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사장님을 꿈꾸는 친구와의 수다
이름: KM
대학생, 막 학기
고3 시절 목표: CEO
경제학 전공
==============
이제 막 학기인데 계획이 있어? 어떤 걸 준비를 하겠다
KM
일단 취업 준비를 하지 않을까. 지금 하고 있고. 아무래도 경제학과니까 금융 쪽으로 가겠지. 은행이 될 수도 있고 증권사가 될 수도 있는데 아마 증권 쪽으로 준비하지 않을까 싶긴 해.
증권이라는 분야가 원래 관심이 있던 데야? 아니면 경제학과 와서 생각하다 보니까 가려는 거야?
KM
근데 학과가 되게 중요한 것 같긴 해. 나는 학교를 두 번 갔잖아. 중국어과일 때는 사실 중국 쪽에 대한 거밖에 생각을 안 해봤단 말이야. 그런데 경제학과 오면 배우는 게 다 그쪽이니까.
어쨌든 전공을 살리려는 거네.
KM
그렇지 그래서 과를 잘못 선택했나라는 생각을 4학년이 돼서 했지.
그 생각이 들었던 이유가 뭐야? 잘못 선택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게?
KM
늘상 과 애들끼리 하는 얘기긴 한데. 보통 경영, 경제를 상경계로 묶잖아. 다른 학교의 경제학과는 어떤 느낌인지 모르겠는데, 실용성이 많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경제 자체가.
너무 학문적인 느낌?
KM
그렇지. 경영대하고 비교하면 항상 그런 얘기가 많이 나오니까. 경영대는 재무나 회계 관련 수업이 많으니까 아무래도. 그런 부분들 없이 이론만 배우는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고. 뭐 미분밖에 안 해.
어쨌든 경영은 좀 실무적으로 써먹을 만한 걸 배우는데.
KM
그런 느낌을 받지. 뭐랄까 경제 자체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을 해야 하는 게 제일 중요하잖아. 경기가 어떻게 될지를 알아야 되는데 사실 학문 자체가 ‘지금까지 이랬으니 이럴 것이다’라는 건데. 그 백테스팅에 대한 부분만 너무 강조해서 배운 느낌인 거지.
생각했던 거와 달랐던 거네.
KM
경제라고 하면 사실 돈이라. 돈을 어떻게 벌 것이냐도 중요하고. 그게 국가 차원인지 개인 차원인지의 문제도 있겠지만. 그런 걸 어쨌거나 예측을 해야 되는데
과거의 사례만 너무 중심이다?
KM
나는 그렇다는 거지. 학부생이라서 그럴 수도 있고. 대학원 가면 다를 수도 있겠지.
그러면 어렸을 때 목표가 CEO, 경영인 이런 거였잖아. 그 목표가 경제학과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친 거 같아?
KM
그렇지. 결은 하나라고 생각해. 사람 살아가는데 하고 싶었던 거는 해야 되는 거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그렇게 만들어야지. 증권이나 이쪽으로 가려는 것도 그런 얘기도 많잖아. 찌라시. 그런 것도 여의도 발이고 어쨌든 남들보다 정보를 많이 알아야 하고. 지금이야 화두 되는 것들이 좀 지나긴 했어도 4차 산업혁명인데. 만약 떼돈을 벌갰다고 하면 그다음 세대가 한 우리 마흔, 오십 일텐데. 그때 뭘 할지 미리 생각을 해야 하니까. 2, 30대 때는 그 베이스 다지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야지.
나도 생활기록부 보니까 뭐 사업가, 경영인이던데. 나도 그 당시에 CEO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거지. 경영인에 대한 개념이 다 다른 건데. 그냥 돈 많이 버는 대빵이 되고 싶다. 새로운 기업을 설립을 하겠다. 지금으로 치면 스타트업 정도 되겠지. 어떤 식으로 할지는 현직에서 일도 배워봐야. 달라지지 않을까.
너 같은 경우는 인생에서 하나의 큰 목표를 정해놓고, 계속 그거에 맞춰서 가려는 편이야?
KM
응. 일단 돈이고 조금 더 위에 생각을 해보면 행복 정도? 그런데 난 행복하려면 돈이 있어야 된다는 사람이라.
너 같은 경우는 수능을 굉장히 많이 봤잖아. 25살에 입학한 거지?
KM
25살에 입학했지.
그러면 어떻게 해서든 대학 레벨을 높여야겠다는 것도 그거에 대한 일환에서 비롯된 선택이야?
KM
아니 집에서 원하셔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건데. 대학 간에 당연히 입결의 급간도 있고 인프라 차이도 당연히 존재하는 것도 아는데. 대학 차별화하자 이런 얘기는 아닌데. 만나는 그룹이 달라지는 느낌은 있는 것 같아. 학교 레벨이 더 올라가 보진 않아서 모르겠다만. 그런 부분은 존재를 하고. 왜 어른들이 학교를 좋은 데를 가야 된다라고 하는지에 대한 부분은 인지는 하는데.
우리가 살아갈 세상에서는 그게 좀 덜하겠지. 그런 분위기도 많이 죽어가니까. 내가 뭐 정치를 하겠다 이랬으면 나도 이 악물고 고대 갔겠지. 서울대야 사실 좀 다른 영역의 문제고.
서울대는 진짜 타고난 사람만 갈 수 있으니까
KM
수능을 오래 준비하다 보니까 그런 거 있더라고. 서울대 가는 사람들은 원래 그냥 서울대 갈 사람이었던 거야.
태어나길 그렇게 태어나는.
KM
서울대 갈 사람이야 재수든 삼수든 서울대를 가는 거 자체가
안 되는 사람은 뭐 여러 번 해도 안 되고.
KM
죽어도 안돼. 신이 점지해 놓은 것 같은 느낌이라 해야 되나. 공부 다 잘하지. 기본적으로 그건 깔려 있고. 운도 있는 것 같고.
근데 난 아직도 그거는 잘 모르겠다. 대학이 중요한지 과가 중요한지는 아직도 모르겠어. 문과라도 과를 되게 중요시 생각하는 편이라. 나는 성향상 오히려 어문 쪽으로 갔으면 더 나았으려나 이런 생각도 가끔 하거든. 어차피 경영 경제는 관심 있으면 했을 테니까.
그런 생각은 안 들어? 수능에 이십 대 절반을 바친 거잖아. 좀 아깝다 뭐 이런 생각.
KM
어느 정도... 근데 아깝지 않은 것 같아. 왜냐하면 적어도 지금 다니는 학교에서는 내가 그렇게 수능을 준비했던 것 때문에. 내가 나이가 다른 애들보다 많잖아. 어쨌든 내가 그걸 활용을 했으니까. 그래서 대학도 잘 다녔고. 거의 끝나가는데 잘 마쳤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 보냈고. 대학 다니면서 부족함 없이 다녔으니까.
근데 그렇게 늦은 것 같지도 않아 나도 뭐 재수했지만. 내가 작년 초에 졸업을 했는데. 너도 이제 곧 졸업인데 똑같은 백수 처진데 뭐. 일찍 가나 늦게 가나.
KM
그 과정이 없는 것 같아. 난 취업 준비도 그렇고. 대학 한 2, 3학년쯤 되면 하는 의례적인 뭐 해 먹고살지에 대한 고민을 거의 안 했어. 뭐든 해 먹겠지라는 생각으로 살기도 했고.
지금도 동일해. 단지 얼마를 더 남들보다 벌 거냐. 얼마나 크게 벌 거냐. 이런 생각을 하는 거지. 취업 준비하는 사람들 다 똑같지 뭐. 더 나은 직장, 한 번에 좋은 직장으로 시작하려는 것도 그런 거고.
그동안 너를 괴롭혔던 고민이나 이런 게 있었어? 남들은 보통 취업 준비지만 너는 그 부분을 낙관적이라 생각했었다고 하니.
KM
아쉬움은 있는 것 같아. 시험에 대해서. 오히려 그런 게 있다고 그래야 되나. 시험을 엄청 많이 보다 보면 시험 자체에 내성도 생기고. 시험이 재밌다 그래야 되나.
큰 시험들 있잖아. 수능 같은 거. 저번 학기를 내가 정말 바쁘게 살았거든. 연애도 시작했지. 학점도 제일 꽉 채워서 들었으니까. 21학점 듣고. 7 전공에 자격증 시험 두 개 준비했지. 이러면서 시험을 많이 봤어 저번 학기에. 그러다 보니 시험에는 좀 도가 튼 느낌이야.
자격증 시험 준비를 하면. 보통 ‘내가 붙을 수 있을까?’이런 생각을 하잖아. 그런데 나는 그런 건 없어. 내가 남들보다 잘한다가 아니라. ‘언젠가는 붙겠지’ 이런 생각을 하지. 붙을 것 같긴 하다. 오만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그냥 얼른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싶다고 해야 하나.
시험 그만 보고.
KM
그 반반인 것 같아. 사실 할 거였으면 좀 더 빨리 했을 수도 있는데. 이미 이제 4학년이 돼버렸기 때문에 그런 거에 대한 생각도 안 했던 거고.
그럼 20대 초반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지금 하고 비슷한 선택을 해왔을 것 같아? 수능 계속 보고.
KM
이 기억을 가지고 돌아갔으면. 대학에서 만난 사람들이 지금 나에게 되게 큰 존재니까. 다시 했을 것 같은데. 그런 걸 뺀다면 돌아가서 사업하겠지.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그냥 사업 바로
KM
나는 밥집 가도. 며칠 전에 본가 갔다가 앞에 만두가게를 갔거든. 혼자 밥 먹다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쓰레기통을 갑자기 보는데. 쓰레기통을 매번 밟아야 되잖아. 그게 진짜 귀찮은데 해결 못하나. 이러면서, 밥 먹으면서 그 생각을 했는데. 그런 쪽으로 사업 아이템이 뭐가 좋은 게 있을까 이런 거밖에 안 봐. 보통 걸어 다니면서 돈 벌 수 있는 게 있나.
근데 요새 그런 거 보면 다 있더라고. 자동으로 압축해 주는 쓰레기통도 있고. 예전에 우리 집은 강아지 키우니까. 근데 비 오면 강아지가 산책을 못 나가니까. 강아지 우산은 왜 없지 하고 인터넷 들어가면 강아지 우산도 있고. 별에 별게 다 있더라고.
그런 걸 의식하지 않아도 찾는구나.
KM
아니 뭐 어쨌거나. 남들보다 뒤처진 상태긴 한데. 그래서 직장을 들어가야 하는 거 같아. 현직에 어떤 분야든 가 있어야 제대로 알고 준비를 한다는 느낌이어서.
그럼 지난 10년을 돌아봤을 때 어쨌든 너는 하나의 큰 목표가 있었잖아. 예상대로 흘러온 편이야?
KM
험난했지. 근데 나는 알았을 수도 있어. 모른 척했던 거 같아. 고3 때도 그랬고 재수할 때도 그랬고. 지금도 비슷한 상태인 것 같아. 사실 그런 게 있잖아. 수능도 특히나 그런 시험 중에 하나고. 열심히 했는데도 안 된다는 건 없다는 주의거든. 적어도 수능이나 이런 시험에 있어서 서만큼은. 현역 때도 했으면 됐겠지. 그때도 안 했으니까. 다 중간에 멈췄잖아. 놀고, 안 하고 어디 놀러 나가고.
뭐랄까 그게 되게 웃긴 건데. 나도 내가 안 하고 있는 걸 알고 하면 잘 될 것 같은데. 왜 안 했는지도 모르겠고. 지금도 모르겠어. 지금 돌아가도 아마 똑같이 살 것 같아. 고3 때는 참는 걸 못 했어. 진짜 못 참았던 것 같아.
그만큼 다른 걸 했던 시간들이 가치가 있었냐고 물으면... 사실 그랬나...? 그랬던 것 같기도 해. 어쨌거나 한 번도 불행하다고 생각해 본 시절은 많이 없으니까. 사람을 너무 좋아했고 어릴 때도, 지금도 그것 때문에 버린 것들이 있지.
이번 대학에 와서도 새터(새내기 배움터)를 갔거든. 스물다섯 살에 새터를 간 거야. 그때 정경대학에 제일 큰 강의실이 있는데. 거기서 처음에 다 모여서 새터 준비를 해. 나는 새터를 이전 학교에서도 가봤잖아. 새록새록하더라고. 근데 문뜩 들어가서 자리에 앉으니까 이제 보험을 들어야 되거든. 주민번호를 써야 되는데 주민번호 쓰다가 갑자기 아차 싶은 거야. 잘못 왔다.
남들 다 99 이런데.
KM
아직도 우리 조 부조장 애가 보험 든다고 적고 있었는데. 걔 표정을 잊을 수가 없어. 지금이야 친한 애들인데
94라는 숫자를 봤을 때 그 놀라는.
KM
위압이 오지. 뭐지 이 사람은? 하지 않았을까. 근데 94면 조용히 학교 다닐 법도 한데 새터를 가버렸으니까. 어쨌든 가서 자기소개하는데. 나가면 누구입니다 하고 앞으로의 포부 이런 거 물어보는데. 그때 포부 장난 아니었지. 그때 왜 그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cpa 준비할 거고. 학점 관리도 열심히 해서 로스쿨도 준비해 보겠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포부를 뱉은 거지. 그렇다고 해서 열심히 살지도 않았어. 과생활도 안 했어.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인 거지. 공부도 안 해. 과 생활도 안 해.
애매하게
KM
뭘 하고 사는 건지도 모르겠고. 내가 생각한 대학은 이게 아니었는데. 전에 다녔던 대학도 그랬고. 어쨌든 자연스럽게 그렇게 시작된 거겠지.
그러면 앞으로의 10년을 봤을 때. 나아가고 싶은 방향이 있어? 목표라든지, 어땠으면 좋겠다.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KM
항상 뒤를 보면서 살았으니까. 근데 앞으로 10년은 웃기게 표현을 해 보자면 잃어버린 10년이 되겠지. 뒤에 10년을 준비하는 시간.
그러니까 40대를 준비하는 시간?
KM
뭐 같아도 참는 시기가 될 것 같아. 어쨌거나 뭐든 배워야 되는 시기고. 실제로 내가 먹고살아야 될 것을 배워야 되는 시기라고 생각을 해서. 다른 애들은 학교에서 배우고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예전에 잠깐 인턴을 했을 때 자산운용 쪽에서 일을 했었거든. 느낀 게 내가 진짜 아는 게 아무것도 없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사무실이 강남이었는데 내가 아침 한 6시에 출발을 해. 도착하면 7시쯤 되거든. 해도 안 떠. 거기 앞에 카페가 있었는데. 봉은사역 쪽이었는데 아메리카노 먹으면서 밖에 보고 있으면. 다 정장 입고 출근하는데 다 진짜 엄청 열심히 사는구나. 그리고 다들 그 전날 새벽 2시까지 술 먹고 어떻게 그렇게 출근하시는지 모르겠어. 난 아직도 미스터리야. 죽겠더라고. 나도 술을 엄청 좋아하는 편인데. 한 달 반 했거든. 학업 복귀를 해야 되니까.
방학 때 한 거구나.
KM
하루인가 빼고 술을 다 먹었어. 주말에도 먹었으니까. 야... 나도 술을 진짜 좋아하는데 어렵더라.
업계에서 사람들이 그렇게 마신다는 거지? 그 사람들이.
KM
그러고서 매번 출근하시는 거 보면 대단하더라. 근데 그 시기가 지나야. 그분들이 우스갯소리로 하는 것들 있잖아. 뭐 우리가 이렇게 냉면을 보면 ‘이거 냉면이다’라고 하는 게 되게 어려운 일이구나라는 걸 깨닫는 거지. 직장에 들어가서 어떻게 굴러가는지 알고 시스템을 알아가는 거니까. 기존의 거를 배워야 새로운 아이템을 생각을 하든가 하지. 뭔가 많이 배우는 시기가 되면 좋겠고.
지금 그런 답답함이 있는 거네. 실무적인 경험이 없으니까.
KM
그게 제일 큰 것 같아. 경제학과에 대한 안 좋은 점만 얘기했지만 좋은 수업들도 있어. 금융에 관한 수업들. 다만 우리 학교의 경우에는 다양한 수업들이 더 열렸으면 좋겠다는 부분들이 있는 거고. 금융 실무에 대한 걸 전반적으로 가르쳐주는 수업들도 있고. 근데 진짜 실무하고 좀 거리가 있는 것 같더라고. 나도 관련 자격증 준비하면서 본 게 학교에서도 다 본 거야. 하지만 만약 내가 트레이더라면 결국에 무얼 보고 어떻게 언제 팔 거냐. 언제 살 거냐. 이런 게 중요하니까. 그런 게 민간에 잘 공개가 안 돼 있으니까. 그런 것들을 배우고 싶지.
그런 게 배우고 싶은 거고. 지금은 만약에 사업을 생각해도 그쪽으로 생각을 해보겠지. 지금은 증권가들도 AI 쪽에 관심을 갖고 있으니까. 생애 목표라 해야 되나. 그건 있는 것 같아. 코딩도 공부를 해서 자동 매매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싶기도 해. 물론 코딩은 외주 맡겨도 되는 거고. 근데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사업할 거냐도 중요하니까. 그런 부분들을 배우고 싶은 거지. 개인적으로 공부한다고 되는 부분은 아닌 것 같아. 아니면 돈을 박아야 되는데. 돈을 잃고 해야 되는 부분이니까. 결국 목표는 돈인 것 같은데.
그러면 미래를 생각해 봤을 때 기대가 되는 편이야? 아니면 좀 걱정이 되는 편이야?
KM
걱정은 안 해. 왜냐하면 오히려 이룰 수 없기 때문에 걱정을 안 한다고 해야 하나. 뭔가 현실성 있는 목표. 잘 본 수능 성적을 가지고 원서 접수를 어떻게 할 것이냐. 그런 거에 대한 결과들. 좀 더 좋은 학교를 갈 수 있을 것이냐. 그런 거는 그나마 현실성이 있으니까 좌절도 하고 떨어지지 않을까 이런 걱정도 하는데.
아예 안 될 거라고 생각을 하는 분야. 돈을 엄청 많이 버는 거. 내가 말하는 엄청 많이 번다는 거는 진짜 뉴스에 나올 정도 이건데. 그 정도 버는 건 무리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고. 서울도 집값 오르잖아. 나는 집도 집 목표가 애초에 한남 더 힐인데. 안 되겠지. 언제 벌어 그걸. 안 되겠지.
근데 오히려 그러니까 더 현실성 없는 생각도 많이 해 볼 수 있는 것 같고. 이 정도 벌려면 이 정도는 해야 되지 않을까. 그냥 일반적으로 살겠다는 게 목표였으며. 아마 나도 금융 공기업 이런 데를 알아봤을 거 같아. 좋은 회사들이지만 최종 목표가 아니니까.
더 큰돈을 벌어야 되겠다.
KM
그런 생각이지 뭐. 요새 얼마나 개발도 많이 하고 좋은 동네 많은데. 운 좋게 부동산으로 한탕할 수도 있는 거고. 긍정적으로 살아야지. 너무 힘든 시기인 것 같아. 나도 사람들도. 우리 세대가 요새 힘들다고 다들 얘기하는데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아. 다만 그걸 계속 힘들다 힘들다 생각을 해 버리면. 내가 여기서 멈출 것 같아. 상황이 이러면 나는 멈추는 스타일이라.
고3이라서 힘들고. 재수생이라서 힘들고. 좀만 쉴까 좀만 쉴까. 이게 스노우볼이 굴러서 결국 논 건데. 명분도 좋아요. 스트레스는 받지. 놀아도 스트레스받을 시기야. 기숙학원 들어갔을 때도 휴가 나오면 너무 힘들었다 이러면서 술 마셨지. 그나마 그 안에 있는 동안 열심히 했으니까 결과가 나온 거지.
요즘은 어떤 거 같아? 요즘은 네가 느끼기에.
KM
난 요새 괜찮지. 별로 이렇다 할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게 잡생각을 안 해서 그런 것 같아. 그 생각만 계속하고 사는데. 뭐 해 먹고살까. 근데 좀 다른 의미지. 그러니까 취업을 어디를 할까라는 것보다는 그다음 거.
취업하고 나중에 사업을 한다 하면
KM
그 목표는 확정적인 것 같고. 어쨌거나 사업은 난 아직도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는 입장이라. 엄청 괜찮은 아이템이면 알아서들 찾아오겠지만. 힘들 수도 있고. 다 때려치우고 이거 해야겠다고 할 정도의 좋은 아이템이면 좋은데. 그런 걸 찾는 거지.
뭐 어쨌거나 내 주변 사람들이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고. 그러려면 돈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니까. 나 하나 먹고사는 데는 뭘 해도 사실 지장 없는 세상이잖아. 아닌가. 그건 아닐 수도 있겠다. 내가 그것까지 또 확단을 지을 수 없는 것 같고. 지금 일단 내가 처한 상황에서 나 하나만 건사하자. 이런 입장이면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닐까.
지금은 사실 반쯤 얹혀살고 있는 거니까. 반도 아니지. 그냥 얹혀사는 거지. 지금까지 받은 거 앞으로 한 80년 동안 갚아야 되는데. 대물림으로 갚아야 돼 원래. 어떻게 효율적으로 잘 갚을 거냐 문제겠지. 많이 벌어야지. 나중에 눈치 보이면 안 되잖아. 친구가 보증 서달라 했는데 그냥 돈 주고 말지.
우리끼리 그럴 사람은 없지
KM
많이 벌어야 돼. 모르는 일이야. 일단 모아 놓고. 얼마 필요한데? ‘15억’. 이래 버리면 그건 억장 무너지지.
그러면 주제를 바꿔서 네가 정말 좋아하는 일은 노래를 하는 거였단 말이야. 너는 그쪽 길은 아니고 취업하고 이쪽으로 가는 건데. 네가 생각했을 때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 해라’ 이런 말을 하잖아. 네가 생각했을 때 좋아하는 일이란 뭔 거 같아?
KM
나는 일단 노래를 좋아하고 아직도 하고 있으니까. 좋아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잘하는 거. 그런 말 많이 하잖아. 그건 아직 모르겠어. 내가 그 길을 안 가봐서 모르겠는데. 실제로 우리 고등학교 당시 보컬 동아리 애들 중에서 노래하는 친구가 있거든. 지금 만나면 되게 행복해 보여. 그렇다고 내가 불행하냐? 그건 아니거든. 나는 좀 차선책을 찾았던 것 같아. 내가 살아 살아남기 위해서라고 해야 하나. 노래는 꿈이었으니까. 꿈을 포기하면서 명분도 있어야 됐고. 그래서 사람을 선택했던 것도 있는 것 같고.
노래를 만약에 했으면 난 행복했겠지. 내가 잘하는 거기도 했고 더 잘했을 수도 있는데. 안 해봤으니까 모르는 일이긴 한데. 부모님들이 보통 노래한다고 하면 대학 가서 해라 그러거든. 그래서 4학년까지 하고 있어 지금. 이번에도 무대에 나간단 말이야. 축제 본선 나가게 됐는데. 정작 음악 하는 친구들은 지금 공연 못해 시국 때문에. 뭐가 더 나은지는 사실 모르겠다. 엄청 성공을 하면 좋겠지. 좋아하는 일을 해서 성공하면 제일 좋은 거고.
그래서 나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어. 내가 만약 취직을 정상적으로 하고 회사에 다니고. 시간이 남는다면 두 번째 일의 개념으로 게임 ost 제작 이런 것도 해보고 싶고. 근데 공부는 아닌 것 같아. 나는 공부는 아닌 거 같아.
그냥 약간 억지로 하는 느낌이 있구나.
KM
억지로 할 거면 진짜 제대로 억지로 하던가 해야 해. 그 상황을 못 이기는 것 같더라고. 절제를 못하겠어.
그런 의미에서 하고 싶은 거 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KM
하고 싶은 거... 근데 나는 공부 잘하는 친구들도 공부에서 재미를 느끼기 때문인 것 같아. 수학 문제도 풀면 재밌잖아. 맞았을 때 희열. 그걸 처음 느끼기가 되게 어렵잖아 그 단계가. 단계 단계를 넘어가는 과정이 힘들었던 것 같고. 수능은 그래도 사회생활은 다르잖아. 이건 단계도 없잖아. 이미 내가 돈을 받고 일을 하는 거니까. 그게 좀 어렵지. 뭔가를 배우긴 해야 되는데. 내가 원하는 거 제대로 배우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는 고민 정도 있고. 잘해야 되잖아. 회사는 나를 가르칠 곳이 아니니까.
하나부터 열까지 학교처럼 그런 데가 아니니까.
KM
그래서 스펙도 보고 하는 건 알겠는데 모르겠어. 회사는 안 가봤으니 가봐야 알지.
가겠지.
KM
그야 어디든 가겠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는 중요한 것 같아. 적어도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싫어하진 않아야 되는 것 같아. 당연히 회사가 힘들고 지치지. 매번 출근해야 되니까. 그런 건 알지만. 우리 학교 다닐 때도 똑같았잖아. 학교 가기 싫고 공부하기 싫고. 근데 보면 거기서 진짜 즐거운 사람들이 있잖아. 공부가 싫지만 항상 반에는 1등이 있고 전교에도 1등이 있고. 그 사람들은 적어도 그 상황을 좀 즐기는 편이 아닌가. 그래도 그때 못했으니까 지금이라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