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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무하 Oct 18. 2024

신의 고백(4화)

청년은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일 년 전쯤 제게 아주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온몸에 소름이 돋아나곤 하죠.”

 청년은 미간을 찡그리며 말을 이었다.     


 “일 년 전쯤 어느 날 나는 알 수 없는 낯선 곳에서 눈을 떴어요. 마치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나는 신생아처럼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나무와 풀들이 많은 산속이었던 것 같은데, 그때는 제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다 처음 보는 모습이었어요.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말도 생각나지 않았어요. 말 그대로 몸집이 큰 신생아였죠. 그리고 공포가 밀려왔어요. 머리는 깨질 듯이 아팠고요. 마치 우주 한복판에서 갑자기 생겨난 생명체처럼이요.”

 청년은 마치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간 것처럼 긴장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고, 그냥 누워서 눈동자만 좌우로 돌려 주변에 있는 것들을 보고만 있었지요.”     


 “아, 진짜요? 그래서요?”

 도형은 잘 듣고 있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한참을 누워있었어요. 그리고 제 눈앞에 나의 손이 보였어요. 저도 모르게 나의 손을 움직이고 있었던 거예요.

그때는 그것이 나의 손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었어요. 그리고 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켰어요. 그리고 걷기 시작했어요. 당연히 내가 걷고 싶어서 걸은 것이 아니었죠.

 내 몸이 그냥 그렇게 움직였어요. 밤새도록 걸었던 것 같아요. 내가 느낀 공포로부터 도망가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여간 무작정 걷고 또 걸었어요. 세상이 조금씩 밝아오는 것을 느꼈지요. 그때는 그것이 빛이라는 것도 알 수 없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정신을 잃고 말았어요.”

도형은 청년의 눈에서 그때의 공포를 읽을 수 있었다.     


청년은 아직도 떨고 있었다.     

도형은 정수기에서 따뜻한 물 한 잔을 떠와 청년에게 권했다.     


“따뜻한 물 한 잔 마시면서 천천히 얘기하세요.”

청년은 물은 받아 한 번에 다 마셔버렸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또 눈을 떴어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겁이 나요. 처음 숲속에서 깨어났을 때보다 훨씬 더 무서웠거든요.

 난 누워있었고 내 주변에는 서너 명의 사람이 날 지켜보고 있었어요. 날 둘러싸고 있었던 그 사람들이 마치 날 해치려는 괴물처럼 느껴졌어요.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어요. 나와는 전혀 다른 생명체처럼이요. 정말 비명을 지르고 싶을 만큼 무서웠어요. 하지만 그때 나는 소리 내는 방법조차 모르고 있었거든요.”

 순간 도형은 청년의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그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요?”

 도형은 조금 전보다는 약간 건조한 말투로 물었다.     

 “그들이 내 몸에 손을 대려고 하는 순간 나는 비명을 질렀어요. 물론 내가 의도한 비명은 아니었지요.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난 또 정신을 잃었어요.”     


 청년은 일어나서 물 한 컵을 더 떠 와서 또 한 번에 다 마셔버렸다.

 그리고 도형의 눈을 아무 말 없이 바라보았다.

 도형은 앉은 채로 몸을 기울여 청년의 어깨를 만지며 위로의 눈빛을 보냈다.     


 “그리고 세 번째 정신을 차린 곳은 병원이었어요. 작은 시골 병원이요.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어요. 그때는 사람들의 말을 다 알아들을 수가 있었어요. 나도 말을 할 수 있었고요. 내가 숲속에서 신생아처럼 깨어나기 전의 과거까지는 생각나지 않았지만, 이 세상과 사람들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는 있었어요. 마치 신생아에서 갑자기 어른으로 변한 것처럼.”     


 “신기하네요. 그래서요?”


 “경찰들이 와서 나에게 이것저것을 물어보았지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죠. 그것이 사실이었으니까요. 경찰들도 나의 정체를 알아낼 수 없었어요. 나의 지문과 일치하는 기록은 우리나라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다시 나라에서 운영하는 병원으로 옮겨졌어요. 정신병원 같은 곳이었죠. 그곳에서 육 개월 정도 생활을 했어요. 경찰들은 나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6개월이 지난 후에도 전혀 단서를 찾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결국 새로운 주민등록을 받게 되었지요.”     


 “새로운 이름으로요?”     


 “네. 1990년생 서재임. 이름은 나를 도와주신 경찰분이 지어주셨죠.”     


 “1990년생이면 서른세 살 정도?”

 “물론 정확한 나이는 아니었지요. 사람들이 보기에 제가 그 정도 나이일 것 같다고 해서 정해진 거죠.”   

  

 “그곳이 어딘데요?”     


 “강원도의 속초 근처의 작은 병원이었어요.”     


 “속초? 그런데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이제부터 더 황당한 이야기가 시작되죠.”

 청년은 자신이 생각해도 황당한 일이라는 듯 쓴 표정을 지었다.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하나씩 머리에 떠오른 것이 있었어요. 내가 겪은 과거의 일들이요. 그런데 그 기억이라는 것이….” 청년은 말을 멈추었다.     

 “자신이 누군지 생각났어요? 과거가 모두 생각 난 거예요?”

도형이 재촉하며 물었다.     

 청년은 말을 더 이어갈지 말지 고민하는 눈빛으로 도형을 쳐다보았다.


 “왜요?”     


 “계속 이야기해도 될지 몰라서요.”     


 “당연하죠. 계속 얘기해주세요.

 궁금해요.”     


 “제가 생각난 것은.”     


 “네. 생각난 것은?”     


 “제가 지구인이 아니었다는 거예요.”     

 도형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뭐라고요?”     

 진지한 청년을 표정을 보고 도형은 웃음을 멈추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웃음소리는 멈추었지만, 표정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     


 “미안해요.”     


 “아니에요. 당연히 웃긴 얘기죠.”     


 “어떤 기억이요?”

 도형은 웃음기를 지우고 다시 물었다.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살던 기억이요.”   

  

 “진짜요? 병원 의사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자세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대충 비슷한 이야기를 했죠.

 그 후 병원에서는 내가 완전히 맛이 간 사람처럼 여겨졌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엉뚱한 기억들만 생각나는 거예요.”     


 “어떤 생각이요?”     


 “내가 살던 다른 행성에서의 기억들이요. 나 자신도 어이가 없었죠. 내가 점점 더 미쳐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지구인이 아니라, 먼 곳에서 온 외계인이라는 확신까지 생겨나더라고요. 그리고 그 병원에서는 절대 나를 치료해 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느 날 밤에 병원에서 도망쳐 나왔죠.”     


 “아, 진짜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을 거 아니에요. 갈 데가 있었어요?

 돈은요?”     


 “병원에 있으면서 주민등록을 새로 받았어요. 병원에서 일하는 복지사 선생님이 기초 생활 수급자로 등록해 주셔서 매달 몇십만 원씩 받아 놓은 돈이 있긴 있었죠. 백오십만 원 정도의 현금을 들고 병원에서 도망쳐 나온 거죠. 하지만 아쉽게도 속초 버스터미널에서 잡히고 말았어요. 여러 명의 경찰이 내가 위험한 정신병자라도 되는 것처럼 나를 결박하고 다시 병원으로 끌고 갔어요. 그때는 자유로워지고 싶었어요. 그렇게 묶여서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어요. 그 이후 계속 병원에서 탈출하려 했어요. 그러다 결국 탈출에 성공했죠.”     


 “그래서 여기까지 온 거예요?”     

 “네. 그냥 갈 곳은 없었지만, 그냥 병원에서 멀리 도망치고 싶었어요. 그래서 여기까지 오게 된 거예요.”     

 “이곳에 온 지 그러면 얼마나 된 거예요?”     


 “한 3개월 정도 된 것 같아요.”     


 “그럼,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어요? 돈은 벌고 있어요?”     


 “아니요. 아무 일도.”      


“그럼 어떻게 생활해요? 여기 방세도 내야 하잖아요? 먹는 것은 어떻게 하고요.”     

“돈이 거의 다 떨어져 갈 때쯤 TV에서 우연히 한 다큐멘터리 프로를 봤어요.”


“다큐멘터리? 어떤 거요?”


“경마장 이야기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돈을 따기 위해 경마장에 모여든다는 내용의 프로그램이었어요.”

“그래서 경마장에 갔어요?”     


“네. TV에서 달리는 말들을 보는데, 말이라는 동물이 굉장히 친근하게 느껴지는 거예요. 신기하게도 말들을 보고 있으면 어떤 말이 컨디션이 좋은지, 어떤 말이 지쳐있는지 대충 감이 왔어요. 직접 가서 보면 맞출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형은 청년을 보며 미소를 지으면 계속 이야기하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직접 경마장에 가서 말들을 보니 진짜 말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말이 일등으로 들어올지 느낌이 왔지요.

내 느낌은 거의 정확했어요.

물론 100%는 아니지만요. 그래도 내가 원하는 만큼의 돈을 경마장에서 구할 수가 있었어요. 지금도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경마장에 가는 것이 저의 직업이 되었죠.”     


도형은 청년의 말에 다시 빠져들고 있었다.     

“경마장에서 딴 돈으로 생활하고 있는 거예요?”     


“네, 필요한 만큼만 구해오는 거죠.”     

“와, 그건 굉장한데요. 그럼, 걱정 없이 잘 살 수 있는데 왜 자살하려고 했어요?

이런 후진 고시원에서 살지 말고 조금 쾌적한 곳에서 살 수도 있잖아요.”     


“지금도 무서워요. 경마장에 갈 때마다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사람들이 다 나만 쳐다본다는 느낌이었어요. 또다시 누군가 나타나 나를 정신병원으로 끌고 갈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필요한 만큼의 돈만 구해서 빨리 도망치듯 돌아오곤 했죠.”     


도형은 순간 청년과 함께 경마장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얼마나 많은 기억이 생각났나요?”     

 “많은 것들이 생각이 났지만, 그것들이 정말 내가 겪은 일이었는지 나의 뇌에서 만들어낸 기억들인지 구분할 수가 없어요. 선생님도 제가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하시죠?”     


 청년은 실망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죽고 싶다는 생각은 왜 들었어요? 본인이 정신병자라고 생각해서 죽으려고 했어요?”     


 “아니요. 외로웠어요. 외롭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하여간 무서웠어요. 컴컴한 심해 속에 혼자 가라앉고 있는 느낌, 아니면 끝없는 우주 공간에 혼자 떠 있는 느낌. 너무 무서웠어요. 그냥 죽음이 진통제처럼 생각되었어요. 우선 공포에서 벗어나고만 싶었어요.”     

 도형은 순간 청년의 공포감에 공감했다. 도형도 최근 그런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났다.


 ‘이런 느낌이 계속된다면 살아가기 어렵겠지!’

 도형은 자신이 앞에 있는 청년의 마음을 강하게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진짜 외계인이었는지도 모르잖아요?”

 도형은 웃으며 농담처럼 말했다.     


 “아 진짜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랬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영화에서처럼 내 앞에 외계인이 앉아있다면 얼마나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에요? ”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은 아니시죠? 오늘은 여기까지만 말씀드릴게요.” 청년은 깊은 한숨을 쉰 후 기운 없는 말투로 이야기했다.     


 “제 농담에 기분이 상하셨으면 죄송해요. 하여간 많이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오래전에 친구가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죽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고 생각하기는 하는데 잘 모르겠네요.”     

 도형은 이 청년이 자신의 소설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년의 순수하면서도 슬픈 모습이, 그를 계속 만나서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나게 했다.     

 “죄송합니다. 처음 뵙는 분께 말도 안 되는 미친 소리를 늘어놓아서요”     

 “무슨 말씀을요. 죄송하긴요. 사람은 원래 슬픈 존재예요. 저도 어렸을 때 참 많은 방황을 했던 게 기억나네요. 그때는 인간이 원래 슬픈 존재라는 것을 알지 못했어요. 그 슬픔과 절망을 해결해 보려고 노력했지만 부질없는 일이라는 것을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되었죠. 재임 씨가, 재임 씨라고 불러도 되죠?”     

 재임이 고개를 끄덕였다.     


 “재임 씨가 방황하고 슬퍼하고 외로워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에요. 재임 씨가 인간이라는 증거이기도 하고요. 외계인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힘들고 외로운 거예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혼자서는 힘들어요. 사람은 곁에 누가 있어야 해요.”     


 청년은 도형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었다. 재임이 눈물을 참고 있다는 것을 도형은 느낄 수 있었다.     

 “이것도 인연인데 우리 자주 만나서 이야기해 봐요. 혹시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면 새로운 기억이 떠오를 수도 있으니까요.”     

 도형은 또다시 재임의 어깨를 살짝 건드리며 이야기했다.     

 “감사합니다.”     

 청년은 처음으로 밝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여전히 슬픔과 외로움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도형은 쉽게 알 수 있었다.     

 “603호에요. 아내의 병실이요. 언제든 찾아오세요. 24시간 아무 때나.”     


 “아, 진짜요. 감사해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아무 때나 오시면 저도 차 한잔 대접해 드릴 수 있어요. 물론 싸구려 커피지만.”     

  도형은 재임의 손을 잡으면서 이야기했다.

 “그럴게요. 당분간 죽을 생각하면 안 돼요. 같이 해결 방법을 찾아봅시다. 저도 해야 할 일이 생겨 기쁘네요. 오랫동안 작은 병실에 갇혀서 좀 힘들었거든요.”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심해서 가세요.”  

   

 도형은 재임에게 눈인사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 재임 씨, 서른세 살이라고 했죠?”     

 “네. 그 정도요.”     

 “내가 보기에는 그것보다 더 어려 보이는데.”      

 “감사합니다.”


 “나는 서른아홉이에요. 다음에 만날 때는 동생처럼 말 놔도 되죠?”     

 “물론입니다.”

 재임은 고개를 숙여 도형에게 인사를 했다.     

 도형은 혹시 아내가 지금 깨어났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한 후, 바로 부질없는 생각이라고 여기고 고개를 흔들며 병원으로 향했다.     

 역시 병실은 조용하고 적막했다.     

 도형은 습관처럼 검은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 전원 버튼을 눌렀다.

 자신이 쓴 소설의 첫 부분을 다시 읽으면서 문장의 토씨 하나하나까지 다시 수정하기 시작했다.     


Epilogue     


“그동안 뭐 새롭게 기억나는 것이 생겼어요?”

담당 의사가 물었다.     

나의 엉뚱한 기억을 의사에게 말해야 하는지 망설였다.     

“엉뚱한 기억들이 조금 떠오르기는 했는데….”

내가 기어들어 가는 말투로 조그맣게 말했다.     

“뭔데요?”

의사는 컴퓨터 화면을 보며 내게 물었다.  

   

“내가 지구인이 아닌 것 같아요.”     

의사가 나를 쳐다보았다.     


“뭐라고요?”

의사는 어이없다는 듯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냥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 살았던 것 같은 기억이 조금 떠올랐어요.”

이왕 말을 꺼냈으니 다시 담을 수는 없었다.     


“아, 그렇구나. 기억나는 것들을 모두 글로 좀 써볼 수 있을까요?”

의사는 마치 어린아이에게 이야기하듯 말투를 바꾸었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해 볼게요.”     

“꼭 그렇게 해 보세요. 나가셔도 됩니다.”     

나는 4개의 침대가 있는 숙소로 돌아왔다.

‘나의 기억은 도대체 뭘까? 나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순간 나는 답답함을 느꼈다. 공기가 점점 사라져 가는 것 같은 답답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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