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서 돈을 주고 받는 세상이 열리다.
모든 경제가 메타버스로 이전하고 있다.
사람들의 활동뿐 아니라 화폐의 사용처 역시 실물세계에서 메타버스로 옮겨지고 있다. 다음의 대표적인 사례들은 앞으로 변화될 미래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왜 싸이월드에서 도토리를 구매하고 사용했었을까?
1999년 8월 시작되었던 싸이월드는 전 국민이 사용했던 서비스이다. 추억의 서비스 같지만 싸이월드는 사실 메타버스에서 경제적인 소비활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싸이월드에는 미니룸이라는 것이 있었다. 사람들은 도토리를 구매하고 지불하여 이 미니룸에 있는 자신의 아바타에게 옷을 입혔다. 그리고 자신의 방에 벽지를 바르고, 장롱과 책장 그리고 멋진 의자를 놓으며 자기의 취향에 맞는 인테리어를 하였다. 배경음악도 구매해서 자신의 미니룸에 오면 음악도 들을 수 있도록 하였다.
싸이월드 미니홈피 사용 예시
2022년 출시 예정인 싸이월드z 메타버스 서비스실물도 아닌 미니룸과 아바타에 왜 사람들은 돈을 지불했을까? 그건 바로 싸이월드라는 가상세계 속에서 사회관계망이 형성되어 그 속에서 아바타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회관계망이 형성된 곳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자아를 만들게 되고 그 곳은 또 하나의 사회 공간이 되게 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그 곳에서 활동하는데 필요한 재화를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 메타버스의 초기 시장을 보여주었던 싸이월드는 이제 싸이월드z라는 이름으로 다시 서비스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아마 사람들은 이곳에서도 도토리를 구매하고 지불하는 과정을 다시 하게 될 것이다.
ㅇ Web 3.0을 통해 구현되는 메타노믹스(metanomics)
메타노믹스(metanomics)란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구현된 가상현실 속의 경제 체제를 의미한다. 기존에 Web 2.0은 각 개인들에게 거래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수수료와 광고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을 지향했다. 반면에, Web 3.0 체제 안에서의 각 개인은 각각의 경제 주체로서 플랫폼의 도움 없이 모든 창작 및 거래 과정을 스스로 감당하고 이에 대한 수익을 가져간다. 메타노믹스가 탄생한 배경에는 NFT 기술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NFT 기술이 각 제품에 보안성 및 독자성 기능을 부여하기 때문으로,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자신의 제품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는 플랫폼의 도움 없이도 창작 활동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C2E(create to earn)을 경험하게 된다.
ㅇ 구찌가 제페토에서 옷을 파는 이유는?
구찌는 일찌감치 메타버스 기반의 마케팅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심지어 럭셔리 브랜드 중에 하나이지만 과감하게 메타버스 공간에서 자신들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구찌 뿐 아니라 다른 유명 브랜드들의 메타버스 마케팅도 활발해지고 있다. 나이키·컨버스·디즈니·푸시버튼 등의 패션 브랜드들도 지금 제페토에 잇달아 입점해서 자신들의 상품을 판마해고 있따. 사용자들은 이 제품들을 제페토 내 유료화폐인 '잼(Zem)'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제페토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자신의 아바타에 원하는 브랜드의 옷과 액세서리를 입히고, 다른 친구들의 아바타와 소통하게 된다. 과거 싸이월드에서 일어났던 모습이 동일하게 보여지고 있는 것이다. 구찌의 메타버스 마케팅은 점점 더 과감해지고 있다. 구찌 최신 컬렉션들을 동일하게 출시하고 있으며, 제페토 상에 피렌체의 '구찌 빌라' 정원을 만들어 그 곳에서 사진도 찍고 구찌의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구찌의 제페토 광고
구찌 빌라 이미지이에 대한 Z세대들의 반응은 열광적이다. 2021년 1월 출시된 구찌 버추얼 컬렉션이 출시가 되었는데, 많은 사용자들이 이 옷과 아이템을 착용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생성하여 제페토에 올렸다. 이런 2차 콘텐츠는 열흘 만에 40만개 이상 생성되었고, 조회 수는 300만건을 훌쩍 넘었다. 가상 세계에서도 자신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은 앞으로도 다양한 메타버스 공간에서 소비활동으로 이어질 것이다.
ㅇ 왜 전 세계 정부는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리브라’ 출시를 반대했을까?
페이스북은 2019년 6월에 자체적으로 제작한 단일 가상화폐 ‘리브라’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리브라는 처음 기획될 당시 세계 어디에서나 결제가 가능한 수단으로 통용되는 가상화폐로 계획됐다. 그러나 각국의 정부들은 이같은 페이스북 주도의 가상화폐가 각국 통화와 금융 안정성에 위험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로 리브라의 개발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페이스북이 출시하려고 했던 가상화폐 리브라각국의 정부들이 왜 앞다투어 리브라 개발을 반대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이미 전세계 30억이 넘는 네트워크 망을 가진 페이스북이 가상화폐를 발행하면 이는 마치 달러와 같이 또 하나의 전 세계적인 통용화폐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페이스북의 권한을 너무나 강하게 하고, 이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각 국가의 금융은 어떤 상황을 맞이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이제 이름을 ‘메타’로 변경하고 ‘호라이즌’을 통한 메타버스 세계에서 최강자가 될 첫 발을 내딛고 있다. 사실 페이스 북은 이미 2014년에 VR 디바이스 전문 업체인 오큘러스를 인수하고 이 메타버스를 준비해왔다. 페이스북에서 운영하는 메타버스에 많은 사용자들이 참여하게 된다면 전 세계 경제의 많은 활동이 실물세계에서 메타버스로 이동하는 대표적인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리브라에서 새롭게 이름을 바꾼 디엠현재 리브라 협회는 디엠 협회로 이름을 바꾸고 통화 바스켓에 연동되는 방식이 아닌 단일 통화에 연동되는 방식의 스테이블 코인인 ‘디엠’ 개발을 추진해오고 있다. 디엠 개발 관계자는 "시험 출시 규모는 작을 것이고, 주로 개별 소비자 간 거래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용자가 (가상화폐를 이용해) 상품을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는 옵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 상에서의 가상화폐 사용은 점점 일반화되고 보편화된 사회의 모습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ㅇ 왜 기업들은 메타버스 부동산에 투자하기 시작했을까?
2021년 11월 메타버스 플랫폼인 샌드박스에서 가상 부동산이 430만달러(약 51억원)에 거래가 되었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가상 부동산 거래 가격 중 최고 기록이다. 이 가상 부동산을 매입한 메타버스 부동산 개발 업체 리퍼블릭 렐름은 앞으로 이 지역을 개발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캐나다 가상 자산 투자회사 토큰스닷컴의 자회사인 메타버스그룹은 역시 메타버스 서비스인 디센트럴랜드의 디지털 상가를 약 28억원에 사들였다. 그동안 디센트럴랜드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부동산의 두 배가 넘는 가격이다. 토큰스닷컴은 이곳에서 아바타 의상을 팔고 패션 이벤트를 열 계획이다.
디센트럴랜드에 만들어진 공간 중 일부가상세계의 부동산과 모든 물건들은 대체불가토큰(NFT: Non-fungible token)으로 등록이 가능하다. NFT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가상의 토큰(token)으로, 그림·영상 등의 디지털 파일이나 자산에 대체(복제)가 불가능한 암호를 꼬리표로 붙임으로써 그 고유한 원본성 및 소유권을 나타내는 용도로 사용된다. 이는 불법적인 복제를 불가능하게 하고 자신의 자산을 안전하게 디지털 공간에서 지킬 수 있다는 뜻이다. 가상 자산이 누군가에 의해서 불법적으로 복제될 수 있다면 그것은 해당 가상 자산이 경제적인 가치를 보존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NFT는 이를 보전해줄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주었다. 앞으로 메타버스 공간에서 사람들은 부동산뿐 아니라 모든 물품을 소유권이 보장된 환경에서 안전하게 거래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앞으로 메타버스 공간에서 사람들은 보다 많은 사회 관계망을 형성하고 그 곳에서 소비를 하게 될 것이다. 메타버스 공간이 확장되면 확장될수록 기존에 우리가 실물 세계에서 사용하던 소비 활동은 메타버스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 기반으로 보다 안전한 상황에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메타버스에서의 상거래를 확대할 것이다. 어쩌면 언젠가 래디 플레이어 원 같은 영화처럼 우리는 메타버스에서 거의 대부분의 소비활동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