 꿀벌이 완벽한 육각형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경탄해 왔다. 서로 다른 꿀벌이 어디서 출발해도 가운데에서 만날 때는 정확한 육각형이었다.
벌집은 기왕이면 꺼낸 위치에 그대로 넣는 게 좋다. 벌은 본능에 따라 먹이를 바깥쪽에 저장한다. 벌집 위치가 바뀌면 짐을 빼고 옮기는 수고가 추가된다. 또 하나는 여왕벌은 이동 방향대로 알을 낳기 때문이다. 이는 나중에 태어나는 꿀벌에 맞춰하는 작업을 번거롭게 할 수 있다. 벌집 양쪽 모두에서 여왕벌을 찾는다.
벌집은 들고 있는 그대로 180도 돌려 위아래를 뒤집어서 보는 것이 빠르다. 하지만 물이 똑똑 떨어지는데, 아직 농축되지 않은 꽃꿀이 원심력에 의해 벌방에서 나오는 것이다. 벌집의 벌방은 드럼세탁기처럼 하늘을 향해 기울어져 있다. 개미허리 같은 일벌들의 허리건강을 위해 세계 꿀벌 연맹 노동위원회 지침에 따라 벌방을 하늘을 향해... 는 아니고. 방이 수평으로 만들어져 있으면 꽃꿀이 아래로 흘러버릴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