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구름
잼민이들, 여기 보세요. 조용히 좀 하세요.
날씨가 오락가락한다. 해도 쨍하고 구름도 맑다. 근데 비가 온다. 어디서 오나, 했더니 내 위에만 먹구름이다. 공교롭군. 빗방울은 또 굵어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 접이식 우산을 챙겼다. 밖으로 나오니 다들 방심한 모습이다. 우산 없이 이리 저리로 뛰어다닌다. 쨍한 햇빛 아래, 물먹은 공기를 뚫고, 남색 우산을 쓰고 카페로 간다.
카페는 만석이다. 웬 잼민이들이 아이엠그라운드 술 게임을 한다. 게임에 이기거나 혹은 지면 이 테이블에서 저 테이블로 뛰어다닌다. 술 먹기 대신 맞기 정도의 벌칙이 있나? 관심은 없지만 데시벨을 조금만 낮춰주면 좋을 텐데. 이 친구들은 맑은 해 같고 뽀얀 구름 같다. 나는 먹구름 같고 비 같다.
피곤한 하루다. 피로한 일이 있는 것은 아닌데, 몸이 바닥으로 무너지는 듯하다. 눈꺼풀이 감긴다. 생각이 깊지 못하다. 회사에서도 종종 이렇다. 아침에는 기분이 좋고, 밤에는 온몸이 무너질 듯하다. 체력이 약해서 그렇지. 체력이 약한 이유는 정신력이 약해서 그렇지. 혹은 운동을 해야지. 이런 생각을 한다고 해서 당장 뭐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감각에 지지 말고 오늘 할 일을 해야지. 작은 것부터 천천히.
회사 일이란 늘 산 넘어 산이다. 시간은 항상 모자라고, 체력은 항상 부족하고. 그렇다고 300이 안 되는 조그만 월급을 생각하면 더 분발해야 하는데. 더 할 줄 아는 것이 많아야 하고, 더 많은 일을 받아야 하는데. 내 연봉이 조그매서, 매번 놀란다. 내 시간당 가치가 고작 이 정도라니.
더 열심히 살아야 하나.