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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스히 Oct 28. 2022

그려진 오늘 그리고 내일


찬 바람이 부는 걸 보니 가을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끼게 한다.

글을 쓰다 보니 나에게 있어 추억은 중요한 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누구에게나 추억은 중요하고 소중하다. 딱히 정해진 주제 없이 쓰고 싶은 이야기들을 무작정 나열하며 글로 적다 보니 모두 내 과거에 관한 기억과 추억이었다. 나이가 먹을수록 삶을 대하는 태도엔 작은 의연함과 초연함은 생기기 시작했지만 작은 행복을 느끼는 삶의 낛이랄 것이 없어져 삶이 참 팍팍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작은 것에도 즐거워했던 지난 어제의 나를 더 그리워한 것 같다.


어릴 적 나는 생일이 되기 2주 전부터 설레었고 설날과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 이유 모를 행복함으로 들떠있었으며 길가에 함박눈이 소복이 쌓여도 마냥 즐거웠던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데 삶에 치여 살아가다 보니 그 행복했던 일들은 배가 되기보다 그저 그런 날들로 느껴지는 무뎌진 어른이 되었다. 왜 난 어른이 되어 갈수록 더 행복하지 않을 걸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익숙한 것에 대한 감정이 무뎌진 것 같았다.

더 나은 결과, 더 나은 행복, 더 나은 물질적 풍요. 나는 지금보다 더 풍요로운 것이 행복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생은 내 뜻대로는 되지 않으며 참 많은 좌절을 겪게 한다. 그 안에서 열심히 살아내는 방법밖에 몰랐던 나는 그저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어떤 게 즐거움으로 채워야 할지 생각할 겨를이 없이 그저 그런 시간들을 많이 보냈다.


당연히 그런 시간도 내게 좋은 경험과 교훈을 주었지만 인생이 참 재미없고 덧없다고 느껴지게 했다. 어른도 어린아이 같은 삶을 향한 순수한 행복함으로 하루를 채우며 살 수 없을까? 그런 질문을 마음속에 되새기자 사소하고 익숙한 것들에서부터 내 관점을 다르게 보기로 했다. 그리곤 우선 내 주변 자연에서부터 그 답을 찾기로 마음먹었다. 


선선한 바람과 가을바람 냄새와 공기 그리고 하늘하늘 날리는 갈대와 낙엽들. 그리고 오늘도 의연하게 버티고 서있던 익숙한 나무들까지. 자연은 수 없이 바뀌어도 한결같고 아름다웠으며 이유 모를 안정감도 내게 주었다. 맞다. 어린아이의 순수함만으로 모든 것이 행복했던 것이 아니라 지금도 내 주변엔 그때와 다를 것 없는 행복이 숨어 있다. 그저 내 감정이 무거워진 것이다. 나는 그런 무뎌진 내 감정을 다시 일깨워야 했다. 


그렇게 하루 중 만난 작은 것에서부터 큰 일까지 감사함을 마음속에 새기며 그려질 오늘을 따뜻함으로 남기려 노력했다. 이런 마음이 쌓여 좀 더 나이 든 어른이 되면 인생 전반 꽤나 행복하게 살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싶었다. 어린아이였던 나의 추억과 어른이 된 내 지금의 추억 모두 미래의 내게 위로가 되는 추억이 되길 바란다. 죽기 전 마지막까지 남는 건 물질적 풍요도 아니고 미적 아름다움도 아니며 내 몸도 아닌 내 추억뿐이라고 생각한다.


그 추억에 그려질 오늘을 행복하게 남기고 싶다. 그럼 남겨질 내일을 위해 우린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한하면 좋겠지만 유한한 인생에 나는 어떤 추억을 남겨야 할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오늘은 참 소중하다. 유한한 삶이기에 오늘은 모두에게 값지고 그 오늘이 어제가 될 나는 더 행복하길 바란다.

그려질 오늘 그리고 내일. 모두 평화로운 행복이 가득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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