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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스히 Apr 10. 2021

가끔은 게을러도 돼


우리는 살다 보면 가끔 초심을 잃고 삶의 본질이 흐려지기도 한다. 예전엔 그런 내 자신 한심해하기도 했지만 그런 마음도 멀리서 바라보면 별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 상황에 따라 혹은 그때의 감정에 따라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면 된다. 삶의 큰 문제가 없다면 잠시 쉬어 가도 되고 돌아가도 되며 잠깐은 잊고 다른 일을 하며 살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매 순간 선택이며 우리는 그 선택을 매 순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내가 일러스트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은 지 1년이 넘어가던 해 마냥 즐겁고 좋았던 그 일이 버겁기 시작했고 결국 슬럼프가 다. 열심히 해도 변하지 않는 현실에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지쳤던 것 같다. 그래서 몇 주 동안 그림도 그리지 않고 의욕 없이 누워 지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끝이 보이지 않으니 열정 많았던 그 마음은 어느 순간 차가워졌고 어영부영 하루를 보내다 저녁이 되면 하염없 슬퍼졌다.


그런 나약해진 나 자신이 미워 또 하염없이 자책했었다. 나는 매 순간 좋지 않은 선택을 했고 나는 그 선택의 책임을 우울감으로 통감했다. 겐 진정한 휴식이 필요했다. 프리랜서인 내가 집에서 있으면서 무슨 휴식이냐며 나를 다그치곤 했는데 내 감정들이 쏟아진 일기를 읽어보내 마음은 진정한 휴식을 원하고 있었다. 학창 시절엔 조금 지칠 때쯤 방학이라는 큰 휴가가 버팀목이 되곤 했다. 어른이 되어서는 학기마다 맞이 하는 방학이 없 더 슬럼프에 빠지곤 하는 것 같다. 학창 시절 방학이 오면 그동안 공부하느라 하지 못한 것들을 다 풀고 싶어 정말 아무 걱정 없이 늦잠 자며 한량처럼 누워 지내다 한 없이 놀러 다녔다. 근데 취업을 하고 난 뒤에 난 방학을 얻은 아이처럼 제대로 놀며 쉰 적이 있었나?라는 생각을 했다.

맞다. 난 마음 제대로 된 휴식을 준 적이 없었다. 난 그래서 이제 스스로에게 마음 방학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다.


여행을 가서 많은 추억들을 남기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게을러지는 시간도 큰 의미가 된다고 생각한다. SNS가 발달한 요즘 쉬는 날이면 어딘가로 떠나 그럴듯한 휴식을 갖는 것이 의미 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지만 나는 그런 휴식 말고도 내 자신이 온전히 게을러지는 시간도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를 동생에게 하니 그냥 게으르면서 핑계도 좋다며 비웃었다. 게으른 게 뭐 어떠냐는 대답을 퉁명스럽게 하고 생각해보니 그러게. 게으른 게 뭐 어때서? 게으른 게 나쁜 것 일까? 그냥 마냥 편히 쉬고 싶지만 우리는 어른 이기에 책임져야 하는 것들이 많다.


그 책임에 맘 편히 쉬지 못할 바에 게으름을 핑계 삼아 조금 쉬어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열심히 살아 내야 하는 것. 물론 좋은 생각이지만 삶에도 마음에도 쉼표는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완벽하려 하면 할수록 무뎌지기보단 부러지기 마련이다.

게으름을 빌려서라도 나를 돌아보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가끔은 게을러져도 괜찮다. 마음 편히 게을러졌다가 재충전이 되 또 열심히 살면 된다. 나는 잠깐은 게을러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살아내는 어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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