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창립자인가요?
네. 오늘도 죽지도 않고 돌아온 각설이 백수입니다.
공식적으로 저는 뉴스레터의 창립자이자 발행인이 되었습니다만.
여전히 무직입니다.
즉 9 to 6의 근무에 매월 10일 내지 25일에 월급이 들어오는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아. 근데 이제는 잘 모르겠어요.
내가 진짜로 회사로 돌아가고 싶은건가?
왜냐면 백수 생활이 저에게 너무 잘 맞아요.
사실 백수가 안 맞는 사람은 없겠죠. 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삽니다. 뭐, 돈 드는 일만 아니라면요.
자고 싶을 때 자고, 걸어서 동네 한 바퀴도 하고, 도서관도 갑니다.
마음에 드는 전시가 있으면 구경도 가고, 가끔 채용 사이트를 관성적으로 뒤적이기도 합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제가 이력서를 내지는 않습니다.
몇백번이 넘어가니, 이제는 이쯤해도 됐다. 싶어서요.
대신 그냥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냥 부자 말고 시간 부자가 되고 싶어요.
내 시간을 내가 온전히 쓰고 싶거든요.
회사에 매여있을 때는 잘 몰랐거든요.
근데 내 시간을 내가 온전히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즐겁더라고요.
돈은 그냥 먹고 살 만큼만 있으면 되는 거 같아요.
그게 뭐, 어느 정도일지는 사람마다 다른 문제겠지만요.
하여간 저는 창립자이고, 발행인이고, 아직도 무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