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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무직일기 14화

영원히 계속되고 있는 무직생활

이제는 구직의사도 별로 없어졌어요

by 우연우

영원처럼 무직 생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좋아요. 이제 체념의 단계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요즘은 뉴스레터를 발행하며, "나는 뉴스레터 발행인이다"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단지, 그걸로 수익이 나지 않을 뿐이죠.

제 일상은 꽤 루틴하게 돌아갑니다. 무직이라고 해서, 푹 퍼져서 집에만 있으면 안 돼요.

백수들도 바빠야, 요즘 백수라고 할 수 있답니다!


저는 일단 아침 7시경 일어나, 든든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주로 그래놀라와 바나나, 뜨거운 차를 마십니다. (이런 부르주아같은 생활은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요?)

곧장 나가서 공원을 한바퀴 돕니다.

아침에 바로 공원 산책을 하는 이유는, 그때가 좀 더 시원합니다. 그리고 그때 사람이 별로 없어요.

오후에는 사람도 많고, 개도 많고, 자전거도 많고, 러닝하는 사람도 많고, 하여간 너무 많아요.


그래서 아침 햇살을 쬐면서, 생각 정리를 하면서 한바퀴를 돌고 돌아옵니다.

이때 곧바로 집에 돌아갈 때도 있고, 작은 카페에 들러 아인슈페너 한 잔을 마실 때도 있습니다.

동네 개인카페인데, 아인슈페너 맛이 기가 막히더라구요. (이런 부르주아같은 생활은 언제까지 계속될까요?22)


그런 다음, 집에 돌아와서 점심을 먹거나 밖에서 점심을 때웁니다.

점심 식사 후, 집에서 커피를 내리고(부르주아3)

책상 앞에 앉아 오후에는 작업을 합니다. 주로 글을 써요.

뉴스레터 글도 쓰고, 각종 SNS에 올릴 글도 씁니다. 소설 작업도 하고요.

이때 이것저것합니다. 구직 사이트 뒤적이기도 하고, 유튜브도 보고, 음악도 듣고요.

좀 길게 작업할 때도 있는데, 보통은 2-3시간 작업하면 집중력이 바닥이 나서, 이후에는 약간 쉽니다.


그리고 저녁에 되면 밥을 먹고, 여유시간을 가지다가, 자기 전에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을 약간 읽고,

일기를 쓰고, 스트레칭을 하고 잠에 듭니다.


정말 직업이 없다는 사실만 빼면 완벽한 하루이지 않나요?

저는 요즘 하루하루가 너무 충만합니다.

다시 회사생활로 돌아갈 수 없는 몸이 된 것 같아요.

왜 조상님들이 유배지에 가서 그렇게 수많은 책을 집필할 수 있었는 지 알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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