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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녀녕 Mar 14. 2024

봄, 봄이 왔어요

계절감을 느낀다는 것

[봄: 제10부]



아침 날씨가 포근해짐에 따라 몸이 움츠러드는 일이 적어지고 해가 뜨는 시간과 저무는 시간이 달라짐에 봄이 왔구나를 실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봄이 좋아서 만나는 사람마다 “ 봄날씨예요. 봄이에요.” 로 운을 띄우며 대화를 시작했고 상대방은 봄 타는구나라고 말을 하곤 했다.


 어느 강연자가 말하기를 계절이 오는 걸 유난히 잘 느끼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이라고 한다. 계절의 변화를 감정이 지쳐있는 사람 혹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사람은 잘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계절의 변화를 잘 느끼고 감정을 잘 표현한다라는 건 정신이 건강한 상태임을 보여주라는 거라고 말이다. 그 강연자의 말을 듣고 그 말도 일리가 있구나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통상적으로 아이들은 감정 표현을 솔직하게 하며 표현이 풍부하고 어른은 성숙할수록 감정을 적절히 표출하고 절제할 줄 안다고 말한다. 그래서 감정을 잘 느끼고 표현한다는 것을 미성숙하게 보는 시선도 더러 있다. 계절감을 잘 느끼는 것에 대해 “밝다. 사람이 밝아. 아직 아이처럼 순수한 것 같다.”라는 답변이 돌아올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미성숙하다’와 ‘성숙하다’  갖고 있는 사전적 의미가 궁금하여 찾아보았다. 전자는 ‘성숙하지 못하다’라고 간단하게 쓰여 있었다. 후자의 뜻은 ‘몸과 마음이 자라서 어른스럽게 되다’라는 의미였다. 추가로 ‘어른스럽다’ 갖고 있는 뜻은 무엇일까 궁금하여 검색해 보았다. 사전에서는 ‘ 다 자란 사람’ 혹은 ’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이 뜻을 살펴보니 감정에 솔직하고 표현이 풍부하다는 게 어리거나 순수하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것도 아니고 성숙하고 어른스럽다고 해서 감정을 절제할 줄 아는 사람으로 정의된 것도 아니었다.


 나는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미성숙함과 성숙함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감정만을 놓고 본다면 감정이라는 건 본디 자유롭고 감정 그 자체이며 어른스럽다 혹은 성숙하다는 틀에 씌워진 것이 아니다.

 패딩을 입기에는 조금 덥고 코트나 재킷을 입기에는 쌀쌀한 지금, 나는 봄이 주는 약간의 찬공기와 맑은 하늘을 보며 설렘을 느낀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봄이 왔구나, 여름이 왔구나, 가을이 왔구나 하며 계절이 오는 기쁨을 함께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스스로가 어른이니까 어른답게 행동해야 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절제하지 않았으면 한다. 감정이라는 게 본디 자유로워서 누르면 누를수록 다른 곳으로 튀어 오르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지금 내 감정 상태는 이렇구나 를 느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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