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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무하 Oct 25. 2024

신의 고백(26화)

- 1개월 전 -          


재임은 잠자리에 들려고 침대에 누우려는 순간 신의 음성을 들었다.     

< 서재임 씨>     


재임은 자세를 바로 하고 신의 소리에 응했다.     

“ 네, 말씀하세요.”     


< 당신에게 또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부탁이라는 단어에 재임은 놀랐지만, 곧 그 말을 받아들였다.     


“ 어떤 부탁인지 말씀하세요.”     


< 인간들이 나를 없애려고 할 것입니다. 나를 죽이고 자신들의 생명을 유지하려 하고 있습니다.>  

   

“ 그것은 불가능한 일 아닙니까? 인간들은 너무나도 어리석습니다.     


너무 노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 나는 화나지 않았습니다. 나는 노여움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요.>     

“ 그럼, 다행이네요. 어떤 부탁인가요? ”     


< 인간들이 나를 죽일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재임은 당황스러웠다. 자신이 느낀 신의 음성을 의심했다.     


“ 제가 들은 말이 정확한가요? 신과 싸우려는 인간들을 도우라고요?”     


< 당신은 영원이란 단어의 뜻을 알고 있나요? >     


“ 끝이 없다는 뜻 아닌가요?”     


< 맞습니다. 정말 무서운 말입니다. 나는 죽음의 의미를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나 자신이 죽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수십억 년 전부터 나는 나로 존재해 왔습니다. 이제는 그 존재가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나의 의식이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끝없는 시간을 느끼는 것이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이제 나도 인간들처럼 죽음을 맛보고 싶습니다. 인간들이 나를 죽일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곧 당신에게 여러 가지 제안이 들어올 것입니다. 서슴지 말고 그들 말대로 해 주십시오.>     


“ 당신은 해야 할 일이 있지 않나요. 지구에 있는 모든 영혼을, 아니 당신은 생명 에너지라고 말씀하셨지요? 지구의 모든 생명 에너지를 가지고 우주 어딘가로 떠나야 하지 않나요? 그것이 당신의 의무라고 알고 있습니다.”     


< 그것은 인류에게 나와 싸워달라고 호소하는 나의 간청이었습니다. 나를 죽여달라고 부탁하는 나의 외침이었습니다. 인간들이 자신들의 생명을 얼마나 귀하게 여기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인간들은 순순히 나의 말대로 자신의 생명을 내놓지 않을 것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인류는 자신들의 생명을 지킬 것이니까요. 지금 지구인들의 과학은 나를 죽일 수 있을 만큼 발전해 있습니다. 물론 확신할 수 없는 일이지만.>     


“ 그럼, 그동안 저에게 말씀하신 것들은 전부 거짓이었습니까? 인간들이 신과 싸우게 하려고 하신 말씀이었나요?”     


<모든 생명이 나로 인해 생겨났고, 죽은 후 나에게도 돌아오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모든 생명을 앗아 가겠다고 한 것은, 내가 인간들에게 준 미션입니다. 나를 죽일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는.>     

재임은 숨이 막혀오는 것을 느꼈다.     


< 인간들은 나의 예상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나를 피해 방주를 짓기도 하고, 나와 싸우기 위해 무기를 만들고 있기도 합니다. 그들의 방법이 성공할 수 있도록 그들을 도와주십시오. 나는 항상 서재임 씨 당신 곁에 있겠습니다. 

나를 피하기 위한 방주를 짓고 있는 사람들은 실패할 것입니다. 그들의 영혼은 내가 미리 데리고 가겠습니다. 그들의 방법을 나에게 소용이 없으니까요.

 날 죽이기 위한 무기를 만드는 사람들을 더욱더 자극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그들이 만든 모든 총알을 맞으며 나는 죽고 싶습니다. 나의 의식은 너무 오래 존재해 왔습니다. 나는 존재하고 싶지 않아요. 더이상.>     

재임은 신의 말을 들으며, 그의 고통 일부를 느낄 수 있었다.     


“ 당신이 사라지면, 앞으로 죽는 영혼들은 어디로 가게 될까요? 또 당신 안에 함께 존재한다는 그 많은 영혼들은 다 어쩌구요?”     


< 오직 내가 원하는 것은 나의 죽음뿐입니다. 그 모든 영혼들을 다 끌어안고 나는 죽고 싶습니다.>     

“ 인간의 방법으로 당신을 죽일 수 없다면요?”     


< 그럼 내가 말한 대로 지구의 모든 영혼과 함께 먼 우주로 떠나야겠지요. 인간의 성공을 빌고 있습니다. >     

“ 너무 충격적인 말씀이라 당황스럽습니다. 하지만 무슨 말씀인지는 이해했습니다. 당신 뜻대로 하겠습니다.”     

<당신을 만나 이야기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부탁드립니다.>     


신의 음성은 사라지고 재임은 몸을 떨었다.          



다음 날 신의 예상대로 도형은 크리스가 전해준 미국의 계획을 재임에게 말해주었다. 

신과 싸워 신을 죽이겠다는 인간의 계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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