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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Mar 27. 2016

#96 : Judy and Mary

주디 앤 메리의 프론트우먼 유키

누가 봐도 ‘롤리타 걸’이었던 보컬 유키. 밴드 주디 앤 메리는 언제나 천진난만하고 긍정으로 넘쳤던 밴드였다.

걸스 팝(Girls Pop)의 대명사로 군림하며 밀리언 셀러까지 달성한 이들은 그러나 2001년 도쿄돔 공연을 끝으로 해산, 욕심을 버리고 밴드의 전성기에 밴드를 역사에 새기기로 한다. 물론 멤버들은 지금도 각자 위치에서 음악과 함께 삶을 꾸려가고 있다. 

1991년, 일본 헤비메탈 밴드 잭슨 조커(Jacks ‘N’ Joker)의 베이시스트였던 온다 요시히토(恩田 快人)와 당시 전문대학을 다니던 유키가 홋카이도 하코다테(函館)에서 영화 촬영을 하던 중 만난 뒤 데모 테잎을 주고 받으며 밴드는 결성되었다.


이듬해 2월, 드러머 이가라시 코타(五十嵐 公太)와 서포트 기타리스트 한 명을 추가, 주디 앤 메리의 라인업은 완성된다. 그렇게 온다가 잭슨 조커 시절부터 해보고 싶었던 것 즉, 어린 소녀가 애달픈 사운드를 즈려밟고 노래하는 밴드를 완성하게 된 것이다. 밴드 이름도 쾌활하고 긍정적인 소녀 ‘Judy’와 뒤둥그러진 성격에 조금은 부정적인 소녀 ‘Mary’를 섞은 이른바 '두 얼굴의 소녀'를 모티프로 삼았는데, 이 콘셉트는 유키 본인 성격과도 거의 맞아떨어져 '주디와 메리'는 그대로 그녀 캐릭터가 되었다.

92년 4월, 밴드 스스로 제작한 미니앨범 ‘Be Ambitious’와 영상물 ‘It's A Caudy It's A Gross’를 함께 내놓고 코베에 있는 라이브하우스 치킨 조지(THE CHICKEN GEORGE)와 메구로 로쿠메이칸(鹿鳴館)에서 발매 기념 공연을 펼쳤다. 이 공연을 계기로 주디 앤 메리의 일본 관동지방 공연이 본격 시작된다. 

주디 앤 매리의 두 번째 앨범 'Orange Sunshine'. 밴드는 이 앨범으로 오리콘 차트 첫 톱텐에 든다.

살짝 불안한 라인업으로 출발하고 1년 뒤 정식 멤버 타쿠야(TAKUYA, 기타)가 가세, 밴드는 숨 돌릴 틈도 없이 소니뮤직 산하 레이블 에픽(Epic)에서 싱글 ‘Power Of Love’를 발매했다. 밴드로 치면 비교적 짧게 활동하고 사라질 운명이어서 이들은 각종 라이브 무대를 소화하며 신중하게 정식 데뷔 앨범을 준비해나갔고, 94년 1월 발매한 [J.A.M]은 고민 끝에 얻은 달디 단 결과물이었다.

2001년, 통산 6집이자 2016년 3월인 지금도 밴드의 마지막 앨범으로 남아있는 'WARP'까지 이들은 에픽 레코드를 자신들의 둥지로 삼았다. 힘찬 디스토션 기타와 앙증맞은 유키의 보컬을 앞세운 히트곡들이 물밀 듯 쏟아져나왔고 'Blue Tears', '小さな頃から(어릴 적부터)', 'Over Drive', 'ドキドキ(두근두근)', 'そばかす(주근깨)' 등은 그 명쾌한 증거였다.

 

주주클럽, 자우림 같은 밴드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감을 주었을 주디 앤 메리. 가사는 거의 유키가 썼고 때때로 타쿠야와 함께 쓴 것은 크레딧에 ‘Tack & Yukky’라 그들은 표기했다. 작곡은 시작부터 중반까지 온다가 대부분 썼지만 후기에는 타쿠야가 거의 다 썼다. 그 중 몇 곡은 드러머 이가라시가 쓴 것도 있다. 

첫 플레티넘을 달성한 주디 앤 메리의 네 번째 앨범 'The Power Source'. 지금도 밴드의 최고 앨범으로 회자되고 있다.

2009년 3월18일, 주디 앤 매리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트리뷰트 앨범이 발매됐었다. 퍼피(Puffy)와 스캔달(Scandal), 프리템포(FreeTEMPO)와 마고코로 브라더스(真心ブラザーズ)의 이름이 보였고, 팝록 밴드 유니콘의 기타리스트 오쿠다 타미오(奥田民生)도 라인업에 합류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기, 앨범 여섯 장을 남기고 전설이 된 밴드에게 바치는 당연한 선물이요 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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